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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밖에나가지마시오 23화 [2]
작성자 삶이무의미함
번호 79016 출처 창작자료 추천 59 반대 0 답글 2 조회 1,163
작성시간 2019-11-15 19: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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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

 

아저씨는 그 말만 중얼거리며 창가 쪽으로 걸어갔다. 남은 우리들은 묵묵히 케이크와 우유를 삼켰다. 생각보다 케이크의 크기가 커서 먹는데 시간이 걸렸다. 잘 씹히지도 않거니와 목에 잘 넘어가지도 않았다. 입안 가득 텁텁함에 침까지 말라가는 것 같다.

 

대충 먹었으면 정리하고 불침번을 정하도록 하죠.”

 

김 대위는 우리들을 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21시부터 불침번을 서도록 하죠. 처음 불침번은 진성이라고 했나? 자네가 해주고. 그 다음은 진우, 그 다음은…….

편하게 아저씨라고 부르십시오.”

. 그 다음은 아저씨께서 맡아주시고 그 다음은 이 소위. 제가 마지막으로 서도록 하겠습니다. 1시간 30분씩 서도록 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잠이 오지 않을 수도 있으나 체력을 보충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모포를 깔고 누워계십시오.”

 

우리는 당구대 위에 올라가 모포를 깔고 누웠다. 이 소위가 모포를 나눠주며 한명씩 덮어주었다. 생긴 것과는 다르게 자상한 사람이었다.

 

지금이 1930분이니까…… , 20시에 통신이 된다고 했었죠?”

 

김 대위의 말에 동시에 자리에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한 곳에 서 있는 커다란 무전기를 바라보았다. 다른 군인들과 연락이 된다면 이 상황을 해쳐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 30분 정도 남았다.

 

“30분 정도 기다릴게요. 통신이 되나 보게.”

그러겠나?”

 

내 말에 모두 동의를 표하며 다시 소파에 앉았다. 밖은 여전히 고요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창밖을 보았지만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동안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의 일들이나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들을 토론하면서 계획을 세웠다.

열띤 대화를 하다 보니 어느새 20시가 되어 있었다. 이 소위는 긴장한 표정으로 무전기를 이리저리 만지며 [On] 스위치를 눌렀다. 무전기에 달린 전화기 같은 것을 빼내고 잠시 신호를 기다렸다. 하지만 들리는 거라고는 바깥에서 부는 바람소리가 전부였다.

 

…….

 

이 소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채 전화기를 내려 놓았다.

 

치지직.

 

그때 거짓말처럼 무전기에서 신호가 잡히는 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란 이 소위는 전화기를 붙잡고 흥분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여기는 브라보 소대. 여기는 브라보 소대. 들리는가?]

 

치직. 치지직신호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탓일까. 이 소위는 무전기의 안테나를 창가 쪽으로 약간 빼고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여기는 브라보 소대. 여기는 브라보 소대. 응답하라.]

[……기는 ……소대 ……는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이 소위는 같은 말을 반복했고 1분 정도가 지난 끝에 상대의 목소리가 선명히 들리기 시작했다.

 

[여기는 차리 소대. 통신 상태 양호하다.]

[여기는 브라보 소대. 현 생존 인원이 어떻게 되는지?]

[여기는 차리 소대. 현 생존 인원 5. 5명이라고 통보함.]

[여기는 브라보 소대 현 생존 인원 2명이라고 통보하고 민간인 4명과 함께 있음.]

[현 위치가 어떻게 되는지?]

[현 위치 오산이라고 알림.]

[차리 소대 위치. 세류라고 알림.]

 

그들의 무전이 이어질 동안 시간이 점차 지나가고 있었다. 1분도 남지 않은 시간이었다. 나는 열심히 무전을 하며 정보를 나누고 있는 이 소위에게 말했다.

 

“1분 남았어요. 그러면 통신이 끊겨요.”

 

이 소위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곧 통신이 두절될 것이라고 알림.]

[양호. 내일 연락을 기다리겠음.]

 

치지직그렇게 교신이 끝났다. 김 대위와 이 소위는 살았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세류라면…… 여기서 올라가야 하지 않소? 합류 하려면 아침 일찍 떠나야 할 것 같은데…….

아저씨 따님은 어쩌시려고요. 내일 다시 교신하기로 했으니 그 때 보고…… 일단은 통신이 된다는 시각을 알아냈다는 것에 만족하죠.”

