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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잘린 너의 팔보다 끼인 나의 손가락이 더 아플것이다 [1]
작성자 그냥수필
번호 28629 출처 창작자료 추천 2 반대 0 조회수 168
작성시간 2019-08-09 23: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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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

"이런 씨발, 저 망할놈이 또 아침부터..."

윗집의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는 언제나 들기 힘든 잠을 억지로 깨운다. 늦다면 늦은 아침 8시경만 되면 들리는 소리에 환멸을 느낀다.

눈을 다시감고 잠을 청해본다만 이어 쾅하고 들리는 문소리에 잠은 달아난다.

"내가 저놈의 문짝을 다시는 못열게 부숴버리던가 해야지.. 아침부터 씨발.."

피로한 몸뚱아리를 침대에서 간신히 일으켜 거실로 나간다. 식탁에는 식은 반찬과 빈 밥그릇이 놓여있다. 그리고 빼뚤빼뚤하게 쓰여진 노란 포스트잇의 글귀.

'아들, 오늘은 꼭 아침밥 챙겨먹어.'

"풀때기밖에 없으면서 무슨 아침밥을 처먹으란거야. 이런 씨발.."

식탁을 좌우로 훑어보고서는 커피 포트에 컵라면을 몇개 챙겨 방으로 들어간다. 쳐진 커튼에서는 빛이 들어오지 않고 모니터 화면의 불빛이 방안을 가득 채운다.

컴퓨터를 키자마자 인터넷에 접속하여 자는동안 올라온 글을 읽는다. 세간은 경제 위기니 일본과의 불화니 알수도 없는 말을 떠들어대며 댓글로 한마디씩 주고받는다.

"씨발.. 무슨 지들이 전문가라도 된줄 아나.. 병신같은것들"

댓글을 단다. '제대로 처 알지도 못하는 놈이 주둥이만 나불거리네 ㅋㅋㅋ내가 S대 경제학과인데...'

물론 S대는 커녕 이름도 없는 대학에 들어가 생긴 빛만 3000이다. 하지만 그런것은 여기서 별로 중요하지않다.

곧이어 댓글이 달린다. 'S대에는 경제학과가 없는데?' '딱보니까 고졸백수새끼가 분탕질 치네 ㅋㅋㅋㅋ'

"병신같은 새끼들.. 알지도 못하면서.."

댓글을 지운다.

이런저런 일을 하다보니 어느덧 출출해진다. 대충 전기포트를 꽃고 물을 끓여 컵라면을 끓인다. 끓이는 동안 게임을 킨다.

게임을 킨지 몇시간이나 지난걸까, 시계는 커녕 쳐진 커튼에선 한줄기 빛도 들지 않는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똑똑똑'

이윽고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아들. 밥 먹었어?"

"..."

'똑똑똑'

"아 왜 씨발!"

"..."

헤드셋 너머 소리가 고요해진다.

"이런 씨발.. 졌네.."

게임할 마음이 사라졌다.

어디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한걸까. 아마도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는 노력하였다. 이름없는 대학이다만 나름대로 출석도 하였다. 떨어지긴 했지만 자격증도 응시하였다. 텅 빈 이력서지만 여기저기 구직도 해보았다. 나는 노력하였다. 하지만 돌아오는것은 이름 없는 대학에 대한 멸시와 불합격 통보들, 나를 인정해주는 곳은 고작 게임에서밖에 없었다. 페이스북은 끊은지 오래이다. 어느덧 학창시절 친구들은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가져 화목한 일을 보는것이 그리도 화가 나는 것이다. 인생 최대의 업적이라고 해봐야 군대 전역말고 없는 내가, 이 나이에 제대로 할수 있는것이 없다. 나는 노력하였지만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나 화가난다. 나같은 인재를 알아주지 않는 세상따위에 나 역시 무릎꿇고 빌일은 없을것이다. 노력같은걸 운운하는 놈들은 내가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알지도 못하고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것이다. 뉴스에서 떠들어대는 사업신화 어쩌고 하는놈들은 죄다 금수저 물고 태어난 놈들일테니 볼 가치도 없다. 나 역시도 금수저 물고 태어났었다면 이따위 방안에서 세월을 허비하는것이 아닌 멋진 세단을 타고서는 벤처기업에 꼭대기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겠지. 그 모든것들이 저들의 노력이 아닌 부모하나 잘만나서, 나는 이따위 흙수저 집안에서 태어나 모래알 씹힌 밥이나 처먹고 있지. 하지만 언젠간 누군가가 내 능력을 알아준다면...

시야가 흐려지며 이윽고 다시 들리는 현관문소리.

끼익-

"이런 씨발..."

창문틈에서는 여전히 빛은 들어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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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zi존전사123X
대학에 들어가 생긴 빛만 3000. 이것이 오타가 아니라 치밀하게 준비된 장치라면 좋겠네요. 엔드게임 생각도 좀 나고...ㅎㅎ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08-14 19: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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