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뇽안뇽~ 시험 공부하기 싫어서 정보글 쓰는 행복한잔입니다.

오늘은 항암제로 사용되는 CAR-T에 대해서 알아볼 거에요.

CAR-T 항암제는 1회 주사에 5억원이 넘어가기도 한답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아요.

1. CAR-T란?

1-1. T cell

1-2. TCR

1-3. Antigen

1-4. Chimeric

1-5. BCR

2. Tc cell

2-1. MHC Class I

2-2. 자연 면역의 한계

3. CAR-T

3-1. scFv

3-2. Signal 1, 2, 3으로 인한 문제

3-3. CAR의 발전

3-4. CAR-T의 한계

3-5. 현재 CAR-T의 이용

4. 마무리

 

1. CAR-T란?

우선 CAR-T에 대해 알려면, 이름이 왜 CAR-T인지부터 알아야겠죠?

CAR-T는 Chimeric antigen receptor-T cell의 줄임말이에요.

끝!

 

이렇게 얘기하면 물음표가 4개 정도는 생길 테니, 하나씩 알아보도록 할게요.

 

1-1. T cell

T cell은 우리 몸에 존재하는 림프구 중 한 분류에요.

림프구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우리 몸에서 면역 반응을 담당해요.

보통 백혈구라고 하면, '세균을 잡아먹는 녀석!'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 몸에는 생각보다 엄청 다양한 종류의 백혈구가 존재한답니다.

백혈구는 크게 Myeloid cell과 Lymphoid cell로 나눌 수 있고, 여러분이 잘 아시는 세균을 먹는 녀석들은 Myeloid cell 중 Neutrophil이라고 불리는 녀석이에요.

하지만 지금 다룰 CAR-T는 Lymphoid cell에 속하는 T lymphocyte로 만들어요.

T cell은 아마 고등학교 수준에서는 Cytotoxic T cell （Tc cell）과 Helper T cell （Th cell）로 나누어 배우셨을 거에요.

Tc는 병에 걸린 세포를 죽이고, Th는 Lymphoid cell의 일종인 B cell이 활성화되는 것을 도와주는 녀석이라고 말이죠.

더 나가면 이제 Th는 CD4+, Tc는 CD8+로 불리고, CD4+ T cell도 Th1, Th2, Th17, Tfh, Treg 등으로 나뉘는데, 이건 면역학을 전공하실 게 아니니까 그냥 많구나~ 정도만 알아두시면 돼요.

아무튼, CAR-T 요법에 사용되는 T cell은 여러 T cell 중 세포를 직접 죽이는 Tc cell이에요.

1-2. TCR

Chimeric antigen 'receptor'에서 Receptor는 TCR을 의미해요.

Receptor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수용체'라고 하고, 세포가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는 감각기관 역할을 해요.

TCR은 그러면 T cell이 뭔가를 인식하는 수용체겠죠? 무엇을 인식할까요?

TCR은 세포 표면의 MHC라는 단백질과 그 위에 올라간 Antigen을 인식해요.

이러한 TCR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는 글 몇 편을 쓸 정도로 길기 때문에, 이번에는 넘어가도록 할게요.

 

1-3. Antigen

그럼 Antigen은 뭘까요?

Antigen은 우리말로는 '항원'이라고 하고, Antibody와 결합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에요.

Antibody는 우리말로 '항체'라고 하는데, 이건 많이 들어보셨을 거에요.

항체는 B cell의 Receptor, 즉 BCR이 B cell 밖으로 뿜어져 나온 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B cell은 Th cell의 도움을 받거나, 혹은 단독으로 항체를 생산해서 항원에 대항해요.

 

1-4. Chimeric

Chimeric은 대충 이름만 보면 Chimera가 생각나죠?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여러 생물들이 합쳐진 모습을 가지는 괴물 말이에요.

원래는 서로 다른 것에 속해 있던 것을 이어붙이거나, 서로 다른 게 동시에 존재할 때 Chimeric이라는 말을 써요.

 

1-5. BCR

아까 BCR이 나왔는데, 이 수용체는 TCR과는 달리 항원을 직접 인식해요.

"이게 무슨 차이냐?"고 하신다면, TCR은 '세포에 의해서 '잘린' 항원이 MHC에 올라간 것'을 인식하지만 BCR은 '잘리지 않은 항원 일부'를 인식한다는 게 다른 점이에요.

 

2. Tc cell

2-1. MHC Class I

Tc cell은 Cytotoxic T cell이에요. 우리말로 '세포독성 T 세포'라고 하죠.

말 그대로, 어떤 세포를 TCR로 인식하게 되면, 독성 물질을 뿜어내서 그 세포를 없애는 역할을 해요.

그런데 만약 Tc cell이 아무거나 인식해서 독성 물질을 뿜어낸다면, 금방 문제가 생기게 되겠죠?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Tc cell의 TCR은 MHC Class I과 거기에 올라온 항원만을 인식할 수 있어요.

그럼 MHC가 뭘까요?