 

이 소위는 다시 무전기의 [Off] 키를 누르고 안테나를 접었다. 아직 남은 생존자들이 있었다. 그들 모두 괴물에게 대항할 수 있는 무기들을 갖고 있었다. 모두가 하나로 뭉친다면 부산까지 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았다. 문제는 민정 누나와 은혜인데…….

 

“21시부터 정상적으로 불침번을 서도록 할 테니 각자 자리에 누워서 쉬도록 하십시오.”

 

모두 잠자리에 들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나는 소파에 앉아 화살을 다시 한 번 점검했다. 어차피 첫 번째로 서기 때문에 지금 자봤자 도움도 안 될 것 같았다.

 

모두 당구대 위에 누워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가 꽤 고단했기 때문인지 모두 10분도 안 돼 잠에 빠졌다. 곧 조그맣게 코고는 소리와 커다랗게 숨을 내쉬는 소리가 당구장 안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철컥.

 

석궁에 화살을 장전시키고 창문 쪽으로 걸어갔다.

 

휘오오-

 

창문 밖을 내다보니 활동을 시작하는 녀석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보자 나도 모르게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고개를 들어 눈앞에 있는 수많은 건물들을 훑어보았다. 저 곳에도 생존자가 있을까…….

 

…….

 

다시 거리를 내려다보며 녀석들의 행동을 살폈다. 어느새 수많은 녀석들이 나와 먹이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후우…….

 

문득 지하철에서 기독교 신자가 하던 말이 생각났다.

 

[곧 천벌이 내릴 겁니다! 세상이 열리는 날이 올 겁니다! 여러분 모두 그 날을 즐겁게 맞이하여야 합니다. 하느님은 여러분에게 기회를 줬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곧 천벌이 내릴 겁니다! 피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천벌이 내릴 겁니다!]

 

워낙 진지한 표정과 태도에 승객들 다수가 꽤 겁에 질렸었다. 난 무교였기 때문에 그 신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었지만,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

 

[피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천벌이 내릴 겁니다!]

 

어찌되었건 간에 우리들은 살아남아야만 한다. 살아남아서, 은혜와 민정 누나를 데리고 제주도까지 간 다음 아빠와 만나는 것. 그것이 내 최종 목표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 빌어먹을 녀석들을 없애야만 했다.

 

휘이잉.

 

싸늘한 바람에 몸이 떨렸다. 무거운 눈꺼풀이 떠지자 사방이 어두웠다.

 

.”

 

그제야 내가 잠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 정신을 놓은 거지? 두려운 마음에 당구장 안을 둘러보았다. 다행히 일행들 말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다급한 마음에 시계를 보니 다행히 많이 지나지 않아 있었다.

 

후우…….

 

거리에는 여전히 괴물 놈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기지개를 펴고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문득 움직임이 없는 녀석에게 눈이 갔다. 이 건물과 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멍하니 하늘만 올려다보는 녀석. 무슨 생각이라도 하는 것일까.

 

…….

 

쓸데없는 호기심 때문인지 나는 녀석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하늘에 뭐가 있길 래 저러는 거지. 깜깜한 하늘은 환한 달빛을 제외하고는 작은 별 하나조차 보이지 않았다.

 

녀석에게서 시선을 뗀 나는 다른 곳을 둘러보았다. 반복되는 행동만 이어질 뿐 특별한 행동을 하진 않았다.

 

크으…….

 

작은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곳은 바로 아래쪽이었다. 나는 두려움과 긴장감을 최대한 억누르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

 

아까 보았던 그 녀석이 아래에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빨갛게 물들인 눈이 광기로 번뜩였다. 망설이면 안 돼. 내 손에 다른 사람들의 목숨이 걸려 있어. 석궁을 들어 녀석의 머리 에 천천히 겨누었다.

 

크으…… 도와줘.”

 

멈칫. 석궁 방아쇠를 당기는 손이 멈칫했다. 저런 말에 속아서는 안 돼. 나와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괴물이야. 나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에 손을 가져갔다.

 

……, 도와줘. 크으.”

 

피잉푹 소리와 함께 녀석의 이마 중앙에 화살이 꽂혔다. 생각보다 잘 맞아서 스스로도 놀랐다. 만약 총이었다면 그 소음에 모든 괴물들이 몰렸겠지만 석궁의 작은 소음 덕분에 다른 괴물들은 눈치 채지 못했다.

