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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밖에나가지마시오 70화
작성자 삶이무의미함
번호 79210 출처 창작자료 추천 31 반대 0 답글 0 조회 756
작성시간 2020-01-13 21: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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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자연스레 눈이 떠졌다. 분명 꿈을 꾼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찝찝한 마음을 애써 떨쳐내며 몸을 일으켰다. 약간 쑤시기는 하지만 움직이는데 지장은 없었다. 아저씨와 남자는 벽 쪽에 대충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그 옆에는 은혜가 죽은 듯이 누워 있다.

 

.”

 

숨을 크게 내쉬며 창문 쪽으로 다가갔다. 틈 사이로 언뜻 보이는 밝은 빛이 희끄무레하게 보였다. 날이 밝았다. 창문을 열어 공기를 마시고 싶지만 참기로 했다. 괴물들이 모여 있을지도 모르니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했다.

 

흐음.”

 

남자가 자는 모습은 함께 지내는 동안 처음 보는 것 같았다. 항상 은혜 곁에서 시중을 들면서 일체 잠도…… 아니, 마음 편히 쉬는 꼴을 못 봤다. 그런 남자가 벽에 기대어 잠을 자고 있다니…… 점점 사람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인가? 그래. 그럴지도 모른다. 최근 남자는 부쩍 쉬는 시간도 많아졌고, 먹을 것 역시 자주 챙겨 먹곤 했다.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하면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나저나…….

 

다들 어디에 있는 걸까. 이 근처가 아니라면 좋겠는데. , 안전한 곳에 있으니 아저씨와 남자가 왔겠지. 그런 걱정은 하지 말고 어서 합류할 생각이나 하자. 그리고 은혜가 빨리 일어나기를 기도하자.

 

으음…….

 

굵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아저씨가 눈을 떴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역시 은혜의 상태를 살피는 일이었다. 어제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상태에 아저씨는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나를 보았다.

 

고생하셨어요.”

그래.”

 

느릿하게 몸을 일으킨 아저씨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소총과 대검을 점검했다.

 

쓸 만 할 거야.”

 

아저씨는 대검을 건네며 말했다. 그것을 조심스레 받아 들고 대충 허리춤에 끼워 넣었다. 파이프보다는 사거리가 짧지만 확실히 치명상을 줄 수 있는 무기였다.

 

바로 출발할건가요?”

그래야겠지.”

다들 어디에 있어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그나저나 전에 봤던 학생들은 어찌 되었나?”

 

아저씨는 나와 은혜가 겪었을 일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그 많은 괴물들을 혼자 헤쳐 나가진 못했을 거야. 아마 타인의 도움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지. 이곳에 얼마나 많은 생존자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괴물을 상대로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건 그 때 보았던 학생들 밖에 없었어.”

……떠나갔어요. 괴물들에게 쫓겨서.”

그렇군.”

 

그 중 한 놈이 괴물이 되어 은혜에게 치명상을 입혔다고는 말 할 수 없었다. 만약 그랬다면 아저씨는 우리 외에 생존자들 모두를 의심하며 냉정히 뿌리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물론 다 안전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선량한 사람들까지 저버릴 수는 없었다.

 

은혜…… 괜찮을까요.”

 

아저씨의 시선을 분산시키려 은혜 얘기를 꺼냈다.

 

아니, 더 두고 봐야해.”

그렇군요. , 아래 있던 괴물들은 다 처리한건가요?”

우리가 왔을 땐 이미 없더군.”

 

그 정도로 시간이 흐른 건가? 그렇다면 밖은 아직 위험하다는 소리였다. 짧게 생각을 하는 도중 남자도 몸을 일으키고는 은혜를 살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람과 똑같아서 잠시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가지. 진성군 자네가 은혜를 업고가게.”

.”

 

길게 생각하지 않고 은혜에게 다가갔다. 남자는 은혜를 안아 올려 내 등에 조심스럽게 올려줬다. 그리고는 겉옷을 벗어 내 몸과 은혜의 몸을 단단히 동여맸다.

 

은혜야…….

 

가볍다. 너무 가벼웠다. 이런 상태로 어떻게 거리를 활보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서두르지.”

 

아저씨는 거침없이 문을 열고 나갔다. 남자 역시 그 뒤를 따르며 나를 바라봤다. 그래, 서두르는 편이 좋아. 낮이라고는 하지만 괴물들의 수가 월등히 많은 지역이니까 위험해. 두 사람을 따라 재빨리 이동하여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

 

문이 열리자 역하고 비릿한 피 냄새가 났다. 어젯밤 사이…… 아니, 어제 무슨 일이 있던 건가? 아니다. 신경 쓰지 말자. 지이잉. 순식간에 1층에 다다른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자동적으로 침묵했다. 다섯 정도의 괴물 놈들이 몸을 웅크린 채 바닥에 아무렇게나 누워있었다. 희미하지만 먹이의 냄새를 맡고 온 것이 분명했다. 이대로 지나갈 것인가? 전부 처리할 것인가? 아저씨라면……?

 

아저씨도 선뜻 나설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는지 잠시 상황을 지켜봤다. 하지만 남자는 달랐다. 주저 없이 내 허리춤에 있는 대검을 꺼내 괴물들에게 다가갔다.

 

푸슉. 푸슈슉.