MHC는 '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의 약자로, 모든 척추동물의 거의 모든 세포들이 만드는 단백질이에요. 특히 사람에서는 HLA라고 불러요.

 

MHC는 두 종류로 나뉘는데, 오늘 볼 건 그 중 Class I이에요.

MHC Class I이 하는 역할을 대충 설명하자면, 매일 "경계근무 이상 무"를 외치는 초소 역할을 해요.

위 그림에서 보시면 어떤 단백질이 원통 안으로 들어가서 부서지고, 그게 다시 MHC Class I과 결합해서 세포막으로 이동하는 걸 볼 수 있어요.

세포 내에서 생산되는 단백질 조각들을 계속 세포 표면에 노출시키고, 지나다니는 Tc cell한테 검사를 받는 거죠.

 

Tc cell의 TCR은 정상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MHC Class I을 그냥 스치고 지나가요.

"어 너 이상 없지? 잘 하자?"하고 지나가는 거죠.

정확히는 정상 MHC를 안 지나치는 T cell들을 다 죽여버려서 그런 거긴 한데, 이것도 설명하면 길어서 넘어갈게요.

 

그런데 만약 MHC 위에 뭔가 이상한 게 올라왔다면?

 

2-2. TCR signaling pathway

큰일이 났어요. MHC를 만드는 세포 안에서 뭔가 일이 터진 거에요.

쿠데타（암세포）가 일어나서 이상한 단백질을 만들고 있거나, 무장공비（바이러스）가 들어와서 깽판을 치고 있는 거에요

그럼 이제 TCR이 MHC Class I을 꽉 잡아요.

뭔가를 꽉 잡으면, 손만 아니라 팔에도 힘이 들어가죠? 팔 근육도 조금씩 움직일 거고요.

이러한 변화는 TCR의 세포 내 영역인 CD3ζ의 구조를 변화시켜요.

변화한 CD3ζ는 비상벨을 울려서 위에 있는 복잡한 경로를 통해 여러 단백질들에게 신호를 전달하고, 독성 물질을 분비하거나 Tc 세포가 더 활발히 활동하도록 만들죠.

이것도 더 정확히는 다른 공동 자극이 필요한데, 일단은 넘어갈게요.

 

2-3. 자연 면역의 한계

이론적으로는 완벽해요. 뭔가 일이 터지면 MHC Class I에 올라가는 게 맛탱이가 가버리고, 그걸 Tc 세포가 인식해서 없애버린다. 그런데 왜 사람은 암에 걸릴까요?

 

위 표를 보시면 TCR이 가질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0^18개에요.

그 중에서 정상 MHC를 꽉 잡아버리는 녀석은 다 죽여버렸어요. 그 과정에서 이상 MHC를 잡을 녀석들도 여럿 쓸려 나갔죠.

 

또, 암세포가 항상 잘못된 단백질을 MHC 위에 올린다는 보장도 없어요.

잘못된 단백질을 올린다고 해도, 잘린 부분이 정상적인 단백질 조각이랑 비슷해버리면 또 그냥 지나칠 거에요.

 

결과적으로 저 수많은 TCR 중에서, 암세포를 잡을 확률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겠죠.

암세포를 잘 잡는 Tc cell이 마침 근처에 있기를 운에 맡기는 것 말고는 방도가 없었어요.

 

3. CAR-T

3-1. scFv

여기서 과학자들이 신묘한 계책을 만들었어요.

 

TCR과 달리 BCR은 항체 형태로 세포 밖으로 분비돼요. 그리고 분비되는 양이 엄청 많아요.

대충 생각해봐도, 뭔가를 인식하는 세포를 찾는 것보다는 뭔가에 잔뜩 붙는 항체를 찾는 편이 쉽잖아요?

 

그리고 그 항체를 생산하는 세포를 분리하는 것도 쉬워요.

특정 TCR을 가진 T cell을 분리하려면 그 T cell이 인식하는 MHC + 항원 '조각'을 이용해야겠지만, 항원 원형을 인식하는 BCR을 가진 B cell을 분리하려면 그냥 낚시하듯이 항원에 줄 매달아서 던지고, 끌어올리면 돼요.

 

그렇다면, 우리가 암세포 항원에 대한 BCR을 알아내서, 그 성질을 Tc cell에 적용하면 되는 게 아닐까?

 

과학자들은 그래서 암세포를 잡는 BCR을 찾았어요.

찾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건 스스로 찾아내는 방법이겠죠.

실험동물들에다가 암세포가 특히 많이 가진 단백질을 주사하면, 그 중 몇 마리는 그에 대한 항체가 생성될 거고, 그 동물의 B cell을 분석하면 되는 게 아니겠어요?

 

이제 과학자들은 항체의 구조를 알게 되었고, 항체에서 항원을 인식하는 부위인 scFv（항체 Y모양의 양 끝부분）의 아미노산 순서를 알게 되었어요.

그럼 이제 그걸 그대로 TCR에 적용하면, MHC를 잡는 것과 상관없이 암세포를 반드시 인식하는 T cell이 만들어지게 되는 거죠.