 

위험했어.

 

문득 움직이지 않는 녀석을 보며 의구심이 들었다. 나를 어떻게 발견한 거지? 잠깐의 틈이라도 보인건가? 냄새를 맡은 건가?

 

후우.”

 

다시 한숨을 쉬며 주위를 경계했다. 거리를 활보하던 녀석들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뭐지?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눈치 챈 건가. 나는 창문 옆에 달린 검은 색 커튼으로 몸을 가리고 눈만 내놓았다. 만약을 대비해 자고 있는 사람들을 깨워야 했다.

 

흐으…… 흐으.”

크으.”

 

식은땀이 흘렀다. 만약 저 정도의 규모가 들이닥친다면 우리는 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 들고 있는 석궁을 더욱 꽉 쥐었다. 제발 돌아가기만을 바라면서…….

 

으적. 으적.

 

다행이었다. 녀석들은 이 건물에 관심도 없었다. 녀석들이 관심이 있는 건 오직 죽어버린 자신의 동료였다. 그동안 많이 굶주렸는지 시체를 허겁지겁 먹는 괴물들을 보자 속이 매스꺼워졌다. 나도 물리면 저렇게 변하는걸가.

 

.

 

그 중 한 녀석이 시체의 이마에서 뽑아낸 화살을 손에 꽉 쥐었다.

 

크아아!”

 

녀석은 다른 동료의 이마에 화살을 찔러 넣었다. 그리고는 몸을 들썩이며 살려고 발악하는 동료의 목을 거칠게 물어뜯었다. 이런 식으로 허기를 때웠던 건가? 창민 아저씨가 있던 병원에서 없어진 그 괴물의 시체도…… 그렇군. 대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으적. 으적. 으적.

 

녀석들은 동료의 시체로 허기를 달래기 시작했다. 별로 좋은 광경이 아니었지만 눈을 뗄 수는 없었다. 좋든 싫든 녀석들을 감시 해야만 했다.

 

10분 만에 두 녀석이 싸늘한 주검으로 되어 버렸다.

 

크으.”

 

화살을 가진 녀석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허기를 채우기 위해 사냥감을 물색하는 것이었다. 이윽고 녀석은 괴성을 지르며 두 녀석의 이마를 꿰뚫었다.

 

푸슉. 푸슉아까보다 빠른 속도로 식사를 마친 녀석은 또 다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크어어!”

 

그 중 한 녀석이 화살을 든 녀석과 눈이 마주치자 서서히 뒷걸음을 쳤다. 그제야 살고자 하는 욕망이 생긴 것 같았다. 괴물들은 둘의 대치 상태를 멍하니 보기만 할 뿐 나서지 않았다. 화살을 쥔 녀석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근데 왜 변신을 하지 않는 거지?

 

크으으으.”

 

궁지에 몰린 녀석은 서서히 뒤로 물러났다. 제길. 낭패다. 우려했던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녀석은 머뭇거림 없이 우리가 있는 건물로 들어왔고, 화살을 쥔 녀석도 이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 . . .

 

느리지만 정확한 소리가 들렸다. 나는 황급히 커튼을 치고 자고 있는 사람들을 조용하게 깨웠다. 피곤한 기색인 아저씨와 동생과는 다르게 김 대위와 이 소위는 일어나자마자 석궁부터 챙겼다. 이런 경험이 꽤 많은 것 같았다.

 

녀석이 오고 있죠?”

 

이 소위는 화살을 장전시키며 물었다.

 

. 근데 그게 참……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지금은 다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우리는 화살을 단단히 장전시키고 당구대를 조용히 끌어 입구 쪽을 막기 시작했다.

 

. . 천천히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제발 2층만은 지나가야 할 텐데.

 

꿀꺽.

 

침을 삼키는 작은 소리가 고요한 당구장을 가득 매웠다. 우리는 말없이 석궁을 만지작거렸다. 저 문이 열리는 순간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겨야만 했다.

 

흐으…….

 

 

 

녀석의 실루엣이 어렴풋이 보였다. 우리가 있다는 걸 눈치 챘을까. 녀석은 입구 쪽에 가만히 서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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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빈
퓨퓨퓨퓨퓨퓨퓽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15 22:00:44
당기순이익
어서 다음편을 내놓으십시요!!!!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16 16: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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