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냥 웹소설 읽는 게 취미인 독자임. 프로는 커녕 아마추어 작가도 못 됨.
몇년 전에 판타지 작품 하나를 잠싼 써본 적 있긴 한데 내 한계를 느끼고 그만뒀고, 그러다 이번에 gpt를 써보면 어떨가 싶어서 시도해본거임.

참고로 gpt4.5 기준임. 4o는 나쁘진 않은데 너무 묘사가 단순함.
일단 생각 이상으로 정말 잘 씀.
순식간에 다채로운 표현을 활용해서 자연스럽게 묘사하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남.
정확한 상황만 제대로 던져주면, 세부 묘사 면에서는 솔직히 90% 이상의 웹소설 작가는 썰린다고 확신함.
속도 면에서는 99%가 썰릴 거고.

어휘 사용의 매끄러움, 문장의 창의성, 다양성 측면에서는 솔직히 인간이 도저히 대적할 수 없을 것 같음.
지금은 그나마 인간도 어느 정도 대항이 가능하지만, 1년만 지나도 힘들어질 것 같음.
심지어 이건 영어가 아니라 한글로 썼을 때 얘기임.
아마 영어 쪽은 데이터량도 훨씬 많고, 능력 자체도 더 뛰어날 테니, 지금도 이미 수많은 작가가 AI를 활용해서 글을 쓰고 있을 거라고 생각함.

물론 AI에게도 부족한 점은 많음.
내가 말한 건 어디까지나 한 장면이나 단편소설 기준이고, 장편으로 넘어가면 AI는 깡통이 되어버림.
소설 특유의 방대하고 복잡한 맥락을 전부 반영하지 못해서,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일관성이나 디테일이 무너지는 문제가 생김.

그리고 설령 소설 초고를 쓰고 그걸 AI에게 고치라고 시켜도 한계는 있음.
한 번에 여러 개의 요구사항을 입력하면, AI가 그걸 다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
결국 한 장면 기준으로 쪼개서 작업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림.

그래도 플롯을 짜거나, 설정을 만들거나, 한 장면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는 진짜 혁명이라고 할 만큼 뛰어남.
앞으로 이런 도구를 사용하는 작가와, 사용하지 않는 작가 사이의 격차는 점점 벌어질 거라고 생각함.
소설 시장 자체도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될 것 같고.
반면에 작가 진입 장벽은 점점 낮아질 거라, GPT로 이미지 만들어서 아무나 화가 흉내내는 것처럼, 소설 쪽도 개나 소나 작가 행세하는 시대가 올 것 같음.

아마 몇 년 안에 웹소설 판도 뒤집힐 듯.
어쩌면 이미 뒤집히고 있는지도 모르고.
내가 프로 작가는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이미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을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