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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밖에나가지마시오 12화 [9]
작성자 삶이무의미함
번호 78990 출처 창작자료 추천 78 반대 0 답글 9 조회 2,278
작성시간 2019-11-04 11: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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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지. 준우씨 말이 맞아. 녀석이 공격을 예고한건 세 시간 후. 그럼 그 안에 우릴 공격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겠지. 지금부터 내 집에 빠르게 간 다음, 쓸 만한 것들을 챙기고 나서 다시 이리로 오는 거야.”

 

아저씨는 덤덤하게 말했다. 그 말에 선뜻 동의할 수 없는 나와 동생은 아저씨를 그저 보기만 했다. 아저씨는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두머리 녀석이 분명 괴물들을 통솔하고 있을 거야. 세 시간 후에 공격을 하려면 좀 쉬게 놔둘 확률이 높아. 그렇게 되면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최소 두 시간. 물론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어. 하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녀석들에게 좀 더 많은 피해를 줄 수 있으니까 꾸물거릴 시간이 없네.”

형님, 제가 같이 가겠습니다. 너희들은 여기서 은혜를 지키고 있어.”

 

준우 아저씨는 결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지.”

 

두 사람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현관문을 열고 나섰다. 나와 동생은 거침없이 걸어가는 두 아저씨를 보며 제발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빌었다. 아저씨 집이 바로 옆이라고 해도 최소 7~8층은 됐다. 큰 리스크가 따르는 일인 것은 틀림없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자.”

 

동생은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

 

우리가 향한 곳은 옥상이었다. 시야가 제일 넓고 괴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이 용이한 곳. 제길…… 이젠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건가?

 

 "근데 너무 이상하지 않아?"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동생이 말했다. 그 말이 선뜻 무슨 뜻인지 몰라서 고개를 몇 번 갸웃거려야했다.

 

 "아빠 말야. 어떻게 그 말을 한 후로 바로 우두머리라는 녀석이 오는거지? 너무 앞뒤가 잘맞는거 아냐?"

 "..들었어?"

 "아저씨들이 살짝 얘기해주더라. 너무 이상하다고. 나도 그래. 아저씨들이랑 나만 이런 생각 하는거야? 아저씨들도 영 표정이 안좋았다고."

 "일단은 우리 아빠야. 사실을 확인하기 전엔 아무것도 판단하지 못해."

 

동생과 나는 말없이 전방과 후방을 맡고 묵묵히 그곳을 주시했다. 어두컴컴한 거리에는 이제 가로등 불빛들도 모조리 꺼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자살이 더 편하지 않을까?”

 

가만히 전방을 주시하던 동생이 말했다.

 

아니, 그건 싫어.”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어차피 같은 거잖아.”

그렇긴 하지. 하지만 조금이라도 녀석들을 조지고 죽는 게 편하겠어.”

좋아.”

 

오랜만에 동생과 하는 대화였다. 하지만 이 대화도 곧 끊기게 되겠지. 앞으로 2시간 40분 정도가 남았다.

 

휘이잉선선하고 차디찬 바람이 양 볼을 스쳐지나갔다.

 

앞으로 남아 있는 시간은 두 시간. 그동안 후회 없이 살았었나? 남들에게 꽤 괜찮은 삶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 말하지 못하겠지. 죽어버리면 그걸로 끝이니까. 다시 느릿하게 예전 일들을 떠올랐다. 주마등처럼 느리게 떠오르는 기억들.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걸까.

 

.”

?”

“정상일까?”

 

그 물음에 시원한 답을 내릴 순 없었다. 

 

자기 말로는 정상이라고 했어.

네가 보기엔 아빠…… 어때 보였어?”

그냥 정상 같았어. 다른 사람들이랑 괴물들을 여러 방면으로 조사를 하는 것 같더라고.”

 

'그래.' 라고 말한 동생은 다시 말 없이 경계를 시작했다. 무거운 침묵만이 감도는 공간. 끼이익멀리서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사히 돌아온 아저씨들은 각자 더블 백을 매고 들어왔다.

 

거들어주게나.”

 

아저씨는 우리를 보고 말했다. 나와 동생은 지체 없이 옥상에서 내려가 정원으로 나갔다.

 

아저씨, 생각보다 무서운 게 많네요.”

허허. 군 시설에서 슬쩍 했지. 일이 이렇게 되가는데 군대는 뭐하고 있는지 원…….

 

이건 슬쩍한 정도가 아니다. 10개 정도의 수류탄과 2개의 크레모아. 그리고 몇 개의 알람줄…… 이건 절대 혼자서 빼낼 수 없는 대량 살상무기였다. 아저씨도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군인이 있다는 건가? 아무렴 어떤가. 지금 우리에게는 내일을 생각할 여유 따윈 없었다.

