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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밤편지
작성자 필명104
번호 23629 출처 창작자료 추천 8 반대 0 조회수 319
IP 211.xxx.xxx.xxx 작성시간 2017-06-16 15: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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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길을 걸어가다 드넓은 바다를 마주친다. 그저 남들처럼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뿐인데, 어디선가 갑작스럽게 나타난 일들이 쌓여 나의 앞을 가로막는다. 그 넓은 바다는 좀처럼 넘을 수 없을 것처럼 넓게 펼쳐져 있다. 그렇다고 쉽게 건널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답답한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지만, 그 아무도 나를 돌아봐 주지 않는다. 누군가를 붙잡고 도와 달라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용기를 내어 새카만 바닷속으로 뛰어들 용기조차 없다. 그렇게 한참 동안, 까마득히 깊어 보이는 그 바다를 내려다본 채 서 있었다.

가끔은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길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저 새카만 어둠 속을 걷는 기분. 어디가 앞인지, 뒤인지도 모른 채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 혹은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을 때가 있다. 수많은 갈림길에서 정확한 방향 없이, 그냥 남이 떠미는 대로 나아간다. 어떤 쪽이든 우리는 분명히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연애에 대해서나, 진로에 대해서나, 꿈에 대해서, 혹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고민과 선택의 갈림길에서 멈추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아주 사소한 고민부터 꿈에 대한 큰 고민까지. 분명 우리는 수많은 고민과 부딪히며 살아왔다. 그 갈림길에서 가만히 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하는 우리가 있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우리 스스로 선택하고 나아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우리는 그 갈림길에서 그럴 수가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혼자 끙끙 앓는 것 보다는 주위의 사람들에게 고민 상담을 하고는 한다. 고민 상담의 주체는 친구가 될 수도 있다. 혹은 부모님이 될 수도 있으며, 내가 정말 사랑하는 연인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일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혹은 ‘이럴 땐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요?’ 라는 물음에 주위 사람들이 해주는 조언은 분명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우리는 가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과 마주친다. 사랑하는 사람과 꿈 사이에서, 좀처럼 닿을 수 없는 꿈을 향한 고민, 가족과의 관계,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던, 잡화점을 방문한 ‘그들’처럼. 그리고 그들처럼, 그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이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까? 만약 그때, 우리의 눈앞에 어떤 고민이든 편지를 보내면 다음 날 이른 아침, 답장으로 상담을 해주는 잡화점이 있다면, 우리는 그 잡화점에 편지를 보낼까?

사실 고민 상담을 해주는 잡화점이 당장 내 눈앞에 있지 않은 이상,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 쉽지는 않다. 책 속의 이야기는 마냥 꿈같기만 하고 현실 속 나의 모습은 외롭기만 하다. 이 넓은 세상에 어찌 혼자 남겨진 것만 같은 기분 속에서, 닿을 것 같지 않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괜히 우울한 기분에 휩싸인다. 나는 실제로 학창시절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에 부딪혀 멈추었을 때가 있었다. 사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의 심각한 고민에 비하면 아주 작은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그 벽이 너무나 높게 느껴져서, 안절부절못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분명 나에게는 아주 커다란 고민이었으니까.
고등학교 3학년 끝자락, 나는 갈림길에 섰다. 대학의 진로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저마다 뚜렷한 목표가 있는 아이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떠들어댔다. 자신의 꿈을 향해서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분명 나에게도 ‘글을 쓰고 싶다.’라는 꿈이 있었지만, 이것을 선택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글 쓰는 것에 흥미를 느끼지만, 사실 나에게 글 쓰는 것에 대한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결국, 그 갈림길에서 나는 등 떠밀리듯이 앞으로 나아갔다. 나를 가로막았던 벽을 뒤로한 채, 못 본 척 지나쳐 갔다.

“꿈을 포기할 결심이 서지 않았을 뿐이지요. 그리고 지금도 어떻게 해야 꿈을 포기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모르겠어요. 예를 들어 말하자면, 짝사랑에 빠진 심정이에요.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잊지 못하고 있는.”
생선가게 뮤지션이 했던 말이다. 처음으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은 건, 군 생활 시절이었다. 하루하루 무디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생선가게 뮤지션의 편지에 남아있던 이 짧은 구절이 내 마음에 깊숙이 와 닿았다. 그의 고민 편지에 쓰인 이 짧은 구절은 내 머릿속에서 한참동안이나 떠나지 않았다. 분명 나도 고등학교 3학년, 이것과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것 같은데. 어째서인지 공감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잠들기 전, 돌이켜 본 과거의 꿈에 대한 나의 고민은 생선가게 뮤지션의 고민에 비해서 너무 부끄러운 것이었다. 생선가게 뮤지션은 꿈을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했다. 자신이 다니던 대학교도, 고향에 있는 가족과 가게를 포기하면서 꿈을 위해 도전했다. 그리고 그는 갈림길에 섰다.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꿈을 위해 나아갔는데, 현실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꿈을 포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림길에 선 것이다. 그에 비해 나는 너무나 비겁했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으면서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 재능이 없다고 포기해버렸다. 어쩌면 고등학생이던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그것이 내 꿈이라며 선택하는 것이 부끄러워서, 그래서 아무 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애써 모른 척 지나쳤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서, 다른 사람들처럼 노력하지 않았으면서 막상 대학 진로 앞에서 고민하는 꼴이 부끄러웠기 때문이고 그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시작도 하지 않고 포기한 것이다. 만약 그 갈림길에 나미야 잡화점이 있었다면, 나는 고민 편지를 써서 잡화점의 상자 안으로 밀어 넣었을까? 그리고 나미야 할아버지가 나의 고민 상담에 답장을 해주었다면 어떤 답장을 보내주었을까?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에 그날, 밤잠을 설쳤다. 그리고 늦은 새벽녘까지 깨어 있던 나는 깨달았다. 만약 그 갈림길에 나미야 잡화점이 있었다면, 나는 고민 편지를 써서 잡화점의 상자 안으로 밀어 넣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미야 할아버지가 나의 고민 상담에 답장을 해주었다면 분명 이렇게 쓰여 있었을 것이다.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 시작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흐른 뒤 분명 후회할 것입니다. 당신은 아마 지도에 나와 있지 않은 길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두려운 것이겠지요. 그저 없던 길이라고 못 본 척 외면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라고 애써 자기를 위로하며 잊으려고 할 수도 있죠.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기억하세요. 당신의 지도는 당신이 그려 나가는 것입니다. 당신의 지도에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빈 부분이 있다면 당신이 그려 넣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그 길로 나아가서 실패한다고 해도 낙심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고, 스스로 그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기쁜 일이니까요. 어떤 길도 그려져 있지 않은 백지의 지도 앞에서 막막한 답답함에 빠져, 앞으로 나아가기를 두려워하는 다른 사람들은 당신을 보며 부러워할 것입니다. 당신도 지도에 나와 있지 않은 길을 향해 나아가기 전에는 그들과 같은 사람이었으니까요.’