그리고 이 TCR을 Chimeric한 Antigen receptor라고 해서 CAR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만세! 이제 암을 정복했다!?

 

3-2. Signal 1, 2, 3으로 인한 문제

그런데 여기엔 문제가 있었어요.

CAR-T는 분명 암세포를 잡았어요. 근데 애가 일을 잘 안 해요.

알고보니 TCR 인식은 Step 1일 뿐이었어요.

T cell이 일을 하려면, CD28이나 Cytokine이라는 Step 2, Step 3가 필요했어요.

우리 몸의 T cell은 TCR 끝을 scFv로 바꾼 것 만으로는, 암세포를 죽일 의욕이 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또 고민했어요.

 

3-3. CAR의 발전

과학자들은 생각했어요. TCR이 MHC를 인식하면, 세포 내부 부분인 CD3ζ가 신호를 전달해요.

그렇다면 CD3ζ가 활성화될 때 겸사겸사 CD28이랑 Cytokine도 전달하면 되겠네?

그런데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요? TCR 꼭다리를 따고 scFv를 대신 붙였을 때 CD3ζ가 활성화되는 것도 그냥 넘어갔지만, 사실 신기하잖아요. 귀를 떼서 코에 달았는데 소리가 들리는 꼴 아니에요?

근데 뭐 어쩌겠어요? 일단 하고 보자. 아까 분명 CD28 자극이 필요하댔으니까, CD28의 세포 내부 부분을 CAR의 세포 내부 부분에 넣어보자. 대충 모니터에 그래픽카드 붙이면 컴퓨터가 되지 않을까?

 

근데 됐어요. CD3ζ만 단 1세대 CAR보다 더 효과가 좋아요.

어? 이게 왜 되는 거지?

 

CD28을 붙인 2세대 CAR의 탄생이에요.

 

"아니 이게 되네… 얘만 그런 건가?"

그래서 과학자들은 또 다른 걸 붙여봤어요. 4-1BB라는 단백질도 CD28이랑 비슷한 역할을 한대요.

CD28 대신에 4-1BB를 붙여봤어요.

어? 얘도 돼요.

 

과학자들은 "엌ㅋㅋㅋ 이번엔 둘 다 동시에 붙여보자!" "그러자 ㄹㅇㅋㅋ" 하면서 이번엔 CD28과 4-1BB를 같이 붙였어요.

 

또 됐어요. 이게 3세대 CAR에요.

 

이제 과학자들은 뇌절하기 시작했어요.

"아까 Signal 3까지 필요하다고 그랬지? Cytokine도 붙이자!"

그런데 Cytokine은 세포끼리 주고받는 신호 전달용 물질이에요. CAR에 Cytokine을 붙여봐야, 세포 안에서는 역할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뇌절은 끝까지 해야죠. 달았어요.

 

됐어요. 이렇게 4세대 CAR가 탄생했어요.

 

3-4. CAR-T의 한계

과학자들은 기뻐했어요. 4세대 CAR 하나면 Signal 1, 2, 3을 다 혼자 만들어내니까, 맞는 항체를 찾아서 그 scFv만 달기만 하면 모든 암이 다 죽을 거에요.

CAR에 일단 뭘 달고 보는 뇌절이 성공한 것 같았어요.

 

그런데 CAR-T도 뇌절을 하기 시작했어요.

3세대까지는 적당히 활성화되던 녀석이, 폭주하면서 정상 조직도 공격을 해요.

원래 Cytokine으로 T cell이 너무 안 날뛰도록 조절하는데, 그 고삐를 자기 손이 쥐어주니 뵈는 게 없었나봐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씁… 어쩔 수 없지. 3세대로 만족하자"고 하면서 2, 3세대 CAR-T를 이용해 항암제를 개발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암세포가 문제에요.

암세포도 오래 살고 싶었는지, 좀 죽다 보면 자기 항원을 숨기기 시작했어요.

어떤 암세포는 다른 정상세포 속으로 숨어들어서, T cell이 들어오면 "여기 암세포 없어용"을 외치기 시작했어요. 다른 세포들을 꼬드겨서 "왜 잘 사는데 검문하냐"는 민원（면역억제물질）을 넣어요.

계속된 민원에 T cell도 지치기 시작했고, 활동을 정지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암세포가 이긴 셈이죠.

 

3-5. 현재 CAR-T의 이용

방금 본 문제들 때문에, CAR-T 치료는 암세포 주변에 보디가드 세포가 많은 고형암 대신, 주변에 다른 세포가 없는 혈액암 위주에요. 

아이러니하게도, B cell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CAR-T는 B cell로 인해 생기는 림프종에 사용되고 있어요.

 

4. 마무리

쓰다보니 졸려요.

글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용두사미를 좋아하는 필자와 다르게, 과학자들은 계속 연구하고 있어요.

언젠가는 고형암도 CAR-T로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과학자들의 노력은 계속될 거에요. 앞으로도 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