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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밖에나가지마시오 68화 [1]
작성자 삶이무의미함
번호 79194 출처 창작자료 추천 40 반대 0 답글 1 조회 1,038
작성시간 2020-01-09 20: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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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파이프를 강하게 쥐었다. 이번에는 실수가 없어야 했다. 시간을 너무 지체하면 안 된다.

 

, 제발!”

 

태성이는 황급히 뒤를 돌아 애원했다. 그러나 공격은 멈출 수 없었다. 그러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다. 많은 것을 봐버렸다. 넌 괴물에 지나지 않아. 다시 파이프를 강하게 쥐었다. 다른건 몰라도 은혜를 저렇게 만든 죄는 절대 가벼이 넘겨서는 안된다.

 

, ! 단순히 살기 위해서였다고! 이건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니야! 내 안의 무언가가 그렇게 시킨 거라고!”

 

발작적으로 외치며 몸을 버둥대는 놈을 가만히 바라본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할 말은…… 그게 다냐?”

 

부웅. 강하게 내리쳤다. 퍼억! 무언가가 부숴 지는 소리가 미세하게 났다. 그와 동시에 거대한 비명소리가 상가를 울렸다.

 

으악! 아아악!”

 

가까스로 파이프를 막은 놈은 보기 흉하게 꿈틀대며 고통스러워 했다. 급박한 순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살고 싶은 마음이 강한건지 느리지만 뛰기 시작했다.

 

죽어라.”

 

단숨에 녀석과 거리를 좁혔다. 성치 않은 몸으로 내게서 벗어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 했다. 녀석에게 다가가 파이프를 강하게 옆으로 쳐냈다. 퍼억! 녀석의 옆구리가 활처럼 휘며 바닥에 쓰러졌다.

 

..아아아!”

 

태성은 연신 비명을 지르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두 눈 가득 그렁그렁 맺힌 눈물이 그것이 진심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 제발! 미안해! 미안해! 제발!”

괜찮아. 이제 죽을 거니까. 피하지 마라. 너만 고통스러우니까.”

 

부웅. 이번엔 녀석의 정수리 쪽을 향했다. 그러나 너무 정직하고 준비동작이 큰 탓에 녀석의 모습이 순간 내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퍼억!

 

가해지는 충격에 헛바람을 들이키며 몸이 앞으로 쏠렸다. 살짝 고개를 돌리니 바로 옆에서 녀석의 두 다리가 보였다. 순간적으로 몸을 틀어 반격을 한 것이다

 

하아!”

 

파이프를 대각선으로 휘둘렀다. 양 팔이 성치 않은 놈은 내게 온전히 반격을 가할 수가 없었다. 그럼 녀석의 선택은 오직 하나. 어느 쪽으로든 피하는 것이다.

 

!”

 

녀석의 몸이 뒤로 크게 물러났다. 그대로 간다. 파이프를 휘두른 반동을 이용해 몸을 돌려 곧장 앞으로 뻗어 나갔다. 그 짧은 순간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퍼억.

 

녀석은 천천히 옆으로 쓰러졌다. 머리 쪽에서 피가 나오는 걸 보니 어느 한군데가 깊게 찢어진 것 같다. , 끝내자. 마지막이다. 다시 파이프를 고쳐 잡고 녀석의 몸통을 다리로 강하게 눌렀다.

 

크으으.”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제길. 시간을 너무 끌렸다. 황급히 고개를 돌리니 괴물들이 은혜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크으으으.”

 

녀석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격렬했다. 여기에 놈을 두고 간다면 짧지만 도망칠 시간은 벌 수 있었다. 은혜를 데리고 도망가야 했다.

 

, 잠깐…….

…….

날 두고…… 가지…… .”

 

마지막으로 짜낸 태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넌 여기서 죽어야 돼.”

 

얼른 은혜를 안아 들고 괴물들이 나타난 곳과 반대로 달렸다. 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괴물들은 분한 듯 포효를 지르며 내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이내 나를 잡을 수 없다고 판단한 괴물 놈은 목표를 바꾸어 태성이 놈을 덮치기 시작했다. 곧 태성의 지척에 다다른 녀석들은 성대한 만찬을 즐기기 시작했다. 먼저 태성의 다리를 강하게 문 괴물은 머리를 격하게 흔들며 살점을 떼어 먹었다. 그것에 자극을 받은 다른 괴물 놈들도 서둘러 태성이 놈을 차례로 덮쳤다.

