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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밖에나가지마시오 10화 [3]
작성자 삶이무의미함
번호 78987 출처 창작자료 추천 98 반대 0 답글 3 조회 3,073
작성시간 2019-11-02 17: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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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자식아!”

 

나의 외침에 기현이가 돌아보았다. 늠름한 모습으로 나를 쳐다보던 눈빛이 아닌 한없이 약하고 약한 모습이었다. 학창시절 나를 도와주던 녀석과 나의 모습이 왜 떠오르는 걸까. 순간 충동을 이기지 못해 단숨에 기현이 쪽으로 달려갔다. 

 

기현이는 곧 놀란 표정을 짓더니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진성아.."

살아 있어야 돼!” 

……

 "살아있어라.."

 

기현이는 힘없이 웃고는  답했다.

 

 "진성아.. 네가 알고 있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변해도 넌 절대 흔들리지 마."

 

기현이는 영문 모를 소릴 해댔다. 하지만 그건 내게 중요치 않았다.  

 

 "무슨 소리야 임마. 지금 네 몸 걱정이나 해."

 "그래. 다음에 보자."

 

그렇게 말한 기현이는 걸어가기 시작했다. 난 그 자리에 서서 점차 멀어져가는 기현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해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이내 어둠 속으로 사라진 기현이의 잔상을 눈에 담으며 몸을 돌린다.

 

***

 

……허억!”

 

꿈을 꿨다. 꿈에서 뭔가를 도륙하고 있었는데 아마 괴물이었던 것 같다.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녀석의 목을 사정없이 갈라버렸다. 도망가는 녀석을 끝까지 쫓아가 머리를 반으로 쪼개고…… 쾌감을 느끼며 크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는 내 것이 아닌 괴물과 비슷했다. 그리고 점차 세상이 어두워지고 뭔가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꿈에서 깨어났다.

 

후우…….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오니 고요했다. 조심스럽게 움직여 동생 방문을 열어보니 쥐죽은 듯 잠들어 있는 동생의 모습이 보였다. 은혜 역시 세상모르게 자고 있었고, 아저씨들은 정원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어느새 보름달이 환하게 떠있었다. 나는 현관문을 열고 아저씨들에게 다가갔다.

 

정신이 드나?”

…….”

고생했어. 필래?”

감사합니다.”

 

준우 아저씨에게 담배를 받아 물고 깊게 한 모금 빨았다. 폐에 가득 차는 연기를 그대로 삼켰다.

 

꿈이…… 아니었네요.”

……

이젠 기현이라고 부르지 못하겠죠?”

자네 친구에게 총구를 겨눈 건 미안하네.”

……아뇨. 이젠 친구가 아니에요.”

 

우리 셋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보름달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틀…… 삼일사이에 너무 많은 일들이 지나갔다. 맨 정신으로는 도저히 버티기 힘든……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 진성아 20시에 통신이 된다고 했지?”

…….”

 

준우 아저씨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형님, 집에 통화 안하셔도 됩니까?”

됐어. 알아서 잘 살고 있겠지. 외국이잖아.”

 

아저씨는 손을 내저었다준우 아저씨는 아저씨에게 두 번 권하지 않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뚜르르르. 뚜르르르신호음이 크게 들릴 정도였다. 1분여 동안 신호음이 울린 끝에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젊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준우 아저씨는 작게 입술을 떨었다.

 

[……여보?]

[……당신이야?]

[다친 데는 없고? 괜찮아?]

[. 별일 없어.]

[예한이는…… 잘 있고?]

 

준우 아저씨의 눈이 촉촉해졌다.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이었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아니. 배고파서…….]

[?]

[배고파서 먹어버렸는데? 하도 울어대서 말이야.]

[……?]

[그보다 당신 어디야? 빨리 들어와. 나 배고파.]

 

준우 아저씨는 손을 격하게 떨었다. 더 이상 놔두면 큰일 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아저씨는 전화를 빼앗아 강제적으로 통화종료를 눌렀다. 준우 아저씨는 세상을 다 잃은 듯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소리 없이 흐느꼈다.

 

정말 세상이 더럽게 굴러가고 있어.”

 

준우 아저씨의 말이 너무 와 닿아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인간은 자기가 보려고 하는 진실만을 보려고 한다지. 하지만 이 빌어먹을 세상에는 그런 게 허용되지 않아. 어제 같이 지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변해버리고, 그동안 알아왔던 사람이 더 이상 내가 아는 존재가 아닌걸 알았을 때 그걸 과연 감당해낼 수 있을까?”

…….

 

아저씨는 준우 아저씨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사실 준우씨가 전화를 할 때 말리고 싶었어. 내가 거절을 한 이유도 그거야. 난 지독한 현실을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건지도 몰라. 이런 개 같은 상황에서 가족마저 잃어버린다면 삶의 이유 또한 잃게 되겠지. 준우씨에 비하면 나는 겁쟁이야. 사실 준우씨도 알고 있었잖아?”

끄윽. . .”

