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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밖에나가지마시오 21화 [2]
작성자 삶이무의미함
번호 79011 출처 창작자료 추천 73 반대 0 답글 2 조회 1,850
작성시간 2019-11-13 19: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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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쌍한 은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는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여기까지인가.. 우리들의 운은?

 

하늘에서 동아줄이라도 내려줬으면…….

 

준우 아저씨는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

 

두 괴물은 탐색전을 끝내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휘두를 무기가 없어진 작은 괴물은 빠른 발놀림을 이용해 우두머리의 왼팔을 노렸다. 우두머리 역시 작은 괴물에게 사정거리를 주지 않았다. 그러나 작은 괴물은 날카로운 손톱을 온 몸으로 받으며 우두머리의 왼팔을 강하게 쳐냈다.

 

캬오오!”

크아아아!”

 

두 괴물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복부를 완전히 뚫린 작은 괴물은 고개를 힘없이 늘어트렸다. 죽은 것이었다. 우두머리는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작은 괴물을 신경질적으로 땅에 내다 꽂고 길게 포효했다.

 

크워어어어어!”

 

승리의 포효일까. 동족을 죽였다는 안타까운 포효일까. 그것도 아니면 고통스러운 포효일까. 2미터가 훌쩍 넘는 큰 괴물의 왼손이 허전해 보였다. 길게 포효를 마친 괴물은 우리들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곧 괴물은 죽어버린 동족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

 

한 마리의 맹수가 따로 없었다. 지금이라도 도망쳐야했지만 저 우두머리 상대로는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였다.

 

이제 우리 차례인가…… .”

역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네요. 마지막 순간까지도 살고 싶어 하는 욕구가 멈추지 않아요. 하하하.”

 

준우 아저씨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 털썩 앉았다. 나와 아저씨도 그 옆에 나란히 앉았다. 우리들은 멍하니 앉아 점점 다가오는 괴물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물리면 저렇게 변할 수 있을까. 아니면 흉하게 침을 질질 흘리며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평범한 괴물로 변할까.

 

하아…….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죽음이라는 벽 앞에서 이렇게 무지할 줄이야. 결국 이렇게 죽는 거구나.

 

크으으.”

 

바로 앞까지 다가온 괴물은 우리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이윽고 손톱을 길게 세운 괴물의 손이 서서히 올라갔다. 저것이 내려쳐지면 제일 먼저 죽는 것은 준우 아저씨가 된다. 그 다음은 동생…… . 아저씨.

 

제길.”

 

준우 아저씨는 그렇게 말하며 눈을 감았다.

 

휘이잉날카로운 바람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 아아. 이렇게 죽는 것일까.

 

푸슉.

 

크아아아!”

 

녀석의 고통스러운 비명소리에 퍼뜩 고개를 들었다. 날카로운 화살촉 같은 것이 녀석의 옆구리에 깊게 박혀있었다.

 

크으으.”

 

우두머리는 예상치 못한 공격에 몸을 휘청거렸다. 하지만 공격이 멈추지는 않았다. 녀석의 날카로운 손톱이 빠른 속도로 아래로 내려갔다.

 

하압!”

 

찰나의 기지를 발휘해 준우 아저씨가 옆으로 굴렀지만 녀석의 속도가 너무 빨랐다. 곧 익숙한 파육음과 함께 준우 아저씨가 비명을 질렀다.

 

크아악!”

 

준우 아저씨는 자리에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했다. 괴물은 씩씩거리며 화살촉을 단숨에 뽑아내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 슈우욱. 연이은 두 발의 파공음이 들렸다. 이윽고 우두머리의 명치에 깊게 박힌 두 개의 화살이 눈에 들어왔다. 명사수.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는 않지만 누군가가 우리를 도와주고 있었다.

 

크오오오!”

 

괴물은 거칠게 포효를 하며 두 개의 화살을 동시에 뽑았다.

 

슈욱. 슈욱. 슈우욱. 다시 공격이 이어졌다. 녀석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한 곳을 노려보았다.

 

항상 재수가 좋구나. 하등한 생물주제에.”

 

그렇게 말한 녀석은 멀찌감치 떨어진 왼팔을 들고 빠른 속도로 멀어져가기 시작했다. 이내 완전히 사라져버린 괴물의 비릿한 냄새만이 남은 공간 우린 격한 숨을 몰아 쉬었다. 꿈만 같다. 다시 한 번 죽음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크윽.."

