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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밖에나가지마시오 4화 [4]
작성자 삶이무의미함
번호 78971 출처 창작자료 추천 117 반대 0 답글 4 조회 4,586
작성시간 2019-10-27 10: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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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심장이 크게 벌렁거렸다. 허둥거리며 방아쇠를 당기려는 찰나 아저씨가 내 앞을 가로 막았다. '괜찮네.' 라고 말하는 아저씨의 말에 조금 심호흡을 하며 시야를 가다듬었다. 다행히 나온 것은 아르바이트생이었다.

 

구하러 와주…… 셨군요…… 감사합…… .니다.”

 

아르바이트생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울지 않으려고 입술을 앙다무는 모습이 처량해 보였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괴물을 직접 마주친 나조차도 이렇게 살이 떨리는데.

 

다른 사람은 어디 있소?”

 

아저씨는 사무적인 목소리로 물었다.

 

모두 다 나갔어요. 낮에는 괴물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아침이 되자마자 나가 버렸어요. 전 너무 겁이 나서 여기에 남았고요.”

 

모두 나갔다고? 그럼 기현이도? 아침까지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그럼 자네 친구도 없을 거 아닌가?”

그렇겠네요.

일단 여기서 나가지.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순간 이상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들어올 때는 너무 긴장을 한 나머지 악취가 나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악취…… 가만 이 냄새?!

 

이 냄새…… 설마……

 

편의점에서 있었던 일들이 뇌리를 훑고 지나갔다. 동생도 마찬가지인지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아저씨는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슬슬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어서 나오시오. 챙길 수 있는 것은 챙기고.”

…… 곧 가요.”

 

아르바이트생은 서둘러 카운터에서 나왔다. 발이 아주 새까맣다. 심장이 다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한손에 들려진 원인 불명의 고기 덩어리가 눈에 띄었다. --- 직감이 위험하다고 신호를 보냈다.

 

, 아저씨.”

 

너무 놀라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아저씨는 굳은 얼굴로 총구를 겨누었다. 아르바이트생은 갑자기 달라진 태도에 놀라며 뒷걸음질을 쳤다.

 

…… 왜 그러세요?”

형씨, 손에 들린 그건 뭐요?”

이건…… 그냥 배고파서……

어디서 구한 거요?”

그냥…… 배고파서…… 크아앙!”

 

순식간에 괴물로 변한 아르바이트생은 거친 숨을 내쉬며 우리를 노려보았다.

 

쏴버려! 더 이상 사람이 아니야!”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한 녀석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한달음에 달려올 수 있는 거리. 망설이면 안 된다. 하지만 빌어먹게도 손가락이 덜덜 떨렸다.

 

어서!”

크아아아!”

으아아!”

 

타앙. 탕탕. 타다당눈을 감아버렸다. 도저히 눈을 뜨고 총을 쓸 자신이 없었다.

 

쿠웅.

 

공격은 성공이었는지 괴물은 피를 흘리며 힘없이 고꾸라졌다. 하지만 미약하게 숨을 쉬며 몸을 떨고 있었다.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었다.

 

잘했네.”

 

아저씨는 정말 우리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총구를 겨누기만 할 뿐 쏘진 않았다. 그 정도로 나와 동생을 믿는다는 걸까. 아저씨는 연약하게 숨을 쉬는 괴물의 머리를 툭툭 쳤다쉬익. 쉬이익.

 

…….”

 

방금 말을 한 건가? 가만히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와줘.”

……

…… 와줘…….

 

말을 한다. 괴물은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한 이 순간에 말을 했다. 도와달라고. 죽기 싫다고. 그러나 아저씨는 그런 괴물을 무시하고 다른 곳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시해. 여기서 챙길 수 있는 건 다 챙기고 빨리 뜬다.”

 

아저씨는 카운터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동생도 스낵코너에 있는 물건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후우. 후우. 심호흡을 하고 챙길만한 것들을 챙겼다. 초코바. . 사탕종류. 부피가 큰 것은 챙기지 않았다. 더블백이 있긴 하지만 나중에 도주할일이 생긴다면 오히려 짐이 된다.

 

물건을 챙긴 우리들은 괴물을 지나쳐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 살려…….

제기랄.”

 

-. 1층에 도착한 우리들은 밖으로 나와 주위를 살폈다. 동네는 여전히 고요했다.