 

으아아악!”

 

큰 비명소리가 울렸다. 내 손으로 끝내주고 싶었지만 녀석에게 더 없이 어울리는 죽음이었다.

 

시간을 너무 끌린 탓인가. 설상가상으로 몸도 점차 말을 듣지 않기 시작했다. 이 상태로는 멀리 도망가지 못할 것이다.

 

은혜야, 은혜야!”

 

은혜의 얇은 목은 재생된 상태였지만 숨이 너무 미약했다. 가만히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죽었다고 여길 만큼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피를 너무 소모한 탓인지 체온도 점차 떨어지고 있었다. 최악이다. 방법은 없는 것인가?

 

크아아!”

 

뚜렷하고 강렬한 소리가 들렸다. 슬쩍 뒤를 돌아보니 세 마리 정도의 괴물이 검은 털을 온 몸에 두르고 나를 추격하고 있었다. 인간을 먹고 어느 정도 체력을 보충한 덕이었다. 일단 좁은 통로로 가야했다. 여럿이 아닌 일대일로 풀어야 그나마 승산있는 싸움이 될 터였다.

 

허억. .”

 

숨이 금세 차올랐다. 멈추지 마라. 끝까지 달려. 상가 골목 사이사이를 지나 제법 고층으로 보이는 건물로 들어갔다. 정면에 보이는 엘리베이터가 1층으로 맞춰져 있었다. 다행이다.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에 몸을 맡겼다.

 

크아아아!”

 

한 녀석이 나타남과 동시에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혔다. 목표물이 눈앞에서 사라지자 녀석은 괴성을 지르며 문 쪽으로 길게 도약했다.

 

크아아!”

 

지이잉. 하지만 엘리베이터 문은 약하지 않았다. 문에 몸을 부딪힌 녀석은 좁은 문틈사이로 손을 비집고 애를 썼다.

 

크으!”

 

낮게 으르렁거리는 녀석의 손을 바라봤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은혜를 바닥에 얼른 눕히고 파이프를 강하게 쥐었다. 8. 이 건물에서 가장 높은 층이다. 좋아. 이대로 올라가기만 하면 돼. 적당한 곳에 숨어 때를 기다리면 된다. 그럼 한숨 돌릴 수 있어.

 

지이잉. 하지만 내 바람대로 엘리베이터의 문은 굳게 닫히지 않았다. 괴물의 손을 인식한 것인지 단단해 보이던 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낭패다. 이대로 열리면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아니, 그대로 당할지도 모른다

 

크으으!”

 

녀석은 듣기 싫은 괴성을 지르며 양손을 넣어 허우적거렸다. 나를 잡으려는 심산이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허무하게 죽어버릴 수 없어. 내게는 은혜가 있어. 지켜야만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아!”

 

최대한 힘을 가해 녀석의 손가락을 내리쳤다. 빠각! 단단한 파이프로 인해 녀석의 손가락 몇 마디가 기괴한 각도로 꺾이며 뼈가 드러났다. 그러나 녀석은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먹잇감에 대한 집념인지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집착을 버리지 않았다.

 

하아아!”

 

다시 한 번. 녀석이 물러날 때까지 휘둘러야 했다. 빠각! 이번 공격은 꽤나 컸는지 괴물 녀석은 포효를 하며 손을 뺐다. 재빨리 닫힘 버튼을 눌렀다. 이대로 문이 무사히 닫혀야만 했다.

 

크오오오!”

 

먹잇감을 눈에서 놓친다는 분노 때문인지 녀석의 포효소리가 유독 거셌다.

 

크아아!”

 

그리고 또 하나의 포효 소리가 들렸다. 상황이 좋지 않다. 두 녀석이 문을 열려고 한다면 꼼짝 없이 당할지도 모른다. 제발…… 닫혀라. 제발…… 지이잉. 느리게 닫히는 문틈으로 괴물 녀석들과 시선이 마주쳤다.

 

그것이 곧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는 녀석들은 문을 열기 위해 앞으로 다가왔다. 제길! 이대로 있으면 꼼짝 없이 당하게 돼. 제발…… 제발. 빨리 닫혀라. 하지만 내 바람과는 다르게 지이잉. 느리게 닫히는 문 사이로 또 다른 녀석의 손이 들어왔다.

 

허억…… .”

