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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여름 밤의 일
작성자 달려라금순아
번호 76885 출처 창작자료 추천 16 반대 0 조회수 1,264
IP 110.xxx.xxx.xxx 작성시간 2018-06-08 01: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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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을 설명하자면 이건 내가 대구에서 살던 때의 일이야. 그렇다고 딱히 대구를 비하하거나 하는 의도는 없어. 집을 소개시켜준 공인중개사 형님은 정말 친절하셨고 알바 면접을 가면 꼭 반드시 음료수를 쥐어주기도 했어. 뭐 개중엔 나쁜놈도 있었지만 어디든 나쁜놈은 있는 법이잖아? 타지에 비하면 엄청 적은 월세에도 귤이라든지 생필품을 챙겨주는 집주인이 계셨고, 무턱대고 시비를 거는 인간도 딱 한 명 봤어.

근데 내가 딱 대구에 들어간 날 최순실게이트 터지고 곧이어 박근혜탄핵 터지고 그러더라고. 하지만 내 잘못은 아니잖아? 아니겠지? 군대 입대한 날 딱 김정일이 사망하기도 했지만 나랑은 상관없는 거잖아? 그렇지?

암튼 그 때 그 한여름밤으로 시간을 되돌려 가보자. 그 날은 비가 살짝 내리고 조금은 습기가 깔린 날이었어. 아스팔트바닥은 거의 말라가고 있었지만 어중간하게 수분을 머금고 있었지. 내가 살던 원룸은 대학교 근처임에도 불구하고 인적이 드문곳이었어. 딱 생필품들만 파는 가게에 편의점 두 곳 음식점 서너개 정도가 전부였어. 대학가치곤 살풍경한 곳이었지. 번화가는 따로 있었거든. 한밤중에 150미터 정도 떨어진 편의점으로 걸어가면 중간에 아무도 못만날확률이 50퍼센트정도는 됐어.

딱히 그 50퍼센트의 확률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 날도 언제나처럼 느즈막하게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향했어. 그 날은 제법 사람이 있더라고. 가면서 세 명 은 마주쳤거든. 헌데 그 중 한 명은 분명 내가 가는 반대방향을 가고 있었지만 어느순간 내 뒤를 졸졸 따라오더라고. 내가 등 뒤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의 인기척을 알아낸 이유는 그 사람이 끌고다니는 자전거때문이었어. 길을 걷는 발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체인과 톱니가 맞물리며 내는 금속음은 내 등 뒤에서 계속해서 들려왔어.

사실 난 발걸음이 느린편이라 어지간한 사람은 날 앞질러 가곤 했거든. 하지만 내 등 뒤에 있는 사람은 계속 같은 크기의 데시벨로 나와의 거리를 좁히지도 벌리지도 않더라고. 그래서 난 속도를 더 늦춰보았지. 아주 약간. 그냥 변덕인양 능청스레 기지개를 켜면서. 그럼에도 여전히 내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커지지도 작아지지도 않았어.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난 그 여자가 날 따라온다고 여기진 않았어. 고작 그거가지고 따라온다고 하기도 그렇잖아? 그냥 우연히 방향을 바꿨고 우연히 발이 아파서 발걸음이 늦어진거지. 아 근데 내가 앞에서 여자라고 말을 안 했었나? 응 여자야. 여기서 '이새끼 자랑치고 있네.'라고 욕하는 놈들도 있을거야. 거기에 더해서 한 마디 더 하겠지. 예쁘냐?

예쁘냐고? 정신차려. 이건 공포물이야. 난 행인들에게 무관심한 편이라 얼굴을 제대로 보진 않았지만 유일하게 가로등이 나가버린 공간에서, 그것도 한밤중에, 인적도 드문거리를 자전거를 옆에 끼고 서있는 여자에 대해서 넌 어떻게 생각해? 처음봤을 땐 그 어두컴컴한 곳에서 가만히 서있더라고. 내가 지나치니 그제서야 발걸음을 옮기다가 홱 뒤돌아서 오는데, 애써 난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길을 걸었던 거야.

