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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편 소설 써봤는데 봐주라 형들
작성자 비버가건축한아파트
번호 27801 출처 퍼온자료 추천 7 반대 0 조회수 509
IP 61.xxx.xxx.xxx 작성시간 2018-12-01 00: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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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肖像)

38도, 컴퓨터는 웅웅 소리를 내며 열심히 한 여름의 온도에 손을 더했고, 매미들조차 날씨가 견디기 힘든 것인지 어느 순간인가부터 울지 않게 되었다. 조용한 방안에는 컴퓨터와 선풍기가 웅웅 거리는 소리,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 외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는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을 멈추곤, 이마를 넘어 눈가에 까지 흐르는 땀을 닦아내었다. 의자에 닿아 있는 엉덩이가 땀에 절어 끈적끈적해진 의자에서 떨어졌다. 일어난 그는 창문의 방충망을 열고 하늘을 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해가 크게 떠 있었다. 크게 뜬 해는 그의 눈에 햇빛을 가득 채웠다. 갑작스러운 햇빛에 눈이 놀랐던가, 밝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는 앞이 불현듯 캄캄해졌다. 어둠을 쫒아버리려는 듯, 그는 눈을 세게 문지르며 미지근해진 콜라를 다 마셔버렸다.

그는 생활을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므로, 땀으로 젖은 몸을 씻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었다. 쏴- 차가운 물줄기가 온도를 씻어 내렸고, 그는 이내 한번 부르르 떨며 소변을 보았다. 이내 그는 비누로 몸을 씻어내곤 물기를 털어내며 나갈 준비를 했다. 5평, 좁은 그의 자취방에서 나와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일터인 편의점으로 가며, 그는 아까의 인터넷 속의 설전을 곱씹었다. 그는 꽤 정의감이 투철한 사람이었으므로, 종종 인터넷 속에서 악성 댓글을 달며 희희낙락해대는 질 낮은 사람들과(그는 그들을 ‘벌레’라 불렀다.) 한바탕 숭고한 ‘전투’를 치루었다. 그는 오늘도 수많은 뉴스에서 정의를 위한 전투를 했는데, 미국의 흑인인권에 관한 뉴스에서 인종차별에 대해 분노하였으며, 거대 기업의 노동자 착취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폭력성에 대해 성토하였다. 또 다른 한편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감독이 만든,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많은 매니아들을 만들어낸, 하지만 시대착오적이게도 백인 남성이 주인공이어오던,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 시리즈의 주인공에 최초로 동양인 여성이 꼽힌 것에 대한 자칭 영화 시리즈 매니아들의(그러나 그의 눈에는 그들 또한 비겁한 벌레들이었다.) 조롱과 불만 섞인 악플과 싸웠다. 시리즈를 처음부터 사랑해온 매니아들과는 달리, 그에게 이 영화 시리즈의 주인공 교체는 영화의 정체성을 바꾼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그는 매니아들의 성 차별적, 인종차별적인 편협한 시야를 비판했고(매니아들은 동양인 여성 배우는 미국 서부시대극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란한 말솜씨와 투철한 정의감으로 전투에서 승리하였다. 그는 정의와 올바름을 추구했기 때문에, 옳은 것을 따랐고, 자신이 믿는 것을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는 오늘도 정의로웠고, 정의를 위해 싸웠다.

