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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보라 불리는 영주. 2화 (집사의 일)
작성자 김송윤
번호 37907 출처 퍼온자료 추천 0 반대 0 조회수 78
IP 182.xxx.xxx.xxx 작성시간 2017-01-09 00: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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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저작물은 창작자료가 아닌 외부 자료입니다.

해당 컨텐츠의 출처는 http://novel.munpia.com/55595 삿갓笠은 제 닉네임입니다. 입니다.
사실상 집사는 엄연히 귀족으로 통한다.
다만 어느 순간에 가정이 몰락하여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쪽이거나 권위와 명예를 대표하는 수장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해 밀려난 사람들이 그 일을 한다.

오히려 집안일에 있어서는 영주보다도 더 위에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따라서 집사란 자리가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닌 것이기에, 집사는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이번에는 드디어 자신의 영주가 기사를 뽑는 것에 동의를 했다는 것이 더욱 기뻤다.

평소보다 들떠 보이는 모습으로 콧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정원에서 낙엽을 쓰는 하인은 그 모습이 눈에 들어 말했다.
“오늘 기쁜 일이 있으신 모양입니다?”

“아아, 그럴 일이 있었다네, 그건 그렇고 하늘이 참 맑군.”
하인은 집사를 따라 하늘을 올려다봤다.

“난데없이 새털구름이 있어서 높아보이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왜인지 꽃이라도 필 것 같고 말이네.”

정원에 고리처럼 단상으로 놓인 울타리너머에는 가을에 꽃을 내는 품종이 없는 것을 하인은 알고 있기에 집사의 기분을 보다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무슨 이야기인지 말씀드려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집사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말했다.

“얼마 안 있어서 기사를 들이기로 했다네.”
“네!? 기사 알입니까?”
“아니, 그렇게 큰 목소리를 내지 말게.”

집사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말했다.
“귀족들 사이에서 유능한 검사라고 불리는 사람은 내가 미리 점찍어 둔지 오래라네.”
입가가 단번에 갈라질 것 같이 크게 미소를 지은 그였다.

“당장 서신을 보내서 일을 맡아달라고 요청할 것일세.”
“그거 잘되셨습니다.”
하인도 집사를 따라 미소를 지었으나, 얼굴이 갈라질 만큼 크게 할 수는 없었다.

점심에는 하녀들도 집사의 발랄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홍차를 조리하는 하녀에게 천천히 다가가 자기가 직접 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에서는 낯설음이 보일 정도였다.
마른 찻잎을 주전자 뜰채에 받쳐놓고 따르는 뜨거운 물은 약한 김을 내뿜으며 주전자를 천천히 데웠다.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영 손에 안 익는 걸?”
벌겋게 우러나온 홍차의 색깔은 누가보아도 한 입을 허락할 것 같았으나, 입으로는 마치 미숙하다는 듯이 말했다. 검은 색과 갈색이 어우러진 쿠키를 굽고 있던 하녀는 움츠러들었다.

능숙한 모습으로, 자기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걸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쿠키와 함께 차를 낼 생각인가보지?”
구워지고 있는 쿠키를 보던 집사의 말에, 하녀는 치마를 양손으로 잡고 구두의 굽을 뒤로 돌리며 조심스레 고개를 숙였다.
“그렇습니다.”
집사는 흡족한 얼굴이었다.

“차라리 케이크라도 구워보는 건 어떨까?”
“네?”
“아니지, 홍차에 케이크는 별로 어울리지 않지.”

그러면서 저 혼자 빙긋이 웃는 모습을 보고나서야 하녀는 집사가 지닌 즐거움에서 빚어낸 일인 것을 뒤늦게 알 수 있었다.
즐거운 모습으로 접시에 담긴 홍차와 과자를 들고 가는 모습에 하녀들끼리 모여서는 쑥덕였다.
“오늘 즐거운 일이라도 있던 모양이야. 누구 아는 사람 있어?”
“어제 영주님이 바깥에서 돌아온 이후부터 저모양이시던데. 아마 그게 이유가 아닐까?”
“대체 뭘까? 기쁜 소식을 들고 오셨을까?”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하녀들은 저마다 입을 열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다가 영 엉뚱하게 집사의 잠버릇 중에 코를 고는 버릇이 있다는 등의 이야기로 흘러갔다.

집사는 조용히 영주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영주는 아직 앳된 모습이 남아 있는 상이어서 누가 봐도 갓 성인을 넘겼을까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볼 것이었다. 그러나 집사는 경의의 뜻을 담곤 했다.
“오늘도 젊은 끈기가 보이십니다.”
“말 그대로 젊은 나이니까요.”
책상에 놓인 책들 사이에 놓인 종이에는 잉크 따위로 칠한 흔적이 있었다. 집사가 방문을 열어 들어오는 때에 맞추어 책을 한 옆으로 쓸어놓고 쓰던 종이를 잠시 내려놓았다.

안과 밖이 잘 보이는 창문이 달린 영주의 방에는 책이 여러 곳에 꽂혀 있었다. 천장은 붉은색으로 치장되어 있었고, 아래는 짙은 갈색으로 물든 바닥이었다. 집사는 그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무얼 쓰고 계셨습니까?”
영주는 못 들었다는 듯이 홍차와 쿠키를 바라봤다.
“마침 힘들었는데 잘 되었네요.”
그러면서 한 쪽 손은 홍차의 찻잔접시를 잡고 한쪽 손은 찻잔을 집어 조심스럽게 한 입을 마셨다. 입술이 닿아 후루룩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마신 다음에 홍차를 내려놓으며 쿠키를 하나 집어 입으로 데려와 살짝 씹었다.
집사는 영주에게 천천히 다가가 말했다.

