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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밖에나가지마시오 14화 [3]
작성자 삶이무의미함
번호 78995 출처 창작자료 추천 79 반대 0 답글 3 조회 2,447
작성시간 2019-11-06 08: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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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이익.


커다란 마찰음과 함께 밴이 한쪽으로 기울었다. '꽉 잡아!' 라고 외친 아저씨는 급격하게 핸들을 돌렸다. 다행히 우두머리와 부딪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녀석은 이대로 포기하지 않았는지 우리를 뒤쫓기 시작했다. 크아아! 커다란 포효 소리가 바로 지척에서 들리는 것 같다. 절로 오금이 저려와 나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부아앙!


아저씨는 밴의 속도를 더욱 높였다. 우두머리는 커다란 괴성을 지르며 우리를 따라왔지만 점차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피칠갑을 하고 있는 녀석의 다리가 점차 느려지고 있다. 밤을 새운 생존 속에 녀석도 조금은 지친 것 같았다.


크아아아아!


분하다는 듯 하늘을 보며 힘껏 포효하는 녀석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앗다. 그 모습을 보며 우린 말 없이 눈물을 흘렸다.


모두…… 수고했네.”


 말을 끝으로 아저씨는 묵묵히 차를 몰았다살아남았다. 죽기를 각오했던 우리를 하늘이 도운건지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마지막 우두머리에게 당하기 전 기현이의 숭고한 희생이 아니었다면..


넓은  안은 피로 물들었다. 아저씨의 양팔과 얼굴, . 어디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준우 아저씨와 동생도 마찬가지였다. 은혜만이 온전한 모습으로 조수석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뭔가 우리를 지켜주고 있어요. 이제  약발이  떨어진거고요.]



준우 아저씨의 말이 생각났다. 그래, 우린 아직 살아남을 운명일지도 몰라.


끄으…….


동생의 신음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우두머리의 공격으로 인해 갈비뼈들이 부러졌을 것이다.  이상 고통스러워하는 동생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다.


아저씨  동생…… 갈비뼈가 부러진  같아요.”

……우리 모두 상태가 좋지 않아. 가까운 병원으로 가야겠어.”

모두 도망치고 없을 거예요…….

아니야. 그렇지 않네.”


 말을 끝으로 아저씨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묻고 싶었지만 동생의 신음소리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준우 아저씨는  구석구석을 뒤지더니 이내 작은 구급함을 꺼냈다. 여러 종류의 연고와 압박붕대, 반찬고 등이 들어있었다. 준우 아저씨는 일단 자신의 몸을 지혈 하고  허벅지에 붕대를 감아주기 시작했다.


솔직히  죽기 싫었어.”


준우 아저씨는 나직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붕대를 감는 손은 멈추지 않았다.


계속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 언제라도 형님과 너희들을 버리고 도망갈  있는 타이밍이 온다면 지체 없이 그럴 거라고 마음먹었어. 정말 못된 놈이지?”

아저씨…….

부인과 자식이 죽은 마당에  하나 살아봐서  어쩌겠다는 심보인지…… 참나.”


붕대를  감은 아저씨는 자신의 윗옷을 벗어 동생에게 덮어주었다. 동생은 고통에 정신을 잃었는지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한숨을 쉬며 창문을 열었다. 차갑고 신선한 바람이 폐에 들어오자 살아 있다는 것이 처음으로 실감났다.


천천히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이제  곳은 아빠가 말한 제주도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부산으로 내려가야만 했다. 긴장이 풀리자 졸음이 급속도로 밀려들어왔다. 길게 하품을 하고서 의자에 몸을 깊숙이 묻고 눈을 감는다. 나중을 위해 체력을 보충해둬야만 했다


 

***

 


으음…….


따사로운 햇빛 때문인지 눈이 저절로 떠졌다. 벌써 오후다. 얼마나 잔거지? 밴은 멈춰져 있었다. 모두 곤히 잠들어 있었다. 은혜도 자고 있나? 워낙 몸집이 작아 뒤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몸을 일으켜 확인하려는데 간밤에 다친 상처 때문에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밴에서 내리기로 했다.


드르륵.


밖으로 나오자   병원이 눈에 들어왔다. 병원 앞으로는 여러 상가 건물들이 세워져 있었는데 쥐죽은  고요하기만 했다. 느릿하게 걸어가 밴의 조수석을 확인했지만 은혜는 온데간데 없었다. 어디 간거지?


은혜야~”


병원 안쪽으로 들어갈까 했지만 혼자서 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어디로  거지? 다리를 절뚝이며 벤츠에 가서 앉았다. 사람들이 거닐었을 거리가 고요하기만 했다. 과연 살아있다고 말할  있을까?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있을까?