그가 가장 큰 전투를 치른 오늘의 전장은 인터넷 메인 포털의 수원역 한복판에서 일어난 묻지마 칼부림사건에 관한 뉴스의 댓글 창 이었다. 그 사건에서, 두 명이 사망하고, 각각 손가락과 눈을 잃은 중상자 두 명이 나왔다. 그 중 나중에 사망한 한 사람과 두 중상자는 범인이 최초 피해자의 흉부와 복부를 찌르는 것을 지나가다 목격하였으며, 수많은 목격자들 중 이들 만이 범인을 저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던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사건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통해 범인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었고, 그 또한 댓글로 범인을 잔뜩 욕하며 이번 범죄의 심각성과 범인에 대한 처벌이 매우 단호하고 엄격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나 그를 정말로 분노하게 만든 사실은 범인의 범행과 피해자의 위중함은 아니었다. 그가 진정으로 화가나 미치겠는 건, 이러한 흉악한 범죄에 분노하지는 않고, 요즘 같이 위험한 세상에선 함부로 남을 도와선 안 된다는 조롱인지 한탄인지 모를 댓글들이었다. 그는 정의로운 현대 시민이었으므로, 댓글을 통해 그들의 비겁함을 비난했다. 그는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는 것이 당연하고, 설사 그로인해 내가 위험하더라도 그것이 옳은 행동이므로 해야 한다고 그들에게 일갈했고, 많은 ‘정의로운’ 사람들이 그의 댓글에 공감을 표하며 일부 비겁한 사람들을 비난했다. 그들은 결국 댓글을 삭제하고 도망갔으며, 그의 댓글은 추천수를 가장 많이 받아 베스트 댓글로 등록되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사람들의 박수갈채가 들려왔고, 그는 오늘도 자신이 정의로울 수 있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 햇빛은 여전히 쨍쨍하게 대지를 덥히고 있었고, 사람들은 모두 인상을 찌푸린 채 더위를 피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가 아르바이트 장소인 편의점에 들어갔을 때, 그의 전임 근무자는 담배를 사러온 아저씨와 실랑이하고 있었다.
-아 글쎄 그림 이상한 걸로 주지마라니까, 이상한거로만 주네??
-지금 그림 나온 게 그거밖에 없어서 다른 거 드리려면 보루 뜯어야 돼요. 다음에 오시면 다른 거로 드릴게요.
-아니 사는 사람이 해달라는 데로 해야 되는 거 아니야? 알바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시고요.. 아휴,.. 네. 뜯어서 다른 거 드릴게요.
-학생 지금 한숨 쉰 거야? 지금 손님 앞에서 한숨 쉰 거야?

번들거리는 이마에 허름한 형광색 등산용 바람막이를 입고 세 개 합쳐 삼 만원 정도 하는 홈쇼핑에서 샀을 것이 분명한 싸구려 스포츠 기지 바지를 배까지 끌어올려 입은 배불뚝이 아저씨를 보며, 그는 한 숨을 쉬며 후방창고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아르바이트 복으로 갈아입고, 전임근무자의 옆으로 서면서, 그는 물었다.
- 또 그 꼰대야?
- 시팔 진짜, 맨날 와서 시비 거는데 미쳐버리겠다.
- 사장님한테는 말해봤냐?
- 말했지, 근데 뭐.. 뭐라 했겠냐, 니가 참으라지.. 에이 씨팔
- 시팔 진짜 여기 더러워서 못해먹겠다 나도..
- 아 몰라, 야 나 간다. 고생해라.
- 응, 가. 내일봐
- 아 맞다! 야, 사장이 내일 슈퍼바이져 온다고 유통기한 지난 거 싹 다 버리래.

그는 고개를 신경질적이게 끄덕이곤, 이내 핸드폰으로 손님 없는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가 일하는 편의점은 시내의 번화가로, 주변에 술집이 많은 곳이었다. 따라서 그가 출근하는 오후 3시에는 사람이 적었고, 그가 퇴근하는 11시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서 퇴근시간을 넘겨 퇴근하기 일쑤였다. 그가 핸드폰에 처박은 고개를 든 것은 두 시간이나 지난 후, 물류가 들어오는 오후 5시였다. 기사가 넘겨준 재고목록과 실제 목록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면서, 그는 들어온 물류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정리가 끝난 후, 시간은 저녁시간을 향해 가고 있었으므로 그는 유통기한이 다되어가던, 아무도 못 고르게 상품들 뒤로 숨겨놓았던 폐기 상품을 전자레인지에 가열시킨 후 카운터 안의 작은 테이블에 놓았다. 3,800원 짜리 도시락 1개. 맛있다고는 할 수 없었으나, 식대가 따로 나오지 않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특성상, 이 정도면 감사한 저녁거리라고 할 수 있었다. 폐기 상품이 나오지 않는 날에는 굶거나, 그의 사비로 저녁을 사먹었어야 했다. 아니꼽다고 느꼈지만, 최저임금이 오른 후부터는 이마저도 구하기 쉽지 않은 아르바이트자리였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것이었다.