만약, 고등학교 시절, 아무 에게도 말 못 할 나의 고민을 들어줄 누군가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누군가 나의 고민을 해결해 주지 않더라도 그저 묵묵히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나미야 잡화점에 편지를 써넣었던 사람들도 분명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 낡은 잡화점이 내 고민을 해결해주지 못할 수도 있다. 어쩌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 가슴속에 뚫린 구멍으로 새어 나오는 이 공허함을, 누구에게도 말 못 하는 이 답답한 마음을 그저 누군가 진지하게 들어주었으면 좋겠고 명확한 답을 내어놓지 못해도, 그저 누군가 나의 슬픔에, 나의 고난에 공감해주며 ‘네가 정한 길을 선택하더라도 틀리지 않을 거야’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누군가 건네주었으면 좋겠다고.

결국, 내 인생의 갈림길에는 나미야 잡화점은 없었다. 고민의 갈림길에서 매일 밤 써 내려갔던, 밤 편지를 넣을 곳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깨달았다. 매일 밤 고민하며 쓰던 상담 편지를 넣을 곳은 없었지만, 나는 어느새 지도에 그려지지 않은 미지의 길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그 갈림길에서 못 본 척하고 지나갔던 길로 다시 되돌아왔다. 그리고 조금 늦었지만, 나의 지도를 그리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어쩌면 정말 나미야 잡화점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것이 아닐까? 인생의 갈림길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까 고민하며 잠시 멈추는 과정 또한, 우리를 변화시키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 낡은 잡화점에 고민 상담을 하기 위해 밤새 편지를 써 내려가는 그 순간순간, 그리고 그 고민 편지를 받아 답장을 쓰기 위해 다시 밤새 편지를 써 내려 가는 그 시간이 우리를 변화시키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저 누군가 들어주었으면 하는 고민, 그리고 그저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주었으면 한 것이다. 어쩌면 걸림돌 같았던 그 시간이, 후에는 나를 가로막고 있는 넓은 바다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 그저 우리는 멈춰버린 태엽 시계의 태엽을 감는 시간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만약 지금, 갈림길 앞에서나 드넓게 펼쳐진 바다 앞에서 걸음을 멈춘 사람이 있다면, 우리가 마주한 고민을 밤 편지에 써 내려 가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삶이라는 길을 걸어가다 드넓은 바다를 마주쳤다. 그저 남들처럼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뿐인데, 어디선가 갑작스럽게 나타난 일들이 쌓여 나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 넓은 바다는 좀처럼 넘을 수 없을 것처럼 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렇다고 쉽게 건널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지만, 그 아무도 나를 돌아봐 주지 않았고 누군가를 붙잡고 도와 달라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한참 동안, 까마득히 깊어 보이는 그 바다를 내려다본 채 서 있었다. 나의 선택으로 인해 실패할 수도 있다. 깊은 바닷속에 빠져버려서 허우적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것은 너무 비겁하고 생각했다. 먼 훗날 애써 모른 척 지나쳤던 이 길을 돌아보며 가보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주머니에 쑤셔 넣었던 편지를 꺼냈다. 밤새 써 내려 간, 이미 꼬깃꼬깃해진 편지를 움켜쥐었다. 깊은 심호흡을 한 후,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미지의 길을 향한 두려움과 실패에 대한 걱정 속에서 얼마나 깊은지도 알 수 없는 바다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갔다. 그리고 질끈 감았던 눈을 떴다. 좀처럼 넘을 수 없을 것처럼 넓게 펼쳐진 바다 위에, 까마득히 깊어 보이던 바다 위에 나는 서 있었다. 내려다볼 때는 깊어만 보이던 바닷물이 내 발목까지 차올라 찰랑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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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법사
좋은 글은 ㅊㅊ! 나는 언제쯤 이렇게 튼실한 글을 쓸 수 있게 되려나.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7-06-16 19:43:27 223.xxx.xxx.xxx
필명104
막장법사님도 충분히 잘 쓰시는 걸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해용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7-06-18 14:03:59
211.xxx.xxx.xxx
춤추는모나리자
와‥ 감사합니다. 저에게 많은 힘이 되는 글이었어요 흑흑‥감동‥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7-06-22 16:39:43 223.xxx.xxx.xxx
필명104
헉... 감사합니다. 제 글이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니 나무 기쁘네요... 하시는 일 잘 되기를 바랄게요!
1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7-06-22 21:44:02
211.xxx.xxx.xxx
춤추는모나리자
감사합니다!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7-06-22 22:38:53
222.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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