과인이 백성들을 위해 글자를 만들어 반포하려 하오.

나라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한다.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결국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를 위하여 가엾이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익혀 날마다 쓰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어떻소?

전하, 백성들은 본디 타고나기를 천하게 태어났는데 글자 좀 익힌다고 교화가 되겠습니까

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

제 뜻을 이해해 주시는군요

지랄하고 자빠졌네.

?????

니놈이 감히 과인의 백성을 능멸해!

사람의 천성이 바뀌지 않는다면 네놈은 정치를 왜 해!

단지 백성 위에 군림하여 권세를 누리려고?

백성은 교화 될 수 없다라는 말에 개빡친 세종대왕님은 정찬손을 바로 파직시켜버린다.

조선은 유교의 나라였기에 모든 관리들 모두가 유학을 공부했는데

유학의 핵심은 '수양을 열심히 하면 누구나 군자가 될 수 있다'

즉 배움에는 귀천이 없으며

공부하면 누구나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가 조선 정치의 핵심이었다.

실제로 조선은 양인이라면 누구나 과거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세종대왕님 역시 뛰어난 자라면 누구나 등용을해 높은 관직을 줘 뜻을 펼치게 하는 걸 망설이지 않으셨다.

그런데 그 유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말을

유학자들의 왕인 조선의 왕...

그 중에서도 끝판왕이라 불리는 세종대왕님 앞에서 내뱉어 버린 정찬손이 세종대왕님의 분노를 사는 건 당연한 이야기.

정창손 이외에도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는데

평소 '그래 네 의견이 왜 틀렸는지 깨닫게 해주마'

로 토론을 받아주신게 아니라

극대노한 상태에서

'이 덜떨어진 것들이 좋게 대해줬더니 대가리도 나쁜 것들이 날 빡치게 해?'

라는 마음가짐으로

반대하는 신하들을 말빨로 갈아버리신 후.

훈민정음을 반포하셨다고 한다.

한글은 정말로 하나하나 뜯어보면

어떻게 해야 쉽게 배울 수 있을까? 라는 세종대왕님의 깊은 고민이 담긴 글자이며

신하들이 익히는 대상인 백성들을 무시하며 훈민정음 반포에 반대하자

진짜 세종 치세에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분노하기 까지 한...

정말 말 그대로 우리를 위한 글이라는 걸 알 수 있는 일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