 

다시 파이프를 쥐고 강하게 휘둘렀다.

 

?”

 

하지만 파이프에 맞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느 순간 손을 뺀 녀석들은 서로를 밀쳐내며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애초에 협동이라는 개념을 몰라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크아아!”

 

다행이었다. 본능에 충실한 나머지 중요한 것을 인식하지 못해 다행이었다. 지이잉. 완전히 문이 닫힌 엘리베이터는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체감 상으로는 십년정도 흐른 것 같았다. 온 몸이 축 처지고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바닥에 누워있는 은혜를 바라봤다.

 

…….

 

역시 어떠한 움직임도 없이 그대로 바닥에 누워 있었다.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 모든 상황을 만든 태성이라는 새끼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나를 깔보던 얼굴과 목숨을 구걸하던 놈의 얼굴. 그런 얼굴로 학교에 있는 친구들을 먹어 치웠겠지. 빌어먹을 놈.

 

-.

 

‘8층입니다.’ 라는 무미한 기계음이 들렸다. 가볍게 심호흡을 하고 은혜를 다시 안아 들었다. 좌우로 뻗은 복도와 중간 중간 간판들이 보였다. 일단은 오른쪽으로 향했다. 조용히 지낼 수 있고, 문이 튼튼한 곳을 찾아야 했다. 허기를 달랠 수 있는 곳이라면 금상첨화겠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여유가 없었다.

 

후우. 후우.”

 

네일아트.’ 첫 번째 간판이었다. 그 뒤에 있는 것은 중개사라고 적힌 간판이었다. 둘 다 석연치 않은 장소였지만 반대 방향으로 가기에는 체력적인 한계가 따랐다. 하는 수 없이 끝에 있는 중개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아…….

 

격한 숨소리가 컸던 탓일까. 네일아트라고 적힌 문이 스르르 열리기 시작했다. 곧 느릿한 동작으로 까만 손이 눈에 잡혔다. 마른침을 간신히 삼키고 은혜를 조심스레 바닥에 눕혔다.

 

크르르.”

 

녀석의 두 눈은 밝게 빛나고 있었다. 호리호리한 체형을 보니 여자인 것 같았다. 상당히 오래 굶주린 모양인지 몸 전체가 앙상했다.

 

와라.”

 

파이프를 앞으로 내밀며 말하자, 녀석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하앗!”

 

사정거리다. 한 발자국 길게 떼며 파이프를 강하게 찍어 눌렀다. 푸각. 소리와 함께 녀석은 천천히 무너져 내렸다. 확실한 마무리를 위해 머리를 완전히 곤죽으로 만들어버리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후우. 후우.”

 

심호흡을 내쉬며 중개사 앞으로 다가갔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파이프를 강하게 쥐고 문을 열었다. ‘딸랑. 딸랑.’ 손님을 알리는 방울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20평은 되어 보이는 공간이었다. 군데군데 어질러진 서류 더미와 큰 책상들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저벅. 저벅.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안쪽에 있는 화장실 문을 열었다. 끼이익. 낡은 쇳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며 화장실 특유의 냄새가 났다.

 

됐어…….

 

다행이었다. 솔직히 지금 상태로는 평범한 괴물 놈 하나 상대하기도 벅찼다. 다시 중개사의 출입문을 열고 은혜를 안고 들어왔다. 바닥에 깔린 서류더미들을 대충 치우고 은혜를 조심스럽게 눕힌 뒤 출입문을 이중 삼중으로 걸어 잠갔다.

 

…….

 

그러자 온 몸에 힘이 빠졌다. 더 이상 움직일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빠르게 뛰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키며 크게 호흡을 내쉬었다.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한단 말인가. 은혜는? 저 상태로 오래 버틸 수 있을까? 괴물들이 여기까지 오지는 않을까? 그럼 난…… 난 어떻게 해야 하지?

 

…….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대로 모든 걸 놓아버리고 죽어버리고 싶었다.

 

……퉁퉁.

 

희미하지만 분명 소리가 들렸다. 어디지? 소리가 점차 확대되어간다. 밖이다.

 

 

 

은혜는 여전히 시체처럼 바닥에 누워있었다. 퉁퉁퉁.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드디어 온 건가. 냄새를 맡고서 온 건가. 바닥에 굴러다니는 파이프를 강하게 움켜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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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팅이
제발 아저씨와 일행이기를ㅜㅜ
2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20-01-10 0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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