편의점에 도착해서 다행히 그 여자는 편의점으로 들어오진 않았어. 게다가 스티커가 잔뜩 붙여진 편의점 창사이로 그 여자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지. 그래서 난 여느때처럼 느긋하게 편의점을 돌아보며 물건을 골랐어. 고른거라고 해봐야 삼각김밥 하나에 500미리짜리 차종류 하나 그리고 담배 하나가 전부였지만 고르는데 신중에 신중을 기한 탓에 시간은 꽤나 지나있었어.

편의점을 나와 집으로 가는데 온 몸에 털이 쭈뼛쭈뼛 서더라. 어디 가버린줄 알았던 그 여자가 어둡고 음영진 곳에서 드륵드륵하고 자전거를 끌고 나왔거든. 나는 애써 못 본 체하고 집으로 걸음을 옮겼어. 진짜 사람이라는 게 끝도 없이 행복회로를 돌리게 되더라. 무슨 일이 있어서 자전거를 끌고 다니는 가보다 생각하면서 원룸 앞 폐건물에 서서 담배를 한 대 물었어. 건물앞에 서며 얼핏 봤는데 그 여자는 그대로 커브길로 접어들더라고.

나는 마음을 놓고 맛있게 담배를 피웠지. 담배를 거의 다 피웠을 무렵 나는 슬쩍 고개를 내밀어 그녀가 접어들어간 커브길 방향을 보았어. 나는 아무도 없구나하고 안도했어.다시 고개를 집어넣으려는데 나와 똑같은 자세로 그 여자가 얼굴을 내밀었어.

너무 놀란 나머지 그 다음엔 제대로 된 상황판단을 하기 힘들었어. 그대로 원룸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꼭 그 여자가 창문밖으로 보는 기분이 들고 한동안 맘이 편할 날이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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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베스트1
난나니뇨
고백해서 혼내주자 [1]
6 0 추천 반대 댓글
[이동]
2018-06-08
[12:33]

183.xxx.xxx.xxx
멸치어좁난쟁이
오우.. 무섭다
1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8-06-08 02:15:46 211.xxx.xxx.xxx
공게요정
스토컨가
1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8-06-08 04:30:25 122.xxx.xxx.xxx
난나니뇨
고백해서 혼내주자
6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8-06-08 12:33:35 183.xxx.xxx.xxx
달려라금순아
난나니뇨님, 저...님 사랑해요...*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8-07-01 09:06:48
110.xxx.xxx.xxx
딸기초코엔
그래서 어떻게됨?
1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8-06-08 22:43:47 1.xxx.xxx.xxx
달려라금순아
그 후로 그 여자를 보진 못했어요. 사실 얼굴도 잘 기억 안 나는데다 약간 통통하고 가벼운 검정색 티셔츠와 짧은 반바지 차림이었다는 것밖엔 아는 게 없어서 나중에 이 사람이다라고 알아채기도 힘들었죠.
1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8-06-09 08:30:44
175.xxx.xxx.xxx
서리꽃
와....사람이면 스토커고 귀신이면 ㄷㄷ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8-06-11 02:00:58 117.xxx.xxx.xxx
펭펭02
님 쓰신 글 다 봤는데 글 잘 쓰시네요 생생하게 묘사잘하시는듯 더 써주세요!!ㅎㅎ 특히 커신본 썰 두번째에서 아파트주위 묘사하는거 음습한 분위기 넘모 잘 살려서 써요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8-06-29 19:40:42 121.xxx.xxx.xxx
달려라금순아
근한 달된 글인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ㅎ 요샌 열공 중이라 시간이 없어서 못쓰고 있었는데 틈날 때 간간히 써서 올려보도록 할게요ㅎ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8-06-30 20:52:05
39.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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