 

가자…….


어느새 다가온 은혜가  손을 잡아당겼다.  힘에 이끌려 앞으로 몸이 고꾸라졌고 나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다리에 힘을 주어 일어섰다.


크악.”


왼쪽 허벅지에서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은혜는 나를 계속 잡아당겼다.


 그래 은혜야.  아파.  이따가 가자. ?”


은혜의 손을 잡고 달래보지만 소용 없었다. 은혜는 ‘가자라는 말만 반복할  나를 당기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밴의 옆문이 열리며 준우 아저씨가 내렸다.  잤는지 혈색이 좋아 보였다.


~ 내가 방해한 건가?”


준우 아저씨는 능청스럽게 말하며 다가왔다.


그게 아니에요. 은혜가 자꾸 가자고 당겨서. 아파 죽겠는데…….

알아. 농담이지. 그렇게 정색할거까지 없잖아?”


말은 그렇게 하지만 눈은 웃고 있었다.


, 은혜야 오빠 아프니까 여기에 앉자.”


준우 아저씨는 은혜의 손을 잡고 의자에 앉혔다. 은혜는 잠시 앉아 있는가 싶더니 다시 다른 쪽으로 가버렸다.


너무 멀리 가지 .”


준우 아저씨는 은혜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밴의 앞문이 열리며 아저씨가 내렸다. 아저씨는 힐끔 은혜를 보고는 우리에게 천천히 걸어왔다.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아저씨의 양손이 생각보다 심각했다. 왼쪽 팔목과 오른쪽 팔꿈치가 기형적으로 꺾여 있었다.


형님, 괜찮으세요? 손이…….


준우 아저씨는 인상을 찡그리며 물었다. 아저씨는 말없이 의자에 앉아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이대로 가면 우린 얼마가지 못해. 치료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죽을지도 몰라.”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의사가 병원에 남아 있을까요?”

중요한건 의사가 아니야.”

?”


나와 준우 아저씨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아저씨는 쉽게 말하기가 어려운지 입술을 달싹였다. 우리는 재촉하지 않았다.  


중요한건 은혜라네.”


아저씨는  멀리서 뛰어 놀고 있는 은혜를 가만히 보며 말했다.


?”


준우 아저씨는 멀리서 해맑게 뛰노는 은혜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디를 봐도 평소의 은혜와 같았다. 은혜가 문제를 해결해   있을  같진 않아 보였다. 아저씨는 굳은 얼굴로 말했다.


두고 보면 알게 되네. 진성아, 걸을  있지?”

? .”

진성이는 나를 따라오고 준우씨는 은혜를 데려와. 일층 왼쪽 통로로 오다보면 주사실이 있어.”


아저씨는 병원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


나는 절뚝거리며 아저씨의 뒤를 따랐다.



병원 안은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일층에는 문의나 안내를 받는 접수처가 있었고,  뒤로는 일층으로 향하는 계단. 옆으로는 엘리베이터  대가 있었다. 오른쪽 통로에는 매점이라고 써져 있는 간판이 있었다. 아저씨는 머뭇거림 없이 왼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두컴컴한 왼쪽 통로에는 화장실이 있었고,  미터 정도 앞에는 주사실이라고 써져 있었다. 아저씨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저씨는 침대에 앉으라는 손짓을   커튼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내용물이 없는 주사기 하나를 갖고 나왔다.


이내 준우 아저씨도 은혜를 데리고 왔다. 근데 은혜의 표정이 금방이라도 울듯 했다. 뭔가 두려움에  표정. 이때까지 은혜를 봐왔지만 이런 생생한 표정을 본적이 없었다.


싫어. 은혜 갈래.”


두려움에 눈을 굴리던 은혜는 아저씨 손에 들린 주사기를 보며 소리를 질렀다.


꺄아아아! 싫어! 은혜  거야! 아아악!”


하지만 건장한 남자를 당해내기엔 무리였다. 생전 처음 보는 은혜의 모습에 마음이 약해진 준우 아저씨는 잡은 손을 놓아주었다. 은혜는 기다렸다는  문을 열고 나가려 했다.


은혜를  잡아주게. 괜히 움직이게 두면 은혜가 다치니까. 진성이도 거들어주게. 우선 침대에 눕혀.”


아저씨는 은혜를 붙잡으며 말했다.


준우 아저씨는  내키지 않은 얼굴로 은혜를 강제적으로 들었다. 은혜는 양손으로 준우 아저씨의 머리를 마구 때리며 소리를 질렀다.