 

마음 굳게 먹게. 여기서 믿을 건 우리 밖에 없어. 앞으로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여기서 이런 일로 마음 약해지면 안 된다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쏴야 자네들이 사는 거라네.”

 

아저씨는 한 걸음 앞서 걸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나와 동생은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아저씨는 개의치 않는 듯 빠른 걸음으로 편의점 쪽으로 향했다. PC방에 들어갈 때처럼 아저씨가 먼저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형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무장을 한 우리들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듯 했다. 하지만 양손을 덮고 있는 털은 그가 '무엇' 인지를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아저씨는 망설임 없이 권총을 꺼내 형을 겨누었다.

 

, 잠깐만.”

 

타앙힘없이 쓰러진 형은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소름 돋을 정도의 실력이었다. 아저씨는 형을 대충 구석으로 밀어낸 뒤 담배를 보관하고 있는 서랍을 열고 담배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나와 동생 역시 기계적으로 챙길만한 것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원 전용이라고 적혀 있는 문을 열었다. 하지만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비릿한 냄새만이 풍겨졌다. 나중을 위해 물을 챙기는 게 좋다고 생각한 나는 바로 옆에 있는 커다란 쿨러의 문고리를 당겼다.

 

우윽…….

 

그러나 쿨러 천장에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고기들이 걸려있었다. 저번에 맡았던 그 냄새와 같았다. 하지만 살기 위해서는 참아내야만 했다. 쿨러 구석에 있는 1.5L 물들을 최대한 챙겨 나왔다. 먼저 나온 아저씨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이렇게 멀었던가. 도저히 맨 정신으로는 버틸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초조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담배를 물었다.

 

잠깐.”

 

아저씨의 목소리를 따라 시선을 옮기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기현이었다. 매우 지친 기색으로 서 있는 기현이는 동생과 아저씨의 분위기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제 친구에요. 기현이…….

그래? 어이. 자네.”

 

기현이는 살짝 놀라는 듯 했지만 천천히 우리에게 다가왔다.

 

잠깐 다가오지 마. 자네 괴물들에게 물린 적은 있나?”

없어요.”

어떻게 믿지?”

아저씨!”

 

내 외침에 아저씨는 냉정한 얼굴로 나를 힐끗 보며 말했다.

 

지금 상황이 어떤지 자네도 잘 알잖나. 절차상 그런 것이니 옷을 벗어보게나. 괴물들과 같은 증세가 자네 몸에서 일어난다면 당장 총을 쏠 것이네.”

 

기현이는 머뭇거렸다. 낯선 사람 앞에서 옷을 벗으라는 주문을 받는다면 그것을 흔쾌히 행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지금 진지해. 시간 끌지 마. 서로에게 안 좋다고.”

 

아저씨의 압박에 기현이는 서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곧 전라의 몸이 된 기현이의 몸에선 특별한 것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아저씨는 뒤를 돌라는 손짓을 했고 기현이는 시키는 대로 했다. 외관상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됐네. 이제 옷 입게나. 미안하게 되었네.”

아닙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는 아무런 경계를 취하지 않은 채 기현에게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니 고생을 심하게 한 것이 눈에 보여 눈시울이 붉어졌다.

 

……기현아. 미안하다.”

아니야. 네 말이 맞았어. 덕분에 이렇게 만났잖아.”

……

 

우리는 철문을 단단히 잠그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기현이는 많이 지쳤는지 소파에 털썩 앉아 한숨을 쉬었다. 우리들은 밖에서 챙겨온 물건들을 정리하며 냉장고에 넣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자 아저씨는 식탁에 앉아 기현이를 불렀다.

 

어제 PC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지?”

……

기억하기 힘든 일인 거 알고 있네. 하지만 앞으로의 일들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해.”

…….

 

기현이는 어두운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녀석이 좀 더 편하게 말을 꺼낼 수 있도록 따뜻한 커피를 타주었다. 모두가 마음의 안정을 취할 시간이 필요했다. 한 모금. 두 모금. 기현이는 입술을 달싹거리며 마른침을 연달아 삼켰다.

 

그건…… 정말.”

 

기현이의 입술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그날은 사람이 없었어요. 이 동네에서 그래도 제일 장사가 잘되는 PC방인데 10명밖에 없는 거예요. 처음에는 악취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없다고 생각했죠. 저 말고 다른 9명은 동네에서도 알아주는 폐인들이었기 때문에 개의치 않고 게임을 하고 있었어요. 저도 과제를 뽑고 바로 나가려고 했죠.”