그가 막 식사를 마칠 무렵, 한 무리의 청년들이 들어왔다. 근처 대학교의 학생들이었다. 죄다 과잠을 입고 있는 모습이 갓 과잠을 맞춘 1학년인 것을 누가 봐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마냥 술이 좋을 때인지, 그들은 항상 저 구성원 그대로 그가 근무하는 이 시간에 자주 맥주를 사러 들리곤 했다. 그는 지금 등록금을 벌기위해 휴학을 한 휴학생이었는데, 갓 대학교에 입학한, 아무 걱정 없어 보이는 그 파릇파릇한 얼굴들을 보면 부러움인지 질투인지, 아니면 자신의 대학생 시절에 대한 그리움인지가 가슴속에서 확 튀어나오곤 했다. 그는 그러나 겉으로는 무표정을 유지한 채 어서 오시라는 의미 없는 인사를 건넸고, 무리들은 그 의미 없는 인사를 전혀 듣지 못한 채, 자기들끼리 왁자지껄 떠들며, 맥주를 고르는 것이었다. 이내 그도 그들에게 흥미를 잃은 채, 다시 핸드폰에 고개를 박았다.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와 매장내의 음악소리는 다시 그에게는 의미 없는 소음이 되었다. 그러나 그 때, 그를 휴대폰에게서 시선을 떼게 만드는 대화가 문득 들려왔다.
-야 수원역 칼부림 봤냐?
-대박이더라 진짜, 미친사람아니냐?
-그니까 시팔, 요즘 세상 무섭더라. 캬.
-진짜 내가 수원 안 살길 다행이지.
-인정인정. 만약에 진영이가 수원 살았으면 내가 칼빵 했음
-개자식이네 이거! 내가 뭘 했다고!
-야야 니들 그 말리다가 두명 죽고 한명 실명된 건 아냐?
-헐 뭐야 2명이나 더 죽음?
-엉, 4명이서 말렸다는데 2명은 죽었고 한명은 실명이라더라. 한명은 뭐래더라, 뭐 하여간 어디 하나 짤렸다는데.
-와 그걸 왜말리냐, 나 같으면 바로 튐. 인정?
-당근 빠따죠~ 그걸 왜 말림. 막말로 나랑 상관도 없는 사람인데.
-맞아. 그러다 내가 찔리거나 범인 패다가 폭행죄되면 어떡하냐.
-안 도와주고 내 갈 길 가는 게 이득임.

그는 기가 찼다. 어이가 없었다. 저 대화가 어느 정도 공부해 대학교까지 갔다는 지성인들의 대화라니, 참담했다. 한심했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세대가, 저렇게 책임감 없고 자기 자신만을 위하다니, 그는 어이가 없고 화가 났지만, 그는 한낱 아르바이트생, 그가 할 수 있었던 최대한의 혐오감의 표현은 그들이 내민 신용카드와 신분증을 던지듯 돌려주는 것 뿐이었다. 그래도 통쾌했던 점은, 그가 느낀 혐오감을 그들도 어느 정도 느꼈는지, 그를 보던 눈빛이 곱지는 않았다. 더욱 확실했던 점은, 그들이 나가면서 자기들끼리 한 말이 조금은 들렸기 때문이다.
-야, 여기 알바 개 싸가진데? 카드 왜 저따구로 줌?
-몰라, 야 우리가 뭐 잘못했냐?
-하긴 뭘 해, 보니까 개 찐따 같던데.
-그럼 봐 줘, 찐따니까.
그는 순간 속에서 열이 확 올랐지만, 이내 그의 도발이 제대로 통했다고 위안 삼으며 화를 가라 앉혔다. 생각해보니 가소롭기도 했다. 아직 저렇게 어리석은 생각을 가진 애들에게 내가 화를 내려했다니, 나도 같은 놈이 될 뻔 했구나 - 라고. 그는 확 열이 올라 간지러워 진 머리를 벅벅 긁으며 자신을 반성했다.

그들이 나간 후, 많은 취객들이 언제나 그랬듯 그의 일터를 방문했고, 그는 언제나와 같이 마치 로봇이라도 된 듯, 무표정한 얼굴로, 벌겋게 익어버린 취객들을 상대했다. 그가 막 한 무리의 거나하게 취한 취객들을 상대하고 내보냈을 때, 띠링, 하고 그를 구원하는 종소리가 들렸다. 편의점 문이 열리며, 그의 교대 근무자가 온 것이었다.
-형! 바빴어요?
-뭐, 그냥 그랬어. 평소 같이.
-술 취한 사람들은요?
-없으면 여기가 우리 일터겠냐, 짜샤.
-그쵸? 아우 진상만 없었으면 되죠.
-진상? 아, 아니다
그는 아까 전의 대학생들에 대해 얘기하려다 말았다. 설명하기에는 길었거니와, 요즘 범죄에 대한 여론이 아까 그 대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답답했지만, 말해봤자 득 될 것이 없다 생각해 입을 다물었다.
-아니 뭐 그건 그렇고 얼른 정산해봐. 오늘 좀 일찍 들어가고 싶다.
-알았어요. 형, 뭐 알아야 될 건 없죠?
-아 맞다. 내일 슈퍼바이저 온다네, 유통기한 지난 것들 좀 버리래 사장이. 내가 좀 버리긴 했는데 아까부터 손님이 많아서.
-알았어요. 형
거짓말이었다. 사실 그는 유통기한 지난 상품을 버리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순간의 임기응변으로, 자신의 업무를 후번 근무자에게 맡겨버린 것이었다.
-어, 형? 그 삼천오백원이 비는데요?
-엉? 잘못 센 거 아니야?
-아니에요, 두 번 셌는데 비네요?
그는 카운터로 가 그가 직접 정산을 해보았다. 후번근무자 말대로 삼천 오백원이 비었다.
제길, 오늘 폐기 도시락을 먹은 게 아니라 사먹었네-라는 푸념을 하고는 그는 한숨을 내쉬며 그의 지갑에서 삼천 오백원을 꺼내 현금통에 넣었다.
-에잉, 저녁 값 굳은 줄 알았는데.
-하핫, 그러게요. 아우 그래도 더 안 비어서 다행이네요.
-간다, 고생해라! 내일보자
-들어가세요, 형! 내일 봬요!
-그래, 그거 꼭 버려놓고.
-네 형 들어가요.
그는 딸랑거리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훅, 여름의 열기가 그를 덮쳐왔다. 거리는 비틀거리는 사람 천지였고, 술집과 여러 가게들의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하게 도시의 밤을 밝히고 있었다.