아저씨..”

 

준우 아저씨는 거칠게 호흡을 하며 나를 천천히 올려다보았다. 그 눈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지만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저씨는 살 수 있다고요. 포기하기에는 아직 일러요. 우리를 구해준 사람들이 아저씨도 구해줄 거예요. 조금만 참아요.

 

……아저씨.”

 

그러나 계속 새어나오는 피가 어느새 조그만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다. 이렇게 오래 방치하면 분명 살지 못할 것이다. 나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낡고 허름한 건물 창가 쪽에서 두 명의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살려주세요! 여기 사람이 죽어가요!”

 

내 말에 두 남자는 서로를 보며 뭐라고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아니, 지금 사람이 죽어 가는데 무슨 할 얘기가 있다는 거야? 어느새 내 곁으로 다가온 아저씨와 동생은 그저 묵묵히 준우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빌어먹을! 이럴 거면 왜 구해줬어! 이 망할 놈들아!”

 

분노 섞인 나의 외침에 두 남자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만두게. 저 사람들도 목숨을 걸고 우리들을 구해준거야.”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렸다. 누구보다도 착하고 우리를 위해주는 사람이었다. 이대로 죽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 그만해. 난 괜찮으니까.”

아저씨…… 포기하지 마세요. 제발.”

 

준우 아저씨의 손을 꽉 잡았다. 점점 창백해져가는 준우 아저씨를 보며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그저 손만 잡아주는 것뿐이었다. 순간 준우 아저씨와 함께 했던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훑고 지나갔다.

 

[난 박준우라고 해. 사는 곳은 여기 근처야. 경호 일을 맡고 있지.]

 

처음 4층 사무실에서 우리들을 구해준 준우 아저씨.

 

[~ 내가 방해 된 건가?]

 

병원 앞에서 은혜와 나를 보며 음흉한 표정으로 웃음을 짓던 준우 아저씨.

 

쿨럭…… 쿨럭.”

 

가슴이 먹먹했다.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목에 뭔가가 콱 막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준우 아저씨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

 

, 사내자식이 이정도 갖고…… 울고 그래…….”

 

혈색을 잃은 준우 아저씨는 나를 보며 힘겹게 미소 지었다.

 

진성아, 저길 보게.”

 

아저씨의 말에 고개를 돌리자 아까 두 남자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등에는 꽤 커다란 석궁을 매단 채 구급상자를 들고 있었다.

 

진성아, 숱하게 겪어 와서 알지 않은가? 인간의 욕심이란 끝이 없다는 것을…….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다시 고개를 돌려 준우 아저씨의 손을 꽉 잡았다.

 

……제길. 갑자기 왜…… 이렇게 졸리지?”

 

준우 아저씨는 서서히 눈을 감았다. 아저씨의 한쪽 눈에서 투명한 액체가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많이 다치셨습니까?”

 

두 남자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우리 앞에 멈춰 섰다. 준우 아저씨의 상태가 꽤 심각하다는 걸 알았는지 표정이 어두웠다. 두 사람은 구급상자에서 헝겊과 소독약을 꺼내 준우 아저씨의 상태를 살폈다.

 

아직…… 약하게 숨을 쉬고 있어. 상태가 위독해.”

 

준우 아저씨는 끝까지 생명의 줄을 놓지 않았다.

 

그럼 그렇지. 우리를 두고 갈 아저씨가 아니야.”

준우씨가 그 정도로 약한 사람은 아니야.”

 

동생과 아저씨는 두 남자의 일을 거들어주었다.

 

이 사람의 혈액이 뭔지 모르겠네. 다들 혈액형이 어떻게 되세요?”

 

한 남자의 말에 우리 형제는 A형이라고 말했고 아저씨는 O형이라고 말했다. 남자는 잠시 고민하더니 구급상자에서 헌혈을 할 때 쓰는 기구들을 꺼내 나와 아저씨의 동맥 쪽에 주사를 놓았다.

 

혹시 모르니 두 사람의 혈액을 뽑도록 하죠.”

 

우린 말없이 끄덕이며 준우 아저씨의 치료과정을 지켜봤다. 검은 등산복이 완전히 붉게 물들어 있었다. 두 남자는 등산복을 거침없이 잘라내고 그 안에 있는 티까지 잘라냈다.

 

다행히 척추는 다치지 않았어.”