 

괴물들의 머리를 꿰뚫고 나서야 사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일단 고비는 넘긴 셈이었다.

 

건물 밖으로 나오자 환한 햇빛과 선선한 공기가 기분을 좋게 해줬다. 폐 속에 공기를 밀어 넣으며 주위를 둘러봤다. 어제의 흔적을 희미하게나마 보여주는 작은 핏자국들과 검은 털들이 여기저기 뜯겨져 있었다.

 

“15분정도 걸어가면 되네. 힘들면 얘기하고.”

.”

 

사주경계를 하며 빠르지만 조용히 이동했다. 남자는 내 뒤에 바짝 붙어 주변을 경계했다. 가끔 건물 틈새로 생명체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아침이라 큰 움직임은 없는 상태였다.

 

저벅. 저벅. 저벅. 거리에는 세 사람의 발자국을 제외하고는 고요했다. 작은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이상하다 그 많던 놈들이 다 어디로 사라진 거지? 하루 만에 다른 곳으로 이동했단 말인가?

 

…….

 

아니다. 그럴 리 없다. 이때까지 봤던 놈들의 습성을 보면 크게 둘로 나눌 수 있었다. 활보하는 놈과 매복하고 있는 놈들. 분명 어디선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거나 잠들어 있을 수도 있다.

 

15분이란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조금만 더 가면 닿을 것도 같지만 저 건물에서 나온 지 오 분도 안 된 시간이다. …… 긴장하지말자. 나까지 이런 마음으로 임하면 아저씨와 남자에게 폐를 끼칠 수가 있어. 빠르게 걷자. 그러면 된다.

 

…….”

 

그러나 내 불길한 예감은 항상 틀린 적이 없었다. 제기랄. 상가 건물 틈 사이에서 진홍색의 눈을 가진 녀석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상가 거리를 서서히 메우기 시작한 놈들은 곧바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으으.”

"크으으……."

 

아저씨와 남자가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수가 아니었다. 어제보다 수가 훨씬 많았다. 어디서 이렇게 불어나버린 것일까. 게다가 타이밍과 수가 너무나 체계적이었다. 설마? 설마!

 

……아저씨?”

정말 운이 없군. 서두르게.”

 

다행인 점은 녀석들이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여서 빠른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예전처럼 동료를 뜯어먹고 우리들을 쫓아 왔다면 힘든 싸움이겠지만, 다행히 그러지 않았다.

 

너무 체계적이에요. 이건 분명…….

 

순간 태성이 놈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우두머리로 변해버린 녀석은 거침없이 나를 날려버리고 은혜를 탐했다. 하지만 놈은 인간으로 돌아왔고 내게 치명상을 입은 채 괴물들에게 당했다. 비록 보지는 못했지만…… 잠깐…… 설마?

 

어딜 가시나.”

 

그 불길한 예감이 들어맞았다. 빠르게 이동하는 우리 앞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괴물들에게 큰 상처를 입은 모양인지 몸 여기저기가 깊게 패여 있었다. 아니, 거의 뜯겨져 있었다.

 

…… .”

 

그런 꼴로 잘도 움직이고 우리 앞에 나타나다니. 쉽게 죽지 않은 것인가…… 상황이 너무 안 좋다.

 

아는 사이인가?”

 

아저씨의 물음에 뭐라 답할 수가 없었다. 바로 저 놈이 은혜를 이렇게 만든 괴물이라고 한다면, 아저씨는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들 것이 뻔했다.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한 법이다.

 

아뇨. 전혀요…….

 

아저씨는 더 이상 묻지 않고 태성이 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거짓말이 들통 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자세한 얘기는 가서 듣지.”

 

아저씨는 의외로 침착했다. 작게 숨을 내쉬며 소총을 겨누었다. 그러나 태성이 놈은 여유 만만한 태도로 고개를 까딱거리며 웃었다. 날카로운 송곳니들이 환하게 빛났다. 확실히…… 남자와는 다른 구석이 있다.

 

그쪽은 이미 시작됐다.”

“!!”

 

어느새 괴물 놈들이 우리 뒤까지 다가온 상태였다.

 

크으으…….

 

녀석들은 비틀거리는 꼴로 우리를 보며 손을 뻗었다. 어쩔 수 없이 길게 뻗은 상가거리 앞으로 걸어갔다. 태성이 놈은 그런 우리를 보며 교활하게 웃었다.

 

키햐햐햐! 유감이야. 그렇지?”

 

나를 보며 웃던 태성이 놈은 돌연 남자를 빤히 보더니 놀라운 얼굴로 말했다.

 

나와 같은 놈인가? 끌끌끌.”

 

제길…… 어째서 저놈은 저렇게까지 운이 좋은 것인가. 분명 괴물 놈들에게 습격을 받았을 텐데 어째서…….

 

대량의 백신을 흡수한 결과인가.”

 

아저씨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럼 어느 정도 앞뒤가 맞아 떨어지는군. 피를 많이 흘린 은혜는 어제와 같은 상태로 일어나지 못하는 거고, 저 놈은 그 은혜의 영향으로 남자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거군.”

그 년만 있으면 우리 모두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태성이 놈은 입 꼬리가 올리며 말했다.

 

 

 

기회를 주지. 그 년을 놓고 가라. 그렇다면 너희들의 목숨을 살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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