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혈하려고 고무줄 묶고 주사기 준비하는 동안
굉장히 거친 숨소리, 덜덜 떨리는 손.

문제는 내가 아니라 신입 간호사님이 긴장함.

혈관에 주사기를 꽂고, 피스톤을 당겨 채혈하는 방식인데,

주사기에 진공（?）이 걸려서 피스톤을 당기면 돌아오고
당기면 돌아오고, 채혈이 더이상 안되는거임.

이분이 굉장히 당황한게 느껴짐.
여기서 나까지 당황하거나 짜증내면
내 혈관이 걸레짝이 될것만 같았음...

나는 최대한 정중하게
"죄송하지만, 여기서 진전이 없는것 같으니, 다른분께 봐달라고 하는게 어떨까요? 주사기는 제가 잠시 고정하고있겠습니다."

내가 주사기를 잡고있는동안
숙련된 간호사님이 교체투입됨.

진상끼가 없는 환자라는걸 눈치챈듯
능숙하게 비타민 사탕을 하나 까서 내 입에 넣어 준 뒤
능글맞게 "제가 해드릴 수 있는건 여기까지에요~" 하고
주사기를 좀 더 깊숙히 넣으니, 그제서야 채혈이 됨.

수납하고 나가려는데,
신입 간호사님이 죄송하다고 하길래

최대한 '나는 정말 아무렇지 않다.' 를 어필하며,
괜찮다고 하고 나옴.




아
신입 간호사님은 어머니뻘 되는분
고참 간호사님은 큰누나뻘 되는분이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