불야성- 그는 그가 사는 도시를 그렇게 불렀다. 이 도시에서 밤은 결코 오지 않았고, 네온사인들은 아른아른 흔들거리며 취객들을 유혹했다. 그 아래 가게입구들은 불빛에 이끌리어 오는 취객들을 마취 아귀처럼 꾸역꾸역 삼키고, 토해내고 있었다. 마치 성경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 타락한 도시의 모습 같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들과 거리를 두고 싶었다. 그는 후- 한숨을 쉰 후 주머니에서 이어폰을 꺼내 귀에 낀 후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재생했다. 더운 온도와는 다르게 그가 좋아하는 상큼한 느낌의 노래를 부르는 걸그룹의 노래가 들려왔다. 크게 들려오는 노래가 너저분한 거리와 그를 분리해내고 있었다. 그는 그들과 분리되고 싶었다. 목적을 잃은 것처럼 이리 기대며 저리 기대는 취객들의 비틀거림을 피해가며, 그는 집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거리를 걸어갔다. 그는 지저분한 거리를 지나다니는 것을 싫어했으므로, 보기 싫은 거리를 지나는 그의 눈은 어딘가 초점이 없어 보였다. 역설적이게도, 그의 초점 없는 눈은, 거리의 향락을 즐기는 취객의 만취해 풀린 눈동자와 어딘가 닮아 있었다. 그는 그렇게 목적지를 향해 초점 없는 탁한 눈으로, 그러나 취객들과는 거리를 두며 걸어가고 있었다. 어느덧 그는 번화가의 끝자락을 걸어 나가고 있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가 듣던 노래가 막 끝나며, 다음 노래가 재생되기 전의 잠깐의 공백, 원래는 취객들과 호객행위를 하는 가게 점원들의 소란스러움이 가득해야 할 거리에서 짐승이 토해내는 듯한 끔찍한 단말마가 들려왔다. 거리가 멈췄다. 집을 향해 걸어가던 그도 멈췄다. 일순, 모든 것이 멈췄다. 그것은 지독한 침묵이었다.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그 자신의 소리를 멈추고, 울부짖음의 근원지를 찾아 고개만 돌아갔고, 이윽고,
-꺄아아아아아아악!!!!!
어떤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을 시작으로 거리에 다시 소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종류가 달랐다. 흥청망청 흥에 취한 듯, 술에 취해 조금 알딸딸해진, 거리에서 늘 들려오는 나사 빠진 흥겨운 소리가 아닌, 놀란, 두려워하는, 그리고 당혹스러움의 웅성거림이었다.