진성아, 움직이면 다치니까  다리와 허리를 잡아줘.  잡아야해.”


 이래야 하는지 이유를 묻고 싶었다. 울부짖으며 눈물을 흘리는 은혜를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결국 고개를  숙이고 은혜의 얇은 다리와 허리를 단단히 잡았다.


잘못했어요. 은혜가 잘못했어요.”


은혜는 어깨를 들썩이며 대성통곡을 했다.


해야만 .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위험해. 제발 나를 믿고 따라주게. 부탁이야…….


아저씨는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침내 전신이 봉인된 은혜는 울기만 할뿐 저항을 하지 않았다. 포기한  같았다. 아저씨는 손에 들린 주사기를 잡고 한숨을 크게 쉬었다.


조금만 참아줘.”


아저씨가 우는 모습을 보게  줄이야…… 아저씨의 눈물에 나와 준우 아저씨의 눈시울도 덩달아 붉어졌다. 날카롭고 차가운 주사바늘이 은혜의 오른쪽 손목을 따라 올라갔다.


으아앙. 잘못했어요.”


애처롭게 우는 은혜와는 달리 아저씨는 울음을 최대한 참으며 주사바늘을 넣었다. 천천히 주사기를 뒤로 당기자 뭔가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초록색 액체 같은 것이 주사기 안에 빠른 속도로 채워졌다. …… 뭐지? 나와 준우 아저씨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상식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피의 색이 아니었다. 진한 녹색의 액체 같은 것이 은혜의 몸에서 나왔다. 아저씨는 조그만 주사기에 녹색 액체를 한가득 채워냈다. 우리는 그것을 멍하니 보기만 했다.


형님……?”


준우 아저씨는 설명을 해달라는 눈빛으로 녹색 액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저씨는 거칠게 눈물을 닦아내고는 걸음을 옮겼다.


일단 진우가 급하니까 그리로 가지.”


아저씨의 목소리는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놀라운 감정 변화에 놀란 나는 절뚝거리며 아저씨를 뒤따랐다. 준우 아저씨가  옆을 부축해주었다. 병원 밖으로 나온 우리는 밴의 트렁크를 열고 고통에 괴로워하는 동생을 내려다보았다.


아저씨는 주사기를 동생의 팔에 찔렀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주사에 담긴 액체를 동생의 몸에 투여했다. 하지만 동생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아저씨는 다시 트렁크를 닫고 우리를 바라보았다.


 주사를 맞으면 바로 잠이  거야. 잠에서 깨면 몸이 개운해져 있을 걸세. 여기서 잠들면 곤란하니까 아까  매점으로 가지.”


아저씨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나는 굳게 닫힌 트렁크를   보고 아저씨의 뒤를 따랐다. 매점 안은 생각보다 넓었다. 나와 준우 아저씨는 매점 구석에 마련된 커다란 소파에 앉았다. 아저씨는 먼저 준우 아저씨에게 다가가 똑같은 방식으로 주사를 놓았다. 이내 준우 아저씨는   눈을 깜빡이더니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


안심하게. 생사까지 같이한 마당에 자네에게 해를 가할 리가 있겠나?”

아니…… 그냥 두려워서요.”


아저씨는 씁쓸하게 웃으며  팔에 주사를 놓았다. 주사 바늘이 몸에서 나오자마자 몸에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


눈꺼풀이 무거워지며 몸이 뒤로 넘어갔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


…….”

……다니.”


사람소리가 들린다. 얼마나 잔거지? 눈꺼풀이 무거워 바로 눈을 뜨기가 힘들었다.  사람들의 소리가 선명해진다. 동생의 목소리. 분명 차에서 끙끙대던 동생의 목소리가 분명하다. 번쩍. 눈을 뜨고 소파에서 일어났다. 매점 다른 쪽에 있는 간이 테이블에 아저씨와 준우 아저씨. 그리고 동생이 앉아서 뭔가를 먹고 있었다.


?”


꿈인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왼쪽 허벅지를 바라보았다. 설마…… 손을 뻗어 굳게 매져 있는 붕대를 조심스럽게 풀어냈다. 이상하게 가벼운 느낌이야. 이건 마치…… 설마하는 마음에 붕대를  풀어내니 하얀 새살이 돋아나 있었다.


, 뭐지?”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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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다감한
우어.. 잘 봤습니다. 은혜가 뭔가 비밀을 가진 핵심인물인 것 같았지만, 자체 힐러 기능(?)까지 가졌을 줄이야
4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6 09:17:39
당기순이익
잘봤습니다!!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6 09:23:19
소르빈
꿈의파티네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7 08: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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