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야 몸이 안좋다고 이렇게 누워있을거야?"

몸이 안좋은데 어떡해

"어떡하냐고 말할게 아니고 해결을 해야지 평생 어떡하냐고 하면서 누워있을거야?"

누가 평생 누워있는댔냐? 그냥 좀 누워있겠다고

"왜 그렇게 비논리적으로 얘기해? 해결방안을 도출해보라니까"

그래 그냥 누워있기보단 밥을 먹고 약을 먹고 누워있는게 낫겠지 만족하냐?

"넌 진짜 속마음 말할때 최악이다"

나도 알아 그래서 너무 부끄럽고 속마음 들키는게 싫어

"하지만 널 좋아해서 유심히 관찰한다면 누구나 너의 속마음을 알게될텐데 그럼 널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회피하겠단 뜻이야?"

잘 모르겠어

"이런 말투도 너무 최악이야"

어쩌라고

"너는 메타인지없이는 올바른 생각을 할 수가 없어?"

응

"남하고 얘기할 생각이 있어?"

아니 없어 전혀

"그럼 나는 뭐지?"

너는 나잖아

"근데 왜 나한테까지 자꾸 그러는거임?"

왜냐면 니가 속마음을 기록하고있잖아 이 시발로마

"안올릴게"

안올릴 것처럼 해놓고 올릴거 다 알고있어 너 미친 커뮤중독자잖아 너도 나말고 딱히 얘기할 사람없잖아 그래서 웃대에 이것저것 말하는거 아냐? 나한테만 뭐라고 하는 모습 최악이야 나도 너 최악이라고 생각해

"의미없는 얘기는 하지말구 그래서 왜 누워만있는거냐니까"

힘이 없어서

밥

기숙사 밥이 맛없어서 먹고싶지않아

그렇다고 편의점에서 사먹으면 기분이 안좋아

확정적으로 기분이 안좋아지느니 그냥 잠재적으로 안좋은 상태로 있을래

"내가 볼땐 밥때문이 아닌데"

그건 얘기하지마 미친새끼야

"넌 왜이렇게 욕을 많이 하냐?"

사람 속마음 파헤치고 껄끄럽게 하는 너보다는 덜 음침하지

"그래서 어느 쪽이야"

아..

..
..

..

..

야 미안해 일어날게 이제 생각은 건드리지말자

"하지만 난 네가 부끄러워 죽고싶은 감정이 들더라도 끝까지 파헤치고싶어"

그게 문제인거야 넌 문제가 있어

"문제가 있다고 해봤자 결국 네 문제인걸 어떡할거야 방법이 있어?"

😕

"자살 충동이 들 때까지 자아성찰을 해서 생각을 끝내거나 몸을 움직이거나 둘 중에 하나를 하라구 나도 심심해 네가 제대로된 생각이란걸 안하고 살잖아 사람들하고 어울리는게 재밌냐? 재미는 결국 일정 수준 이상 충족시켜봤자 의미없을 뿐이야 수용성 비타민같은거지 요즘 네가 하는 행동을 보잖아 사실"

사실 뭐

"자기계발이나 했으면 좋겠어"

아하~~

"비꼬네"

자기계발할 생각 있거든 요즘 매일 공부하잖아

"난 니가 남들한테 칭찬을 받고싶은건지 자기계발이 하고싶은건지 모르겠다니까? 그렇잖아 왜자꾸 뭘 할때마다 어린이집 선생님한테 오늘 한 일 보고하는 어린애마냥 하나하나 다 얘기하냐고?"

아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음습하다 진짜

"진짜 음습한건 자기 자신하고 말싸움하는 너 아니냐?"

😕

"노력하는건 좋은데 방향성은 알고있어야할거 아냐?"

난 돈을 많이 벌고싶어

"왜? 라는 질문이 나올 때까지는 속마음을 얘기하지 않을 생각이야?"

난 돈을 많이 벌고싶어 왜냐면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않고 살고싶거든

"지금은 신경쓴다는 얘기야?"

아마도

흠

아니 실제로 신경쓸걸

왜냐면 난 공허하거든

사실 무언가를 신경쓰지않고서는 살아있는 상태를 견딜 수가 없어

살아있는건 괴로워 아니 사실 괴롭다는 감정도 느껴지지않아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지않을 때에는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않아

그래서 내가 살아있는지 잘 모르겠어

"그럼 다른 사람은 네가 살아가기위한 도구네"

응

"그럼 명확해졌지않나?"

아니

왜냐면 나는 호기심이라는 저주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서

완벽한 진실이라는건 없거든

평생 이 세상의 모든 것에 신뢰와 의심을 동시에 갖고 살아갈 수밖에

"어떻게 해야 명확해질까?"

아마 고양이를 쓰다듬으면 명확해질 것 같아

"?"

고양이가 죽는 모습을 상상하기 싫어져

그럼 내가 이 생물체에게 애착을 갖고있구나 하는 명확한 사실을 깨닫지

근데 사실 살아있는 것과 죽어있는 것은 한끗차이잖아?

하지만 난 이 생물체가 살아있기를 원하는거야

그 마음은 명확하지

아 그러고보니

고양이가 죽으면 내가 슬플 지도 모르니까 미리 애착을 제거해야할 지도 모르겠네

"넌 회피가 너무 심해 그래서 고양이를 만지고싶다는거야 피하고싶다는거야?"

내가 나에게도 고양이같은 존재라면?

살아있다가 죽게되면 너무 슬플 것 같아서

삶을 포기한 듯이 아주 멀리서만 관찰하고싶다면?

"관찰을 하면 당연히 사랑이라는게 수반되겠지 피할 수 없지않아?"

그래?

그래서 난 나를 항상 죽여버리고싶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고 결국 이별의 고통을 겪게된다는 사실이 너무 괴로워

내가 미래에 고통받게 될 원인을 제거하고싶어

"보통 사랑들은 그걸 삶에 대한 애착이라고 표현하고는 하지"

난 내가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어

멀리서 모든 인간들을 관찰만 하고 싶다고

감정을 갖기싫어

"그럼 넌 무엇에 애착을 갖고있는거지?"

호기심

알아가는 것

탐구하는 일

삶에 대해 애착을 갖고싶지않아

그럼 시야가 좁아지고 내 기준으로 세상을 인지하게 될테니까

사실상 탐구자로의 삶은 죽음 선고지

나는 시한부야 시한부와 같은 기분이 들어

언젠가 나는 모든 것을 알고싶지않다는 기분이 들게 되는가?

무언가를 사랑하는건 나의 죽음의 시작이야

"요즘엔 무엇에 관심이 있지? 뭘 알고싶어?"

요즘엔

나는

흠

아닌가?

착각한 것이었나?

경험해봐야 알 것 같아

"그러니까 너의 마음을 알고싶다는 뜻이야?"

아마?

"그것 참 무책임하고 애매모호한 욕망이군"

그러니까말이다 왜냐면 결국에 모든 일의 책임은 내가 져야하니까

"그냥 종교를 믿어버리고 마음편하고 무책임하게 사는건 어때?"

흠..

아니 싫어

나 일단 그러면 일어나서 뭐라도 먹어볼게

누워서 생각하는 것말이야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네

"그래 잘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