 

잘만 치료를 한다면 걷고 서는데는 지장이 없을 것 같았다. 남자는 구급상자에서 소독약을 꺼내 베인 부분에 쏟아 부었다. 그 고통이 엄청났는지 혼절한 준우 아저씨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어느 정도 소독이 된 것을 확인한 남자는 깊게 베인 부분을 꿰매기 시작했다. 다른 남자도 마찬가지로 허리 옆 부분을 꿰매기 시작했다.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풍부한 경험에서 비롯된 실력이었다. 두 남자는 최선을 다해 준우 아저씨를 치료했고, 우리는 초조한 심정으로 그것을 지켜보았다. 5분도 되지 않아 봉합을 모두 마친 두 남자는 혈액 팩을 들고 준우 아저씨에게 투여하기 시작했다.

 

이 혈액이 맞기를 기도나 하십시오.”

 

그 말을 한 남자는 준우 아저씨의 상태를 지켜보기 위해 편하게 앉았다. 남은 남자는 동생과 함께 구급상자를 정리하고 우리에게 다가왔다. 갈색 피부와 탄탄한 근육. 약간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30대 정도의 남자였다.

 

정말……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아저씨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닙니다. 덕분에 돈 주고도 못할 구경을 했어요.”

 

남자는 손을 내저으며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아깐 욕해서 정말 죄송했습니다. 너무 흥분해서…….

 

생명의 은인에게 빌어먹을 놈이라고 한 것이 뼈저리게 후회가 됐다. 하지만 남자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가볍게 웃어 넘겼다.

 

하하하. 아니에요. 그 상황에서 동료가 다쳤는데 안 그러고 배기겠어요? 이해합니다.”

김 대위님. 일단 자리를 옮겨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겠군.”

 

대위? 두 사람의 행색은 영락없는 일반 아저씨인데…… 군인이었던가? 아저씨는 초라하게 서있는 밴을 가리켰다.

 

괜찮으시다면 저희 밴을 이용하시는 게…….

, 감사합니다. 이 소위. 밴으로 환자를 옮기지. 여러분들은 여기 구급상자를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구급상자를 건네준 김 대위는 이 소위와 함께 준우 아저씨를 들어 밴에 옮겼다. 우리는 구급상자를 잘 품고 각자 자리에 앉았다.

 

제가 운전하죠.”

 

김 대위에 말에 아저씨는 선뜻 운전대를 넘겨주고 조수석에 앉았다. 우리들은 뒤에 앉아 천천히 출발하는 밴에 몸을 맡겼다.

 

우우웅-

 

김 대위는 천천히 밴을 몰았다. 우린 멍하니 앉아 창밖의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토록 무기력한 적도 없었을 거다. 정말 이런 곳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부우웅. 밴은 5분도 되지 않아 처음 김 대위와 이 소위가 우리에게 지원 사격을 해준 낡고 허름한 건물에 도착했다. 김 대위와 이 소위는 조심스럽게 준우 아저씨를 들어 2층으로 올라갔다.

 

1층에 있는 사무실이 눈에 들어왔다. 다시 계단을 올라가니 김 대위와 이 소위가 문 앞에서 약간 물러나 있었다.

 

당구장……?”

 

당구장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큐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여기서 뭐하려는 거지?

 

당구대가 넓어서 침실 대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남는 게 당구대이니까요. 여러분들도 충분히 쉴 수 있을 겁니다.”

 

김 대위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주저 없이 당구장의 출입구를 열었다. 역시……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거라곤 초라하게 자리 잡은 여러 개의 당구대와 아무렇게나 어질러 놓은 큐대뿐이었다. 거기서 정말 여러 밤을 보냈는지 꽤 많은 모포가 한 당구대 위에 아무렇게나 접혀 있었다. 김 대위와 이 소위는 가장 가까운 당구대 위에 준우 아저씨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모포를 덮어 주었다. 이 소위는 혈액 팩이 잘 공급할 수 있도록 준우 아저씨 곁에서 가만히 서 있었고, 김 대위는 식은땀을 대강 훔치며 우리를 바라보았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닙니다. 저희야말로…… 어찌 감사의 인사를 해야 할지.”

 

모두가 같은 심정이었다.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김 대위는 멋쩍은 듯 웃음을 흘리며 아이스티를 가져와 한잔씩 따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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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머리에한발
너무 재밋어여 .... 대앰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14 10:26:29
다정다감한
늘 잘보고 있어요. 추천
1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14 1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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