문득 그는 그가 거리 중앙에 홀로 서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앞에는, 짐승 같은 단말마의 근원지가 있었다. ‘바닥에는 붉디 붉은 웅덩이가 있었고, 그가 그것이 피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다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가운데에는 익숙한 형체였던 것이 쓰러져있었다. 그는 사람의 몸에서 그렇게 많은 양의 피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항상 입고 있던 형광색 등산용 바람막이는 이미 갈기갈기 찢어져 바람을 막아주는 제 기능을 못한 채 빨갛게 물들어져 숨을 할딱이는 ’꼰대 아저씨‘의 몸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의 배와 가슴어림에서는 붉은 피가 울컥울컥 솟아나와 그를 더욱 더 적시고 있었다. 그를 그렇게 만든 괴물은 -그의 눈엔 순간 그렇게 보였다- 그가 만들어낸 피처럼 붉게 핏발선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는 사람을 찌른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매우 흥분했는지 숨을 거칠게 쉬며 고개를 휙휙 돌려가며 주위 사람들을 노려보았는데, 그의 눈길을 받는 사람들은 움찔거리면서 몸을 사리거나, 얼른 뒤돌아 도망가는 사람,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들어 처참한 광경을 촬영하는 사람-아마 그는 곧 페이스북에 그 사진을 업로드 할 것이다-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은, 그 누구도 칼에 찔린 아저씨의 생명 그 자체에 대한 걱정과 연민은 없어 보였다는 점이었다. 오로지 그 아저씨가 할딱이는 것, 피가 얼마나 나오는지, 아저씨를 몇 번이나 찌른 듯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싸구려 과도와 그 흉기를 든 범인과 범인의 행동만이 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었다. 흥분한 눈길로 정신없이 주변을 노려보던 범인이 문득 ’그‘를 바라보았다. 범인이 그가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그는 눈앞이 번쩍하는 것을 느끼며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머릿속에서는 온통 날카로운 종소리만 들리며 위험을 경고했다. 더 이상 이어폰에서 나오는 노랫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 시야가 좁아지고, 주변이 어두워지며 세상에는 칼을 든 괴물과 그 밖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세계가 무채색으로 물들었다.
’위험해위험해위험해위험해 도망가자도망가자도망가자도망가자도망가도망가도망가도망가도망가‘라는 생각밖에 나지 않게 되었지만, 그의 몸은 마치 그가 조종하는 것이 아닌 듯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마치 그의 군 시절, 첫 훈련에서 녹초가 될 정도로 움직인 후 누웠을 때, 바로 그때 그 나른하고도 무기력한 감각이었다. 문득 든 옛 생각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게 되었다. 사라져가는 현실감각 너머로, 아직 피가 잔뜩 묻어있는 과도를 든 ’무언가‘가 그에게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30걸음, 20걸음, 10걸음.. 주변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여왔으나, 그의 마음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마치 그가 인식 가능한 한계 이상의 소리를 듣는 듯, 그는 무감각했다. 세상은 여전히 무채색이었고 그 ’괴물‘,’범인‘ 혹은 ’무언가‘는 그를 향해 천천히 그러나 착실히 다가오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범인의 옆쪽에서 무언가 달려와 범인의 몸을 세게 부딪쳤다. 상대적으로 왜소한 범인의 몸뚱아리가 튕겨져 나가며 그에게서 다시 멀어졌고, 어떠한 손길이 그를 우악스럽게 잡아끄는 것을 느끼며, 그의 세계가 다시 유채색의 세계로 돌아왔다.
-아저씨!! 정신 차려요!! 아저씨!!!!
목소리는 그를 잡아 뒤로 끌며, 그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
문득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오며, 좁아진 시야가 다시 넓어졌다. 웅덩이에서 거친 숨을 할딱이던 그 형체는 어느새 인가 더 이상 할딱이지 않게 된 것을 보며, 갑자기 그는 확- 하고 공포감이 엄습했다. 그 감각을 느낀 순간, 그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갑자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서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무언가 소리치는 것이 들렸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집, 안전할 집 뿐 이었다. 마침내 집에 도착해 미친 듯이 도어락의 비밀 번호를 누른 후, 문을 뜯어낼 듯이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서는, 그는 허물어지며 주저앉아 버렸다.

