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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밤에 귀신썰 눈팅 하다가 자극받아서 방금 가입하고 첫글을 써봅니다.
시간이 오래 지나니 사람마음이 참 간사한지라 이렇게 글로 올려보는 날도 오게 되네요.
그 당시에는 정말 너무 악몽같았던지라 잊고싶었지만 이젠 많이 덤덤해져서 편한 문체로 글 써봅니다.
글을 써본 경험도 없고 나름 전후관계가 이해가 가도록 쓰다보니 글이 조금 길어질것도 같습니다만
그냥 이런일을 경험한 사람도 있었구나 하는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사건을 겪기전 평소에 귀신을 본다던가 가위를 눌렸다던가 하는 경험은 전혀 없었습니다.
제가 겪은 사건 정황은 대략 2010년 10월부터 출국하기 전 2011년 말까지 집에서 겪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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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군제대를 하고 복학전까지 3개월간 부천 호스트 바에서 일을 한적이 있어. 같은 아파트 동에 살던 친구 소개로 일주일 나갔다가
눌러 앉게 됐다. 여자 호스티스가 손님으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별 진상 손님없이 술먹고 노래만 해주는데도 팁을 많이 주거든.
그러다 손님으로 왔던 누나（이하H로 칭함）랑 친해졌어. 나보다 4살 위였지만 나이차는 별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순수했다.
친구따라 한번 호기심에 와본 일반인이었는데 나랑 되게 잘 맞아서 연락처도 알려주고 밖에서도 몇번 만나고 하다가
어느날 사건이 터졌어. 술먹고 진상피던 손님의 차를 내가 박살을 냈는데 견적이 3천만원이 나왔다. 그냥 그러려니
했으면 됐는데 나도 취기가 올라서 주체를 못했지. 그 뒤는 뻔해.. H가 어찌알고 빚을 갚아주고 방학이 끝나고 일을 관뒀어.
그리고 나서도 그 H랑 쭉 연애했다. 착하기도 했고 돈잘쓰고 하니 안만날 이유가 없었지. 그렇게 몇달즘 지났나....
아빠가 조금 무서운 편이었는데 1년동안 학교도 제대로 안나가고 밖으로만 나돌다가 결국 아빠 눈밖에 나서 집에서 쫓겨났어.
난 바보같이 집에 다시 들어갈 생각을 안하고 H는 회사도 때려치고 둘이 방 얻어서 같이 살았다. 그땐, 서로가 참 어렸었던거 같아.
H는 집도 나름 산다는 얘기를 자주 하기도 했고 그냥 H가 생활비 다 대고 용돈받고 학교다니고 살았어. 학교 가기 싫으면 그냥 둘이 놀러가고
먹고 싶은거 다 먹고 하고 싶은거 다 하고 그렇게 2년을 살았다. 그렇게 살다가 어느날 유난히 대판 싸우다 얘기가 나왔는데 다 큰 처녀가 나랑 별
문제없이 돈 펑펑쓰며 같이 동거한거는 다 이유가 있더라..나 만나기 얼마전에 결혼이 파토가 나고 우울증이 와서 부모님이 좀 오냐오냐했던거야.
대출하고 카드빚 같은것들도 H의 엄마가 다 갚아준거였어. 울면서 나 지금도 엄마몰래 대부업에 3천만원 빚있다는 얘기에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
사실은, H가 나한테 속인 부분이 여러가지가 더 있는데 얘기하자니 너무 길어져서 스킵할게.
여튼 그뒤로 나는 바로 집에 들어가기는 했는데 비밀을 알게되니 결국 서로 소원해 졌고 한달에도 서로 만나고 헤어지기를 계속 반복했다.
그러던 어느날 H에게 선을 봤다는 얘기를 문자로 받고 선본 남자의 등에 업혀오는 모습을 H의 집앞에서 본게 서로가 본 마지막 모습이야.
미련이 많이 남기도 하고 너무 미안한 마음에 연락을 몇번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남자가 전화를 받길래 포기를 하게 됐어.
그러고 몇달 뒤였나...H에게 너무 급하다고 200만원만 빌려달라고 먼저 연락이 왔어. 오죽 급했으면 나한테 연락을 했나 싶었지만
내가 참 나쁜놈인게 아직도 그 남자랑 만나면서 이러는건 좀 실례 아니냐고 말하면서 냉정하게 전화를 끊었다. 그뒤로 정신 차려야 겠다
싶어서 일본유학 준비하면서 어학원 다니고 하느라 한동안 친구들이랑 연락을 끊고 살았어. 그래도 떠나기 한달전 쯔음인가에 친구들을
만나다가 H의 친구에게도 연락이 와서 만나게 됐다. 별로 만나고 싶지 않았는데 꼭 만나서 할 얘기가 있다고 해서 좀 이상했어.
