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굳어가는 나이인데도 왜 이렇게 공부를 붙잡고 있는지 스스로도 생각해보게 된다.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다 귀찮고 하기 싫지.

그런데 어릴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안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자꾸 남는다.

과거에 자리를 제대로 못 잡고 중소기업 공장들을 이직하며 전전했던 시절 10여년을 다닌 동안 고비의 순간도 좀 있었다.

그때는 월급이 적고 일이 힘든 건 참을 수 있었다. 필요하면 투잡, 쓰리잡 뛰면서 일당으로 보완하면 되니까 그 자체는 괜찮았는데 회사들이 신규 아이템을 따오지 못하고 일거리가 끊기면서 구조 자체가 불안정해진 경험이 지금도 은근히 깊이 남아 있다.

당시 운 좋게 서로 연결된 협력업체 쪽으로 스카웃받아 다시 일자리를 잡긴 했지만, 그 고비의 체감은 생각보다 오래 남았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자연스럽게 항상 그 다음을 준비하려는 습관이 굳어졌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대기업이고 당장 큰 걱정은 없지만, 불안정했던 그 시절 이후로 자격증도 하나둘 준비하고, 노년에도 가능한 일들을 찾아보게 되고, 혹시나 회사를 그만두는 상황이 생겨도 일이 끊기지 않도록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 두고 있다.

지금 회사 협력업체들과의 관계도 눈에 띄지 않게 신경을 쓰고 있다. 어떤 상황이 와도 미래에 연결과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모든 게 결국은 그때 느꼈던 불안정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는 생각 하나에서 나온 행동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