그와 동시에 방금 그가 처했던 상황에 대해 그는 깨달았다. 그는 방금 말 그대로 죽을 뻔 한 것이었다. 칼로 찔려,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며 죽을 뻔 한 것이었다. 마치 자신이 일하는 편의점의 진상 단골 아저씨처럼, 고통스럽게, 할딱거리며, 자신의 피가, 자신의 마지막 숨이 빠져나가는 것을 천천히 느끼며 그렇게, 죽어갔을 것이었다. 아저씨, 몸의 피를 다 뿜어내며 붉게, 붉게 죽어가던 아저씨에 대한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진상이었어도 얼굴을 맞대며 살아오던 사람이, 이제는 단순한 덩어리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는 안타까움, 그리고 울컥울컥 솟아나오던 빠알간 피와 그 웅덩이에 대한 생리적 혐오감이 뒤섞인 모순된 감정을 느꼈다. 그렇다, 그는 지금 이 순간, 모순된 존재였다. 그가 평소에 그렇게도 부르짖던, 관철해야 할 정의의 모습은 그에게서 조금만큼이라도 관찰할 수 없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그 자신이 옆에서 보았다면, ‘벌레’라고 욕하며 경멸했겠지. 그러나 그는 모순된 자신의 모습은 안중에도 없는 듯, 아까 본 광경이 역겹기라도 했는지, 정신없이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세 차례정도 구토를 하고난 후, 어느 정도 진정이 된 그가 입을 헹구고 침대에 털썩- 드러누웠다. 몇 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아까의 광경이 잊히지 않는지 이리 저리 뒤척이며 자리를 고쳐 눕던 그가 어느새 고른 숨을 내쉬며 잠이 들었다. 그러나 종전의 흉악한 사건은 그를 그렇게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는지, 악몽이 되어 그를 덮쳤다. 꿈속에서 그는 몇 번이고 칼에 찔린 아저씨가 되었다. 몇 번이고 칼에 찔렸고, 몇 번이고 그는 그가 흘린 피를 무기력하게 바라보며 죽음을 느꼈다. 네 번 정도 반복 되었을까, 그는 다시 한 번 칼에 찔려 쓰러졌고, 식어가며 무표정한 얼굴로 길을 걸어가다 누워있는 ‘자신’을 보는 원래의 ‘그’를 보게 되었다. 그는 갑작스러운 흉악한 광경에 놀랐는지 쓰러진 자신을 본채로 굳어있었다. 이윽고 자신을 찌른 범인이 그에게로 다가가자, 어제 일어났던 일처럼 누군가가 범인을 세게 밀쳤고, 범인은 나동그라졌으며, ‘그’의 뒤에서 왠지 익숙한 얼굴이 그를 부축하며 일으켜 세웠고, 정신을 차리게 했다. 그러자 이내 ‘그’는 공포감에 질린 표정을 보이며 싸늘히 식어가는 자신에게서 몸을 돌려 도망갔다. 꿈속에서 아저씨가 된 그는, 진짜 칼에 찔린 듯 의식이 몽롱해짐을 느끼며,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죽어갔다. 몇 번이고 죽어가면서, 그는 어쩐지 도망가는 ‘그’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무언가 익숙한 기시감이었다. 평소 그가 경멸해 마지않는, 비겁한 자들, 그에게서 그들이 겹쳐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가 다시 네 번 정도 칼에 찔려 쓰러지고, 꿈이 다시 시작되었을 때, 그는 익숙하면서도 이질적인 감각을 느꼈다. 귓가에서는 걸그룹의 노래가 나왔고, 그는 거리에 관심을 두지 않은 채 걷고 있었다. 다시 그의 몸으로 들어왔다! 라는 그의 놀람과는 별개로, 그의 몸은 그의 것이 아닌 듯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마치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와 지켜보듯, 어젯밤의 불행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다. 다시 어젯밤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사건은 일어났고, 어떠한 사람이 범인을 밀치고 그를 도왔으며, 그는 변한 것 없이 도망갔다. 아니, 변한 것은 있었다. 그것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바라보는 진짜 ‘그’의 시선이었다. 평소에 그가 그렇게도 비웃던, 한심한 패배자가 도망치고 있었다. 그는 혐오감에 몸서리 쳤다. ‘그’의 생각이 어떻든 간에, 그는 집에 와서 구토를 한 뒤 잠에 들었고, 꿈은 몇 번이고 다시 반복 되었다. 꿈이 반복되면서, 그의 자신에 대한 혐오감은 점차 옅어지기 시작했다. 그가 겪은 상황은 정말 위험한 상황이었다.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었다. 그가 도망친 것은 실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었고, 결국 자신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죽었을 것이 분명한 그 진상 아저씨와는 ‘다르게’, 위험하게 칼을 든 범인을 현명하지 못하게 제압하려하고, 그를 도우려 한 사람들과는 ‘더욱 다르게’ 그는 확실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불현 듯, 막힌 속이 뚫린 것처럼 그는 뒤틀렸던 속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한 여름 밤의 악몽은 찌는 듯한 더위에 그가 온몸이 땀으로 젖으면서 느껴지는 불쾌함에 문득 눈을 뜨면서 끝이 났다. 그는 찝찝한 기분을 얼른 털어내고 싶었는지 몸을 튕기듯 일으켜 바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밤새 모여 아플 정도로 나오는 소변을 비워낸 후, 그는 바로 샤워를 했다. 어딘지 모르게 멍해 보이는 그의 모습은 어젯밤 사건과 악몽으로 인해 잠을 설친 것 같아 보였다. 샤워가 끝난 후 상쾌해진 그는 기지개를 핀 후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어제 일은 어느새 그의 기억 저편에 숨겨져 그리 불편하지 않았고, 막 샤워를 하고 맞는 선풍기 바람은 상쾌함 그 자체였다. 그는 습관처럼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작동시켰다. 윙- 하고 본체의 팬이 도는 소리가 나며, 화면에 어스름한 빛이 들어왔다.