 

준우 아저씨는 애처롭게 몸을 떨었다. 그러나 난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다. 이런 세상에서 개인의 문제는 개인이 극복해내야만 했다. 나 또한 기현이를 보내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다짐해야 했다. 다음에 만나면 죽여야 할 대상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저씨…….

?”

어쩌면…… 사람들이 괴물일지도 몰라요.”

…….

생각해 보니 사람보다 잔인한 것은 없더라고요. 아무렇지도 않게 동물들을 사육하고 그것을 식용으로 삼고 눈앞에 아른거리는 허영을 쫓다가 살인을 하고 도박을 하고…… 그런 우리들을 벌하기 위해 괴물들이 나타난 걸지도 몰라요.”

하지만 너는 죽기를 바라지 않잖나? 그 논리라면 마땅히 벌을 받고 죽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맞아요. 그래서 더 제 자신이 싫어요. 사람들을 비하하면서 정작 나 자신은 살고 싶어서 버둥거리며 살아가는…… 정말 재수 없을 정도로 이기적이에요.”

 

그때 현관문이 열리더니 은혜가 눈을 비비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준우 아저씨도 조금 진정이 됐는지 아예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나쁜 사람…….

 

은혜는 아저씨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뭐라고 은혜야?”

 

아저씨는 은혜와 눈을 맞추며 다시 한 번 물었다.

 

…… 나쁜 사람.”

 

은혜는 철문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 셋은 은혜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가로등이 환하게 비춘 탓에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1분 정도 지났을까 어두운 골목에서 뭔가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착각이길 바라며 실눈을 뜨고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두운 실루엣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 단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그 사람. 나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던 그 사람이었다.

 

무사…… 했구나.”

…….

 

아빠다. 마지막 모습과 그대로 검은 양복을 입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철문을 열어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건…… 더 이상 인간이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누구지?”

 

아저씨는 나를 보며 물었다.

 

제 아빠예요.”

 

나는 철문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

안심하세요. 문을 열지는 않을 거니까.”

 

아빠는 철문 사이로 손을 넣고 꽉 쥐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걸까. 이 사실을 동생에게도 알려야 하는 걸까.

 

……아빠도 괴물이야?”

그런 거 아니야.”

거짓말 하지 마! 빌어먹을…… 그런 식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 줄 알아?”

진성아…… 제발 내 말 좀 들으렴. 시간이 얼마 없어.”

…….”

 

아빠는 무거운 한숨을 쉬고는 숨을 골랐다. 

 

일단 난 괴물이 아니야. 믿고 안 믿고는 네 자유다. 엄마는 잘 있어. 걱정하지 말고…… 내가 걱정 되는 건 너야. 내가 절대 다른 사람들을 믿지 말라고 했잖니. 집에서 나가지도 말라고 그렇게 당부 했거늘…….

 

아빠의 표정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그 정도로 내가 한 행동이 잘못 되었다는 건가? 아냐. 이 사람들 덕분에 내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어.

 

이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이야. 내 목숨도 구해줬어.”

……그런 문제가 아니야. 되도록이면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라. 생존자들이 제주도로 모여들고 있어. 일단 부산까지 최대한 빠르게 가. 항구 쪽에 제주도로 가는 큰 유람선이 있을 거야. 매일 생존자들을 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으니까 그리로 가거라.”

? 굳이 나가지 않아도 되잖아. 괴물들은 여기로 넘어오지 못해.”

아니야. 진성아. 일부러 넘지 않는 거야.”

 

아빠는 처연한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

괴물들은 그런 식으로 생존자들을 고립시켜서 아무데도 가지 못하게 하는 거야.”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괴물들은 변신을 하면 이성을 잃은 상태로 공격을 하는 건 맞아. 하지만 녀석들 중에 우두머리가 있다면 얘기가 크게 달라지지.”

 

그 말에 뒤에 아저씨들이 크게 술렁거렸다. 나 역시 마음 속에 큰 동요가 일었지만 지금은 아빠에게서 정보를 들어야만 한다. 

 

…….

돌연변이라고 말하면 이해가 될 거다. 변신을 해도 이성을 잃지 않는 유일한 녀석들…… 그걸 우리는 우두머리라고 부르지. 심지어 우두머리 녀석들은 유창하게 말도 하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도 흉내를 낼 수 있어.”

…….

 

 

 

가만…… 우리? 분명 아빠는 우리라고 말했어. 그렇다면 아빠 이외에 다른 사람들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건가? 괴물에 대한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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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베스트1
아빠와탕수육
밖에나가지마시고 글계속올려주십쇼
18 0 추천 반대 댓글
[이동]
2019-11-02
[20:18]
답글
베스트2
소르빈
만약 감금당해 계시다면 당근을 드시고 이 글을 적어주십시요 나올생각하지마요
6 0 추천 반대 댓글
[이동]
2019-11-02
[20:56]
아빠와탕수육
밖에나가지마시고 글계속올려주십쇼
18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2 20:18:31
소르빈
만약 감금당해 계시다면 당근을 드시고 이 글을 적어주십시요 나올생각하지마요
6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2 20:56:37
170넘음
ㅋㅋㅋㅋㅋㅋㅋ 아 자야되는데 다 봐야겠어
1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6 00: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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