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바보라 불리는 영주. 1화 (부관과 집사와 영주)
작성자 김송윤
번호 37897 출처 퍼온자료 추천 2 반대 0 조회수 114
IP 182.xxx.xxx.xxx 작성시간 2017-01-03 23: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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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컨텐츠의 출처는 http://novel.munpia.com/55595 삿갓笠은 제 닉네임입니다. 입니다.
밀이 사뿐히 내려앉은 포대에서 풍우와 물레로 씻어내는 하얀 밀알은 멀리멀리 퍼져나갔다.
고소하게 빻아진 밀가루에서는 그 고운 가루를 만지는 손길이 있었다.

주름이 터덜터덜한 손으로 부드럽게 밀가루를 다독거려 모양을 집은 다음에는 뜨거운 화로에 비스듬히 넣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에 맛있게 익어가는 빵 굽는 냄새가 거리에 퍼졌다.
이 거리에 흐르는 빵 냄새에, 어느 발걸음은 지나치지 않았다.

“빵 냄새가 참 좋습니다.”

가게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남자에게 웃는 얼굴로 맞이해주었다.

“흰 빵을 굽고 있습니다.”

벽난로처럼 박힌 화로에서 우는 김에서 나는 냄새가 더는 못 참겠던지, 빵 냄새에 이끌린 사람은 곧 손을 낡은 주머니에 대고 말했다.

“빵은 얼마나 합니까?”

“은색 동전 1개에 3개 정도 됩니다.”

조심스럽게 꺼낸 주머니에서의 은색 동전이 빵가게 주인에게로 넘어갔다.

갈색으로 익은 흰 빵을 손으로 잡았다. 갓 구워낸 빵은 뜨거웠다.

길거리에서 먹는 일은 품위가 없는 행동이기에 그는 곧장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집이 좀 이상했다.

집이라고 부르기에는 입구에 달린 문의 크기가 소 네 다섯 마리는 족히 들어갈 크기는 되었고, 어느 호사가라 할지라도 이만큼 거대한 돌담을 지어내기에는 큰돈이 필요할 것이 분명한 곳이었다.
한쪽으로 빙빙 돌아가야 나 있는 작은 문은 아까 보았던 그 큰 문에 비해서 작았으나, 빵을 든 사람이 들어가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천천히 열린 문으로 들어가면, 갈색으로 물든 낙엽들이 땅에 나앉아 있었다.

“나, 왔습니다.”

안에 있는 집에 달린 문에 손으로 두들기면, 천천히 문이 열리며 들어간다.

“오늘은 어디를 다녀오셨습니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말하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거리에 나가다가 빵집에서 익어가는 빵을 사왔습니다. 치즈와 함께 먹으면 좋을까 싶어서 말이죠.”

“그렇습니까? 하긴 벌써 가을걷이를 마쳤으니까요.”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영주님은 바깥에 나서는 걸 즐기면서도 글을 읽는 걸 좋아하시니 옆에서 보는 제 입장에선 참 좋습니다만, 거리로 나아가 빵을 사는 일 정도는 하녀나 하인을 시키는 것이 맞습니다.”

빵을 사온 얼굴은 잠시 일그러지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말했다.

“집사님은 이런 일에는 딱딱하게 구시네요.”

“원래 영주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 앞에 나설 사람은 그런 것입니다.”

집사라 불린 사람은 자기 앞에 선 사람의 옷차림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거기에 낡은 웃옷을 고쳐 입은 것은 위엄이 살기는커녕 초라한 모습으로 보입니다. 영주의 상징인 칼조차도 허리춤에 걸치지 않고 있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옷을 입으면 저인 줄을 다 사람들이 알아볼 거니까요.”

“백성들의 살림살이가 어떠한지 살펴본다는 명목으로 그런 옷차림을 하고서 바깥에 나서는 영주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자신의 일을 제대로 이룬 다음에야 바깥으로 나선 사람입니다. 영주님께서는 저번에 제가 말씀드린 대로 행동하지 않으셨습니다.”

영주라 불린 인물은 잠시 얼굴을 아래로 숙이며 말했다.

“저는 기사를 만든다던가 하는 일에는 관여할 수 없는 걸요. 한 사람을 유지시키는 데에 마을 하나를 유지할 만큼 세금이 들어가는 일인데다가........”