그때, 수신음과 함께 핸드폰이 진동을 했다. 편의점 사장한테 전화가 왔다.
아침부터 짜증나게, 왜 전화했을까 라는 의문과 함께, 그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네 사장님
-어, 그래, 아침부터 전화해서 미안하다. 다름이 아니라, 몇 가지 물어볼게 있어서
-네 사장님 말씀하세요.
-그 뭐냐, 요즘 네가 할 때마다 이상하게 시재가 비더라구, 이게 네가 뭐 채워 넣고 그런거 문제도 있지만, 자꾸 무언가 차이가 난다는 거니까 잘 좀 하고,
-네, 죄송해요 사장님
-아 그리고, 유통기한 지난 거 내가 버리거나 안보이게 빼놓으라고 했잖아. 슈퍼바이저 아침부터 들이닥쳐서 아주 큰일 날 뻔 했어. 일을 이렇게 하면 안 되지.
-아... 죄송해요 사장님.. 제가 다 못해서 야간 애한테 넘겼는데...
-cctv보니까 너 핸드폰만 보고 있던데, 충분히 다 할 수 있었던 것 아니었냐?
-아... 그...
-에이, 그래서 말인데, 너 이번 달까지만 해라.
-네? 아니 저 사장님...
-아니 뭐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친절한 것도 아닌데 한 두 번 봐줬으면 됐지. 이제 더 이상 같이 일하긴 힘들 거 같다. 그동안 고생했어. 다음 주가 이달 마지막이니까 그때까지라도 잘해라. 끊는다.
-사장님 잠ㅅ..

띠링- 사장처럼 단호한 태도의 소리가 나며 전화가 끊겼다. 딱히 화가 나지는 않았다. 그저 가슴이 답답해져 왔을 뿐이었다. 아침의 상쾌함은 사라지고 무력함과 답답함이 그를 짓눌렀다. 멍하니, 전화를 끊은 후 계속 쥐고 있던 핸드폰을 바라보는데, 카톡, 하고 메신저 알림이 떴다. 오늘 참 연락이 많네, 라고 중얼거린 그는 메시지를 열어 보았다. 그의 전 타임 근무자에게서 온 메시지 였다.
-야 뉴스 봤냐? 어제 우리 옆에서 칼부림 났데!! 근데 그 죽은 사람이 그 진상 꼰대라더라... 맨날 욕하다가 이런 일 나니까 기분이 좀 이상해.
-아 진짜? 헐... 어떡하냐 뭔일이래 진짜?
왜인지 모르게, 그는 자신이 어제 그 사건을 목격했고, 또 다른 희생양이 될 뻔했단 사실을 숨겼다. 어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무의식적인 부끄러움 때문이었을까.
-아 맞다, 어제 여기 옆에 대학생들이 말리다 걔네들도 1명은 죽고 1명은 다쳤다데, 왜 걔네 알지? 맨날 와서 맥주 사는 애들.. 와 진짜 안타깝더라 너무... 우리 또래일 텐데 어떡하냐 진짜...
그는 그 메시지를 보고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쿵! 안 그래도 답답하던 가슴을 누군가 거대한 망치로 때리는 기분이었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제는 그렇게도 자신 있게 그런 일이 있으면 도망가리라 장담하던 아이들이, 왜 자신과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자신은 왜 도망쳤을까? 그 아저씨는 왜 칼에 찔린 것일까? 왜 그 범인은 칼을 들고 거리에 나왔을까? 왜 그 아이들은, 나를 도와준 것일까? 갖가지 생각과 질문들이 그가 감히 대답도 하지 못할 속도로 생겨났다. 어느 순간 그는 생각하기를 멈춘 듯 보였다.

