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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낵 비요리 -에다마메- [2]
작성자 김봉삼로스게레로스
번호 27712 출처 창작자료 추천 2 반대 0 답글 2 조회 80
작성시간 2018-11-23 01: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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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 비요리(スナック日和)
-에다마메 (풋콩. 술안주로도 많이 먹으며, 보통 통채로 삶아 까먹는다.)

보통, 스낵바라고 하면, 왠만한 술안주 혹은 간단한 반주거리 정도는 모두 팔고 있다. 게중엔 돈까스도 있는데, 의외로 맛있다는 소문이 자자해, 타지에서도 맛보러 오는 손님들이 상당하다. 그래서, 우리 스낵바에는 젊은 손님들도 꽤 많이 온다.

그런 젊은 손님들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라면, 우리 동네에 사는 유일한 젊은이인 사이토(斎藤) 말고 한명이 더 있는데,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주 긴 생머리의, 매주 토요일 마감시간(나는 보통 새벽 2시에 문을 닫는다.) 30분 전에 와서는, 에다마메와 우롱차를 시키는 묘령의 여인이다.

그녀는, 귀신같이 그 시간에 와서는, 항상 그 두개만 시켜서 조용히 먹고 나간다. 항상 그녀의 자리엔, '언제나 잘 먹고 갑니다'라는 쪽지와 더불어, 노구치 히데요(일본의 생리학자. 천엔 지폐 도안에 들어갈 정도로, 일본에서 유명하다.)가 나를 반겨줄 뿐이다.

언제는, 내가 하도 말이 없어서

"매주 혼자 오시네요, 아가씨"

라고 말을 걸어봤지만, 그녀는 아무런 말이 없었고, 조용히 에다마메를 까먹을 뿐이었다. 항상 조용하게 있던 그녀이기에, 나도 그녀가 오면 이젠 별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왠일인지, 오늘은 그녀가 매일 오던 시간이 아니라, 12시에 찾아와서는 우롱차가 아닌, 맥주를 시키는 것이었다. 그녀가 우리집에서 술을 찾은 것은, 그녀가 우리집에 찾아온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녀는 벌컥벌컥 맥주 한잔을 쭈욱 들이키더니, 예의 우롱차를 시켰다. 조금은 의아한 마음이 들어 말을 건네보았다.

"아가씨, 오늘 힘든 일 있었나봐?"

역시나, 아무런 말이 없던 그녀인건가라고 생각하고 다른 주문을 열심히 만들고 있던 찰나, 우롱차를 한잔 다비우고서는 무거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슬퍼요. 그래서 잠이 오질 않네요."

그녀의 첫마디에, 나는 의외의 모습이구나 하고 그녀를 주목하면서, 그녀의 이야기에 집중하였다.

"아가씨, 뭐가 슬프시길래?"
"일단, 맥주 한잔요."

맥주 한잔을 건네자, 한모금 마시더니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내 주변 사람들은 이미 결혼이니, 애인이니 좋은 소식만 들려오는데, 왜 나는 행복하지 않은걸까요?"
"음... 아가씨는 그럼 지금 아무것도 없는거야?"
"아니에요 그런건. 나름 회사에서는 높은 지위이고. 사실, 지금 제 이름도 있는 아파트도 한 채 가지고 있는걸요. 그만큼 열심히 살아왔어요. 남들이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나는 내 행복을 위해서라면 열심히 해왔다구요. 그런데, 왜?"
"그렇다면, 이제라도 그 행복을 찾아서 가면 되는거 아냐?"
"이미 늦은걸요. 문득 내가 해왔던 것들이 내 행복을 위한게 아니었다고 생각이 들었을 땐, 제 주변엔 남아 있는 것이 없었어요. 친구들은 대부분 결혼해서 연락이 잘 안되고. 남자를 만나고 싶어도, 주변에라곤 회사 사람들 뿐."
"그럼, 회사 사람들이라도 만나면 되는거 아니야?"
"그렇지만, 이미 저에 대한 소문은 안좋은걸요."
"사람들은 뒤에서 안좋은 소문들을 듣는걸 좋아하니까. 하지만, 그건 아가씨 혼자만의 착각 아니야? 조금밖에 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선, 내가 나쁘다고 착각하는건 대단한 실례라구."
"하지만, 사람들은 저를 회사 직책 그 이상으로 보질 않은걸요."
"그럼, 아가씨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랑 충분히 이야길 해봤어? 예를 들면 술을 같이 먹는다거나, 밥이라도 한끼 하던가."
"그건... 그쪽에서 별로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해보지 않았으면서, 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거야. 그렇게 열심히 살아왔다는 사람이, 왜 그건 열심히 하지 않는거냐구."
"...사장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무서워요."
"무서울게 뭐 있어. 사람관계는 밑져야 본전인거야."

그녀는 그렇게 다시, 아무런 말이 없이 남은 맥주를 들이키고는, 곰곰이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그러더니, 조용히 일어나, '잘 먹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계산을 부탁했다. 계산을 마치고나서, 나는 잔돈과 영수증을 꼭 쥐어주고는,

"아가씨, 여태껏 해왔던 그 열정을, 이제 다른곳에도 돌려봐요. 행복해지길(응원 할게요)."

라는 말을 건넸고, 그녀는 울상을 지으려다, 이내 웃음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나섰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왠지 내 딸이 사회의 첫 걸음을 내딧는 모습을 보는 마냥, 가슴이 찡해졌다. 그러고보니, 사이토 녀석의 전화번호를 영수증에 적어줬는데, 그걸 눈치 챌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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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이즈카미조레
그래도 사장님 아저씨는 좀...(0고백 1차임 우때인 엔딩)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8-11-23 05:10:31
김봉삼로스게레로스
아니 아조시가 어때서!
1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8-11-24 02: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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