 

수류탄은 각자 2개씩 받아두게. 군대도 다녀왔으니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고 있겠지?”

.”

 

우리는 수류탄을 단독군장 앞에 단단히 고정시켰다. 준우 아저씨는 아저씨를 도와 크레모아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나와 동생은 크레모아에 연결되는 선들을 정리하고 걸레로 닦아내었다. 만일에 대비해 스위치 테스트도 해보고 정원 가운데에 설치하기로 했다.

 

줄은 넉넉했다. 길게는 50미터까지 줄을 연결할 수가 있어 집 안에서도 크레모아를 작동시킬 수 있었다. 만반의 준비를 끝낸 우리들은 다시 집안으로 들어왔다.

 

이거…… 실감이 안 나는데요? 폭풍전야라는 말이 딱 어울리네요.”

괴물들이 들이 닥쳐야 실감이 나겠지.”

그나저나 은혜는 어쩌죠?”

 

소파에서 곤히 잠을 자고 있는 은혜가 눈에 들어왔다. 곧 죽을 시간이 다가오는데 은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잠을 자고 있었다.

 

일단 2층에 데려다두고 정말 최악의 상황까지 가면 우리 중 은혜와 가까이 있는 사람이…….

…….”

 

우리는 은혜에게 고통을 안겨줄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아저씨는 말을 끝까지 하지 않았지만 그것이 무얼 뜻하는지 알고 있었다. 아저씨는 은혜를 조심스럽게 안아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남은 우리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식탁에 앉았다. 그러다 문득 아빠가 자주 마시던 양주가 생각났다.

 

맨 정신으로 버티기에는 힘든 일이니까 술이라도 한잔씩 하죠.”

 

동생은 내 의견에 동의한다는 듯 컵을 꺼내 왔다.

 

웬 술?”

 

은혜를 눕히고 온 아저씨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마지막인데 뭐 어때요. 형님, 한잔 받으십시오.”

나 참…….

 

아저씨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잔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조르륵. 독한 알코올 냄새가 후각을 마비시킬 것 같았다.

 

이거 비싼 술 아닌가? 00타인…… 50년산?”

지금 그런 거 따질 때입니까. , 건배!”

건배!”

 

마지막 각오를 이 한잔에 모두 담아 단숨에 들이켰다. 식도가 타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배가 알싸하게 뜨거운 것이 정말 맛이 없었다.

 

왜 이런 걸 마시는지 모르겠어요.”

네가 아직 사회에 나가보지 않아서 그래. 대한민국에서 가정을 가진 남자들은 절대 나약함을 보여선 안 되지. 가장이라는 존재가 그만큼 어깨를 무겁게 하는 거야. 밖에서 당한 설움이나 안에서 당한 설움을 양주 한잔으로 달래는 거지. , 그렇잖아? 대부분 외식을 권하는 것도 아버지들이고…… 음식보다는 술로 기분을 풀 수 있기 때문에 외식을 하는 걸 거야.”

전 아직 젊어서 모르겠는데요? 하하하.”

그렇지. 준우씨도 막 결혼했으니까. 나처럼 기러기 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더군.”

 

아저씨들은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걸까. 어떻게 하면 이렇게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걸까. 지금도 나는 초조해서 죽을 것 같은데. 아저씨는 두 번째 잔을 단숨에 비워냈다.

 

진성아, 너무 긴장하지 마. 진우 너도…… 사람이 태어나는 것에는 순서가 있지만 죽는 것에는 순서가 없어. 태초에 우리는 흙으로 만들어졌다고 하잖아?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것뿐이야. 물론 자신들의 존재 자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분명 두려운 일이야. 하지만 피할 수도 없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모든 걸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후회 없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이야.”

……아저씨는 그런 경험이 많았나 보네요.”

그렇지. 몇 년 전에 북한이 땅굴을 파고 남침을 한 적이 있었잖아? 그때에도 나는 총알이 난무하는 현장을 아무런 보호구 없이 뛰어다녔어. 당시에는 두려워서 죽는 줄 알았지. 근데 돌아가신 아버지가 방금 내가 한말과 똑같이 해주시는 거야. 그래서 나는 용기를 낼 수 있었고 덕분에 이렇게 살아있지.”

역시…… 죽는 건 무서워요.”

 

고개를 숙이고 눈을 꼭 감았다. 제발 이 현실이 꿈이길 바래보지만 시간은 냉정하게 흘러갔다.

