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친구하나 마저 카톡하나 남기고 떠났습니다
그래도 친구라고 챙겨준 정은 있는지 욕은 안했더라고요.
다만 내용이 신랄했어요.
다시는 연락하지 마라.
내 행동을 돌이켜보며 그동안 너에게다가온 사람들이 널 떠나갔는지 생각해봐라
오랫동안 지켜보고 도왔다만 나는 변하지 않는 구제 불가능한 인간이다
이정도 세 마디 정도네요 내용보면
뭐 부정은 안하겠습니다. 마냥 틀린말도 아니고요.
서로 막말해도 나중에 풀어져서 다시 만났고, 힘들때 도움도 준 친구였고, 그래서 좀 잘해주지 못했던 미안함이 많이 남내요.
하지만 오늘 겪은 일때문에 가슴이 크게 아프진 않아요. 왜냐면 예상도 했었고, 저도 이 관계가 내심 불편하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저 친구를 상대할 때 저는 마치 평가대에 올라온 사람같았습니다.
자신의 기준을 들이대면서 제 노력을 깎아내렸고, 자신이 권해준 방식만이 옳다는 식으로 말해대고 석사 학위도 마찬가지로 부질없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곤 했었으니까요
저 역시 저 친구를 잘 대접했냐면 그건 아닌것 같습니다.
힘든 일 있으면 징징대고, 저 친구가 방식을 제안해 주면 일단 따라하기 보다는 제 상황에 맞는지 일단 따져봤으니까요. 저 친구 입장에서는 답답했겠죠.
그 당시엔 몰랐고 서로 선넘는 소리 해댔으니 선 넘은 적도 많았고요.
저 친구 덕분에 옛날 같았으면 시도도 안했을 일에 도전도 해봤고 경험도 해봤으니 고마운건 많은 친구 였습니다.
다만 이런식으로 끝나게 됐다는게 아쉽네요.....
좀 더 잘해줄 걸 그랬나....
저친구 성격상 그동안 벼르고 있다가 크리스마스에 터뜨린거 같은데 저나 이 친구나 진짜 갈데까지 갔네요
저 친구 덕분에 위로도 받고, 격려도 받고, 축하도 받고, 성장도 했었지만
저 친구가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는 것에 대해 내심 힘들었습니다.
자기는 얼마 이하로 돈 모은건 안쳐준다. 학위 다 필요없다. 전공살릴 생각하지 말고 돈 필요하면 허드렛일이라도 해라
그 친구가 저를 잘 챙겨준 덕분에 저 역시 나름대로 변할 수 있었던건 고맙게 생각하지만 제가 그 친구의 기준에 맞춰 할당량을 체울 의무가 있는건 아니잖습니까?
이래서 사람들이 빚질 일 만들지 않는 거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기분도 울적하고 엿같은데 일단 잠좀 자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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