“언제까지 그처럼 어리석게 구실 것입니까! 이러니 다른 영주들은 영주님더러 바보 같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것입니다!”
열을 내며 부르짖었다.

“기사는 곧 영주님을 지키는 든든한 방패입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자기가 가르치는 사병에게 일을 시켜 나라를 지키고, 긴급한 상황에 있어서는 그 사병을 영주님이 마음대로 부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주라 불린 인물에게 그런 것은 별 소중한 것이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그렇지만, 그만큼 드는 돈을 자연스럽게 부담해야 할 건 여기 사는 사람들이잖아요.”

집사는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영주님을 향한 충성의 상징이 아닙니까? 받아들이시고 자신을 위해 사용하셔야죠. 지금도 이곳의 거리에서 돈을 쓰지 않으셨습니까? 그건 영주님의 자유입니다. 기사도 영주님의 자유로 놓을 수 있는 것입니다.”그러자 영주라 불린 인물은 집사라 불린 인물의 말을 언급했다.
“제 자유이니만큼 기사를 두지 않겠습니다.”

집사라 불린 인물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여리게 한숨을 뱉었다.
마침 계단에서는 한 사람이 내려오고 있었다.
“영주님께서 아직도 가사를 들일 생각이 없다고 한 것은 저도 잘 들었습니다.”
“아, 부관님!”
집사라 불린 사람이 그에게 말했다.

“영주님, 물론 기사란 것이 필요 없어 보이겠지만 필요할 때도 분명히 있다는 것을 상기하셔야 합니다.”부관이라 불린 사내는 영주에게 다가가며 말을 이었다.

“전쟁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병사를 모으고 그에 맞춰서 싸워야 합니다. 영주님께서는 병법에 능통하시지 않고 검술에도 그리 뛰어난 재능을 보이지 않습니다. 전쟁이 난다고 하면 반드시 곤혹을 치를 것입니다.”
영주라 불린 사람에게 다가서는 발걸음이 멈추었다.

“내일 당장 전쟁이 일어난다면 제 실력으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하십시오. 차라리 돈을 들여서 유지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미리 대비해놓으면 뒷날의 근심을 피할 수 있다는 옛 말을 떠올리십시오.”
그 말에 영주는 다만 우울한 얼굴이 되어서는,

“괜히 일을 만들 필요가 있나요?”
하고 하는 것이 전부였다. 부관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말했다.
“괜한 일을 만드는 것은 영주님이십니다.”
“제가 왜 괜한 일을 한다고 여기세요?”
영주는 그런 말은 들을 줄 몰랐다는 듯이 말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백성들에게 받는 세금 가운데 일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황제가 계신 성까지 전달해야합니다. 그 일을 지금까지 저 혼자서 해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없는 사이에 난데없이 다른 곳에서 군사를 이끌고 와 국경을 친다면 그것으로 끝납니다. 기사는 그럴 때 쓰라고 있는 것입니다.”
집사는 부관의 말에 응원하듯이 덧붙였다.

“전날 영주님의 아버지께서도 3명의 기사를 두셨습니다. 물론 돌아가시고 난 뒤에는 나이를 이유로 들어 퇴역했지만 말입니다.”
은근히 기사를 3명이상 두어야 한다는 것을 확신하는 것 같은 말투였다.
그러나 영주는 말했다.

“그러면.......딱 한 사람만 기사로 삼을 겁니다.”
“대체 왜 이리 미련하게 구십니까! 눈치가 있으시면 3명은 두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닙니까!”
부관이 따지듯이 묻는 바람에 영주는 천천히 말했다.

“그만큼 기사를 둘 만큼 세금을 걷으면 흰 빵을 파는 빵집 주인은 검은 빵만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 말에 묘하게 수긍이 가는 부관과 집사였으나, 그런 아량은 필요 없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아울러 이런 생각을 하는 영주는 고개를 푹 숙이며 한마디를 내뱉었다.

“저도 제가 멍청한 건 알아요. 그래도 백성들도 사람인 걸요. 사람답게 살고 싶을 거예요.”

집사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이러니 바보란 소리를 들으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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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존자o
문단 사이를 띄우면 읽기 편해요. 문피아는 자동으로 띄워주지만...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7-01-04 21:54:32 61.xxx.xxx.xxx
UDADDY
계속 읽어볼게요 화이팅!!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7-02-13 20:32:36 218.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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