“오늘 드디어 기사를 고용한다는 말을 제가 들었습니다. 어느 귀족가로 편지를 보내는 것이 좋겠습니까? 검술이 뛰어나다는 아스트리 가문에 연락을 넣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격식과 명예를 중요하게 여기는 드레비스에 넣을까요? 아니, 차라리 그 유명한 풀란도르 쪽에 넣어 볼까요?”
집사는 신이 난 얼굴로 잔뜩 늘어놓았다. 영주는 그 목소리를 들으며 홍차를 한잔 비워낸지 오래였다.
“한 잔만 더 주시겠어요?”
“아, 예.”

집사는 주전자 뚜껑에 손을 넣으며 조심스럽게 한 잔을 찻잔에 따라주었다.
“고맙네요.”
그리고는 찻잔접시에 다시 손을 내어 천천히 입술을 데웠다.
“저.......말은 듣고 계시는 것입니까?”
집사는 어딘가 석연찮은 기분이 들어 영주에게 말했다. 영주는 별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집사는 그런 모습이 불안했다. 이런 방법으로 어물어물 넘어가려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스쳐간 것이었다.

“제대로 대답해 주십시오. 기사를 거둘 생각은 분명 있는 것입니까?”
영주는 말없이 한 잔 마시다가 천천히 내려놓으며, 말을 아꼈다.
“왜 말이 없으십니까! 저번에 분명 뽑는다고 하였던 것이 아닙니까!”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영주는 집사를 바라보다가, 잠시 먼 곳에 난 창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외면하지 마시고 제 눈을 똑바로 보십시오.”

집사는 영주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영주는 흠흠 하고 헛기침을 내뱉을 뿐이었다. 집사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지금 제게 거짓으로 말을 했던 것입니까!?”
붉은 얼굴과 함께 터지는 음성이었다.“아니, 그건 아닌 걸요. 꼭 뽑기는 할 겁니다.”
그 소리에 움츠러든 영주가 말했다. 집사는 답답한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저번에 부관님도 말하셨잖습니까. 이번에는 반드시 기사를 고용하셔야 합니다.”“그렇죠.........”
“그럼 그 약속을 꼭 지키셔야합니다! 그렇게 생각해도 되겠습니까?”
“네.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그제서 집사의 얼굴은 붉은 얼굴이 아니라 평소처럼 말끔한 인상으로 바뀌어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당장 아스트리에 편지를 넣겠습니다.”
집사는 남은 과자와 차를 들고 영주의 방을 나섰다. 영주는 다만 문 너머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숨겼던 종이를 다시 펴들고 잉크에 다시 손을 대어 쓰고 있었다.

집사의 방 안은 영주의 방처럼 책이 많이 없었으나, 바닥은 영주의 방과 같은 빛을 내고 있었다.
책상에 놓인 펜대를 놀리며 종이에 연신 썼다. 조심스럽게 접었다. 책상의 작은 서랍에서 편지봉투를 꺼냈다. 옆에 놓인 은촛대의 초에 불을 켰다. 밀랍을 꺼내들어 촛불에 녹인 뒤에 봉인할 부분에 조심스럽게 놓은 다음 인장을 찍어 봉안했다.

곧 주소를 뒤편에 적어 방을 빠져나왔다. 마침 복도를 쓸고 있던 하인이 있었기에 다가갔다.
“이 편지를 아스트리로 보내시게.”
하인은 쓸던 빗자루를 허리에 비스듬히 놓은 다음에 편지봉투를 받아들었다.
“알겠습니다.”
하인은 곧 빗자루를 들어 다시 복도를 쓸었고, 집사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방 한 구석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문서가 놓여 있었다. 집사는 그것을 짚었다. 안에는 하녀들과 하인들의 인적사항이 기록되어 있었다.
책상에 올려놓고 보던 가운데, 아까 있었던 구석으로 다시 걸어갔다. 거기에는 성에서 구입한 모든 것들이 기록된 문서가 있었다.

집사는 문서를 책상 위에 놓으며, 두 가지를 맞댄 구석 옆에 놓인 질 나쁜 종이를 꺼내어 예의 잉크로 무언가를 적었다. 군데군데 들어가는 비용을 적어가며 종이에 숫자를 적고 있었다.
집사는 종이에 적힌 것을 보면서, 인적사항 옆에 작은 글씨로 봉급이라는 말과 숫자를 옆에 조심스럽게 적었다.

“이제 봉급은 다 끝났군.”
혼잣말로 중얼거린 다음, 집사는 두 장부를 원래 있던 자리로 놓고, 약간 우중충하게 쌓인 창문 옆 먼지를 손으로 슬쩍 흘겼다. 손가락 끝을 비비는 집사는 곧 바깥으로 나와 청소도구가 있는 쪽으로 걸어간 다음, 먼지떨이와 빗자루와 받이를 꺼내어 자기 방으로 돌아와 먼지를 털어내고 빗자루로 모아 받이에 받았다.

지나가던 하녀는 집사가 나오는 모습을 보며 고개를 숙였다.

“지나가던 길인 모양이지?”
“네.”
“그럼 이걸 좀 맡게.”

먼지를 담은 받이였다. 하녀는 그 받이를 들고 쓰레기를 버리는 곳으로 걸어갔다. 집사는 받이를 청산하고 난 다음에 부관이 있는 방에 잠시 들러 서로 얘기를 조금 주고받았다가 자기네 방으로 돌아왔다.

내일쯤 되어 돌아온 답장에는, 기사를 보낼 수 없다는 서신이 하나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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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ADDY
ㅇㅇㅇ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7-02-13 20:35:59 218.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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