 

피워. 마지막 담배니까.”

 

동생은 담배 한 개비를 내밀었다. 나는 그것을 받아들고 입에 물었다치직불에 타는 담배가 점차 사라지며 폐에 안 좋은 연기가 가득 찼다. 우리 네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담배를 묵묵히 태우기만 했다.

 

 "여기서 살아나가면 편의점에 있는 담배들 모조리 털어버리죠."

 

그 말을 시작으로 멀리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랑. 딸랑집 밖에 멀찍이 설치해두었던 방울 소리가 청각을 자극했다. 때가 되었다. 떨리는 심장 박동을 애써 진정시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반이나 남아 있는 양주를 컵에 따르고 단숨에 들이켰다. 식도가 타들어가는 이 느낌도 오늘이 마지막이겠지

 

아저씨는 물고 있던 담배를 컵에 지졌다.

 

이때까지 고생 많았네.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놈들을 최대한 많이 죽이는 걸로 만족하자고.”

나름 괜찮은 삶이었어요. 예쁜 마누라랑 결혼도 하고 토끼 같은 자식도 낳고…… 남부럽지 않은 연봉제의 직장까지 얻었고, 제대로 된 효도도 한 번 해보고…… 그리고 이렇게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동료들도 만나보고. 요즘 같은 세상에 타인을 알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

 

준우 아저씨도 컵에 담배를 지지며 말했다.

 

아저씨들에 비하면 제 삶은 짧았지만 여러 가지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동생은 짤막하게 말했다.

 

제가 할 말을 동생이 해서 딱히 말할 건 없네요. 그래도 준우 아저씨 말대로 은혜와 아저씨들을 알게 돼서 기뻤습니다. 생사까지 같이 한 마당에 우리는 한 식구라도 봐도 되겠죠?”

그렇지.”

 

모두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딸랑. 딸랑2차 알림이 들렸다. 이제 녀석들을 반겨줘야 할 시간이다.

 

그럼 가지.”

 

그 말을 끝으로 우리는 천천히 움직였다. 굳게 닫힌 현관문을 열고 정원으로 나왔다. 어둠이 짙게 깔린 골목에는 무수히 많은 빨간 불빛들이 반짝거렸다. 오늘 여기서 나는 죽게 될 것이다.

 

크아앙!

 

크게 포효를 하는 녀석은 우두머리일 것이다. 그 소리와 함께 붉은 불빛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크레모아 스위치를 잡고 있을 테니, 자네들은 수류탄 한 발씩 날려주게. 목표보다 조금 더 힘을 줘야 잘 날아가는 거 알지?”

 

아저씨는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수류탄을 꺼냈다. 먼저 안전핀을 제거한 준우 아저씨는 크게 휘둘러 수류탄을 멀리 던졌다.

 

퍼엉.

크아앙!

크엉!

 

수류탄으로 인해 꽤 많은 불빛들이 사라졌다. 하지만 녀석들의 공격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동생 역시 안전핀을 뽑고 수류탄을 멀리 던졌다.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소음이 울려 퍼지자 괴물들도 점차 사라졌다. 그러나 사라진 만큼 다시 나타났다. 소름이 돋았다. 이길 수 없는 싸움…… 하지만 죽기 전에 녀석들에게 조금이라도 많은 피해를 줘야만 해.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아 힘껏 던졌다.

 

하아!”

 

요란한 소리와 함께 괴물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리는 그저 녀석들의 불빛을 보며 감으로 수류탄을 던졌다. 아직 우리에겐 수류탄의 여유가 꽤 남아있었다. 크레모아도 쓰지 않았다. 준우 아저씨가 다시 수류탄을 던질 준비를 취했다.

 

여보…….

…… 목소리?”

 

준우 아저씨는 기계처럼 멈칫했다.

 

 

 

여보…… 이제 그만 밖으로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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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빈
아 준우아재 제발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4 17:47:23
최종병기란
조오온나재밋다 추천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5 03:46:03
바이짜이찌엔
몇화까지 있나요??
1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5 04:09:49
삶이무의미함
아직 화는 안세어봤어요
2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9-11-05 08:27:39
잠자리꼬치
다음화를 주세요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5 16:13:09
잠자리꼬치
연재 주기는 어떻게 되나요?? 그냥 막올리시는건가??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9-11-05 16:14:02
삶이무의미함
일단 하루 한편 잡고있어요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9-11-05 18:47:00
니들은자취하지마라
.
2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5 16:42:00
토끼는크아앙
하루 한편이라니 당장 완결까지 사고싶다아아악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6 02: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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