방 안은 윙, 하는 온도에 괴로워하는 컴퓨터의 소리만이 가득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날이 너무 더운지 여전히 매미는 울지 않았고, 방안에는 해의 위치가 변하면서 방안을 뜨겁고 밝은 빛으로 채우기 시작했다. 그는 무엇엔가 홀린 듯이, 컴퓨터로 뉴스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가 사는 지역의 이름을 치자마자, 어젯밤의 사건을 여러 언론사에서 시장에서 상인들이 확성기로 크게 소리치며 경쟁하듯 뉴스가 제각각의 제목으로, 그러나 누가 죽었고 누가 다쳤는지는 전부 같게, 올라와 있었다.
어느 기사와 마찬가지로,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반, 분노하는 사람이 또 반, 그리고 비아냥대고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사람이 아주 일부, 평소의 그였다면 분노했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어째선지 그는 키보드에 손가락 하나도 올리지 않았다. 아니, 하나도 올리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었으리라. 그는 단지 뉴스를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마치 어제의 악몽을 다시 돌아보는 듯이, 처참한 형체들을 다시 보듯이, 그저 뉴스를 바라만 보고 그대로, 그대로 있을 뿐이었다.

어느새 인가, 햇살은 그 빛과 뜨거움으로 그의 방을 가득 매우고 있었고, 마침내 그의 눈에도 가득 채우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햇빛에 깜짝 놀란 것일까. 햇빛의 잔상이 그의 눈을 잠깐 멀게 한 것인가. 방은 대낮같이 밝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둠을 쫒아내려는 듯 그는 눈을 세게 비볐지만 햇빛의 잔상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고개를 푹 떨구어 햇빛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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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가건축한아파트
처음 글이라 좀 난잡하지만 봐줘서 고마워 횽들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8-12-01 00:00:49 61.xxx.xxx.xxx
비버가건축한아파트
냉정한 평가도 감사히 받을게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8-12-01 00:01:11
61.xxx.xxx.xxx
김송윤
맨 처음 문장을 조금 짧게 가다듬으면 될 것 같아. 내용도 좋아. 다만 끝맺음을 할 때 처음과 수미상관을 이루려고 한 것 같지만 잘 안 느껴져서 아쉬웠어. 굳이 한 문장으로 축약해서 어떤 느낌을 주기보다는 조금 모호하더라도 풀어서 쓰는 게 좋을 것 같아. 아니면 맨 처음에 했던 문장에다가 '38도, 고개를 푹 숙이어 햇빛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를 넣고 끝에다가 '38도, 고개를 푹 숙이어 햇빛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란 식으로 하는 게 훨씬 강력할 것 같아. 그리고 평범한 문장은 쉼표를 적게 놓는 게 좋을 것 같아. 물론 의성어나 그런 게 나와서 읽기는 좋았지만, 보통 일반 문장을 쓸 때는 쉼표가 많으면 읽기 불편하거든. 혹시나 어색하거나 싶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입으로 소리내어 읽어보는 것도 좋아. 나도 밤이라서 그런지 좀 난잡하게 썼어. 미안해.
1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8-12-01 00:47:19 220.xxx.xxx.xxx
비버가건축한아파트
오 고마워 횽 ㅠㅠ 안그래도 쉼표는 내 글버릇인지 엄청 많이 쓰게 되더라구... 한 번 거른 건데두 그러넼ㅋ 하여간 정성어린 생각 고마워!! 좀 더 다듬어볼게!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8-12-01 00:53:06
61.xxx.xxx.xxx
김송윤
아, 그리고 1이라고 쓰면 '일'이라고 읽지 '한'이나 '하나'로 읽지 않아. 2도 '이'라고 읽지 '둘'이나 '두'로 읽지 않아 아라비아숫자는 전부 일, 이, 삼, 사, 오....식으로 읽어. 생각나서 올렸어.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8-12-01 01:07:14
220.xxx.xxx.xxx
일단진정해봐
재밌게 읽었어. 별거 아니지만 피드백을 하자면, 화자의 행동은 단순히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용도로만 보일 수 있지만 그 행동을 왜 했는지에 대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특히 단편에서는. 장편은 긴 이야기를 천천히 끌어나가야 하지만, 단편은 짧은 호흡으로 구성을 단번에 진행시켜야 한다고 봐. 그러니 딱히 그런 근거가 없다면 쿨하게 지워버리는 편이 나아. 그 편이 전개도 빠르고 의미를 더 효과적으로 부여해 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방금이랑 같은 이야기인데 대화는 간결하게, 그리고 최대한 짧게 해야 해. 물론 대화가 소설의 주제의식에 크게 도움을 준다면 비중을 차지해도 좋지만 저런 대화들이 전체적으로 어두운 도시의 면모를 보여주기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어. 약간 이야기의 흐름을 벗어난 느낌. 그리고 과도를 든 살인자가 눈앞에 있는데 군대 생각이 나서 피식하는 부분도 그렇구. 그리고 형 필력 좋아. 첫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몇몇 문장은 진짜로 감탄했어. 시간날때마다 습작 열심히 해보길 바라.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8-12-12 05:06:27 221.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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