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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12일에 꾼 꿈
작성자 웃대웹소설
번호 24261 출처 창작자료 추천 1 반대 0 조회수 48
IP 113.xxx.xxx.xxx 작성시간 2017-10-13 0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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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골의 낡은 가정집에 있었다. 지금 현대 주택의 형태가 아닌, 검정 고무신에서 볼 법한 구조였다.

불이 꺼진 컴컴한 거실에서는 TV가 켜져 있었고 안방에는 거즈와 메스부터 수술 도구가 가득했다.

나는 한쪽 팔을 잘라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민족은 옛날 일제 강점기 시절, 강제노역과 그들의 악행을 피하고자 한쪽 팔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한쪽 팔을 잘라내면, 쓸모없는 인간이 되기 때문에 강제노역을 당하지도, 전쟁에 끌려가지도 않았다. 그래서 어느정도 나이를 먹은 남자와 여자들은 한쪽 팔을 잘라냈다.

내가 살던 시대는 일제강점기가 지났음에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며 한쪽 팔을 잘라내고 있었다.

시간이 되자 아버지는 안방으로 나를 부르셨다. 물론 한쪽 팔이 없는 채였다. 나는 그 행위를 거부할 생각도 없이 터벅터벅 안방으로 들어갔다.

차가운 바닥 위에 누워 멍하게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여러 가지 수술 도구가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소독용 알코올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멍하게 천장을 올려다보던 나는 문득 문밖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한쪽 팔이 없는 어머니가 나를 바라보며 울고 계셨다. 행여나 그 울음이 나에게 들릴까 입을 틀어막은 채로.

반쯤 몸을 문밖에 숨긴 동생은 두려움에 떠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뜨거운 통증이 어깨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나는 터져 나오는 비명을 삼켰다. 어깨에서 튀는 피가 주위로 아무렇게나 튀었다. 피비린내가 알코올 냄새를 덮었고 스윽 스윽, 뼈를 자르는 소리가 내 고막을 찔렀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대청마루에 누워 있었다. 몽롱한 정신 속에서 천천히 일어나 자리에 앉았다.

조용한 시골 풍경 위로 밤하늘의 별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고 풀벌레 우는 소리 위로 이따금씩 들짐승 울음소리가 섞여 들어왔다.

별들이 꽉 채운 하늘을 올려다보다. 환하게 빛나는 저 달이 손에 닿지는 않을까, 나는 손을 뻗었다.

그리고 허전한 감각이 허공을 갈랐다. 그리고 문득 나는 깨달았다. 이미 나의 한쪽 팔은 사라진 뒤라는 것을.

남은 나머지 손으로 어깨의 잘려나간 부위를 더듬었다. 붕대와 거즈는 피에 젖어 축축했고 곧 뜨거운 통증이 어깨를 불태웠다.

입술을 깨문 채 통증을 참았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다 바닥 위로 쓰러지듯이 누웠다. 곧 캄캄한 천장이 내 머리 위를 가득 채웠고 불 꺼진 전등이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잘려나가지 않은 한쪽 팔을 뻗어 전등을 움켜잡는 시늉을 했다. 꺼진 전등이 밤하늘의 달처럼 환하게 빛을 발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그 생각을 비웃듯이 차가운 전등은 여전히 새카만 어둠으로 우리 집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TV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거실에 켜진 TV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TV 속의 사람들은 웃고 있었다. 무엇인가 잔뜩 즐거운 일이 가득한지 하나같이 설레는 표정이었다. 사람들의 눈은 달처럼 반짝였다. 행복해 보였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TV 속 사람들 중에 한쪽 팔을 자른 사람은 없다는 것을. 우리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그 이질적인 느낌 속에서 멍하게 TV를 보았다. TV 앞에 앉아있는 동생은 TV 속에 금방이라도 빨려 들어갈 듯이 브라운관을 응시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TV 속에 한쪽 팔이 없는 사람이 카메라에 잡혔다. 조금 슬픈 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이 카메라를 응시했고 그 화면을 바라보던 동생은 환한 표정으로 짧은 탄성을 질렀다.

그런데 TV 속 사람들이 한쪽 팔이 잘린 사람을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 행복하던 사람들의 표정은 잔뜩 찌그러져 있었고 그럴수록 한쪽 팔이 없는 사람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사람들은 한쪽 팔이 없는 사람을 불쾌한 눈빛으로 바라봤고 때로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욕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며 아이의 눈을 가리는 어머니도 있었다.

거리 위에 서 있던 그 사람은 점점 작아졌다.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혀 차는 소리에 점점 작아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한쪽 팔이 없는 사람이 사라졌다. 다시, TV 속 사람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제 갈 길을 가기 시작했고 TV를 보던 동생이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동생은 TV 속에 서 있던 사람보다 조금 더 슬픈 표정을 한 채, 나를 위로하듯 억지로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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