그리고 결국 그 자리에서 아주 충격적인 얘기를 듣고 내 멘탈은 무너져 버리게 돼.
나랑 이별후 얼마안가 H가 선봤다던 남자와 결혼한 얘기, 선을 본게 아니라 사실은 새로 입사한 회사의 남자동료였던 얘기,
회사로 빚독촉 전화와서 결국엔 빚이 들통난 얘기,빚 들통사서 매일 싸운다고 울고 불고 H의 친구에게 밤마다 전화했던 얘기,
마지막으로 이틀전에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까지 다 들었어.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지만 전부 다 사실인걸 인정할수 밖에 없었지. 그 얘기를 다 듣고 그 자리를 그냥 박차고 뛰쳐나왔어.
그리고 내 악몽같은 시간은 이날 밤부터 시작돼.
집에 돌아와 누워서 많이 울다가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삐~ 하는 소리를 듣고 눈을 떴던거 같아. 이게 무슨소리지 하고 몸을 움직이는데
몸이 안 움직이는 거야. 당황해서 뭐야 이거 하는데 말도 안나오고 사실 내가 눈을 떴는지 안떴는지도 모르겠더라구. 아무것도 안 보였으니까..
근데 그때 갑자기 누가 이불속에서 내 발목을 턱 잡더라. 너무 놀래서 발버둥치고 소리 치는데 겨우 끄 끄 거리는 소리만 목에서 나오고 나는
본능적으로 이게 사람이 아니라는건 알았어. 촉감도 그렇고 손의 무게가 사람이 아니더라고. 그 무거운 손으로 발목에서 종아리 허벅지 순으로
뱀이 또아리틀듯이 더듬더듬 감싸면서 천천히 올라오더니 내 가슴위로 뭔가가 턱 걸터 앉더라. 이미 나는 제정신이 아니라 거진 간질환자
수준으로 몸을 버둥거려 봤지만 저항할수가 없었어. 결국, 너무 무서워서 내 딴에는 눈을 질끈 감았는데 무언가가 갑자기 내 얼굴을 촥 감싸더라.
아마도 그것의 손이 아니었나 싶어. 그리고 내 코앞 거리에 무언가가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어.
눈을 감았어도 내 얼굴앞에 바로 뭔가가 있으면 느낌이 오잖아. 심지어 숨소리 같은것도 느껴졌어. 단전 저편에서 부터 깊게 들여마시는 듯한
아주 깊고 긴 숨소리... 아무것도 내 눈에 안보였는데 그것의 색깔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 온통 칡흑같은 검은색이고 여자라는 걸 제외하고는
자세한 형체는 알수가 없지만 성게같이 가시가 빗발치고 빨간 눈...이불속에 누워있는데도 등이 덜덜 떨리고 너무 힘을줘서 턱에 경련이 올정도였어.
나에게 했던 말은 지금도 토씨하나 안틀리고 기억해. 그게 직접 소리를 내서 말한건 아니었던거 같아. 그냥 머릿속에 텍스트처럼 턱턱 들어왔어.
얼굴을 맞대고 '내가 지금은 그냥 가는데 다음에 오면 나 혼자 가지는 않을꺼야.' 그 얘기를 하고 나서 스윽 사라지더니 몸이 가벼워졌던 것 같아.
그리고 나서야 내방에 베란다 창문과 책상 같은 것들이 흐릿한 디테일로 보이기 시작하고 몸이 움직이더라. 나는 몸이 움직이자마자 불을 잽싸게
켜고 한동안 멍 때리고 있었던거 같아. 그때는 내가 꿈을 꾼건지 귀신을 본건지 잘 몰랐지만 결국엔 뜬눈으로 밤을 지샜어.
이 경험을 시작으로 난 지금도 지워버리고 싶은 악몽같은 1년이 시작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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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진 7~8년전 이야기라 단편적인 부분들을 시간의 나열에 맞게 쓰다보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네요.
전후 관계를 따지기 위해 사족같은 얘기도 넣어야 하나 싶었는데 이글도 결국엔 하나의 이야기이다 싶어서 그냥 다 썼습니다.
조회수 여부를 떠나서 내일도 마저 올려볼까 합니다.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어서 이만....
（대화속 인물이 햇깔린다고 하여 추후에 H로 변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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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쿨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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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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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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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서생 |
대박.. 기대되네요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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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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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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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혼밥러 |
재밋어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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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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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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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oikl |
ㄷㄷ 흥미진진합니다 글잘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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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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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7 |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네티켓의 기본입니다.게시물에 상관없는 답글이나 추천유도성 답글을 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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