 

악취…… 녀석들의 공통점이었다.

 

이제 출력을 하고 일어나려는데 갑자기 악취가 엄청나게 심해지는 거예요. 사람들도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표정들이 저마다 안 좋았죠. 저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출력물을 들고 카운터로 갔어요. 근데…….

 

기현이는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났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학창시절 몸이 약해 괴롭힘을 당하던 나를 자주 도와주던 친구가 바로 기현이었다. 항상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니며 도와주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졌고 우리는 대학교도 같이 갈 정도로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거기 아르바이트생이…… 뭔가 먹고 있었어요. …… 팔이었어요. 사람 팔…… 전 마네킹인줄 알고 무시하고 나가려고 했죠. 근데 소리가 너무 생생한 거예요. 뼈가 부서지고 살이 찢어지는 소리 있잖아요. 제가 합기도랑 태권도를 오래 해봐서 알아요. 뼈가 부러질 때 소리나 인대가 늘어나는 소리 같은 거요. 그런데 그게…… 너무 생생하게 들리는 거예요.”

 

기현이는 눈에 띌 정도로 손을 떨었지만 우리는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었다. 그저 기현이의 행동 하나하나를 묵묵히 지켜보는 것뿐이었다.

 

겁이 났어요. 또 한편으로는 웃겼어요. 살아오면서 그런 감정은 느껴본 적 없었거든요. 근데 아르바이트생의 모습이 서서히 변하는 거예요. 양 팔뚝에서 갑자기 검은 털들이 무수히 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는 도저히 사람이 낼 수 없는 소리로 팔을 열심히 뜯어 먹었어요.”

……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리니까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카운터 쪽으로 걸어왔어요. 서로 친하진 않았지만 안면이 있어서 무슨 일인가 했겠죠. 한 아저씨가 나를 보고 왜 그러냐고, 안색이 안 좋다고 말하고…… 다른 아저씨는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어요.”

……

그리고 비명을 질렀죠. 그 괴물을 자극하면 안 되는 거였어요.”

 

기현이는 떨리는 손으로 유리컵을 세게 움켜쥐었다.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손마디에 있는 뼈가 하얗게 보였다.

 

정말 순식간에 일어났어요. 아르바이트생이 괴물로 변하는 순간은…… 괴성을 지른 그 괴물은 처음 비명을 질렀던 아저씨를 덮쳤어요. 피가 튀었죠. 내 눈 앞에서 똑똑히 봤어요. 괴물의 이빨이 아저씨의 목과 몸통을 순식간에 분리시키는 것을요. 머릿속에 하얘졌어요. 그리고 내 본능이 시키는 대로 PC방을 뛰쳐나왔죠. 다른 아저씨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저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반복했어요.”

 

기현이는 목이 타는지 마른침을 삼키기 시작했다. 나는 식어버린 내 커피를 녀석에게 내밀었다. 기현이는 거부하지 않고 커피를 마셨다.

 

우리는 살기위해 계단으로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근데 아래층에서 야수의 울음소리가 나는 거예요. 나와 아저씨들은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어요. 살기는 틀렸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다행히 4층에 있는 사무실문이 열리는 거예요. 평범한 회사원처럼 생긴 중년 아저씨가 우리에게 손짓을 했어요. 빨리 오라고. 그렇게 우리는 목숨을 건졌어요.”

……고생했네.”

 

아저씨는 기현이의 어깨를 몇 번 두드려준 뒤 소파에 다가가 누웠다.

 

 

 

어제부터 한숨도 못 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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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율
베스트 글 읽고 정주행하는데 진짜진짜 재밌네요!!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0-28 06:54:28
삶이무의미함
ㄱㅅ합니다
1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9-10-28 10:50:54
Doomfist
다음편주세요 현기증난단말이애오;ㅅ;
2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0-28 13:15:07
170넘음
편의점 물 보통 1.5 가 아니고 2L 이지 않나요? ㅎㅎ 재밌게 보고있슴다! 아 그리고 ‘따옴표’ 폰으론 안되네 가끔 일자로 돼있는 따옴표 있잖아요 이렇게 이쁘게 안돼있고 그거 영문으로 쳐서 그런걸꺼에요 ㅋㅋㅋ 혹시 모르셨을까봐 헤헤
1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5 23: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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