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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밖에나가지마시오 2화 [2]
작성자 삶이무의미함
번호 78962 출처 창작자료 추천 131 반대 0 답글 2 조회 5,322
작성시간 2019-10-25 18: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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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0. 체감상 그 정도쯤은 지난 것 같았다. 우리는 석상처럼 굳어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강한 충격을 받아서인지 원초적인 공포에 사로 잡혀서인지 두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마침내 식사를 다 마친 알바형은 손에 묻은 찌꺼기까지 삭삭 핥고는 입맛을 다셨다.

 

크르르르.”

 

곧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알바형은 우리를 보고는 낮게 으르렁거렸다. 붉은 색으로 뒤덮인 혈안이 우리를 뚫어지게 노려보고 있다. 그것은 사람이 아닌 한 마리 짐승의 모습이었다.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거대한 살기에 나와 동생은 소리를 질렀다.

 

으아아아!”

 

우리는 문을 박차고 나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크아앙!”

 

도저히 사람이 낼 수 없는 소리였다. 머릿속에 온갖 의문이 가득했지만 확신할 수 있는 건 한 가지였다. 저 빌어먹을 괴물 녀석이 우리를 먹이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언제나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던 알바형은 온데간데 없다는 것이다.

 

미친!”

 

우리는 빛의 속도로 집마당으로 들어가 철문을 닫았다. 아직 집까지의 거리는 있다. 작은 마당 위로 발걸음을 떼니 맹수의 포효가 달팽이관을 뒤흔들었다.

 

크르르르.”

 

우리를 쫓아온 괴물 녀석은 더 이상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온 몸이 검은 털로 뒤덮여 있었고, 검붉은 눈동자에 날카로운 송곳니까지 있었다. 이때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괴물이었다.

 

…… . 하아.”

 

괴물 녀석의 거리는 불과 10미터였다. 놈은 우리를 잠시 노려보더니 몸을 돌려 걸어갔다. 나와 동생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뱉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

 

너무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빠가 말한 게..”

일단 들어가서 생각하자…….

 

나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

 

집 안으로 들어온 우리들은 집안에 있는 모든 구멍은 다 틀어막았다. 뭐라도 홀린거처럼 나와 동생은 빠른 속도로 그 작업을 끝내며 자리에 주저 앉았다. '후우..' 그나마 들어오던 바람까지 차단되자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들이 흘러내렸다. 손등으로 대충 땀을 닦고 의자에 앉아 인터넷을 확인했다

 

뭐지…… 저런 게 돌아다니면 인터넷에 떠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야. 잘 봐.”

 

동생은 손을 뻗어 검색창을 가리켰다.

 

이게 왜?”

아까랑 똑같아. 원래 뉴스부분이 실시간으로 계속 올라가야 하잖아. 인기 검색어도 그래. 몇 분 단위로 순위가 계속 바뀌는데 아까랑 그대로야.”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니야?”

……그런가?”

 

동생은 거친 숨을 내쉬며 인기 검색란에 마우스를 가져갔다.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검색창을 보았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굳이 수상한 점을 꼽자면 지금 이 상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검색어들이었다.

 

…… 이거 봐봐.”

.”

검색어들 앞글자만 세로로 보라고.”

“!!”

 

포털 사이트에선 검색어들의 앞 글자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위험을 알리고 있었다.

'........' 나는 그 글자를 보며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아빠가 했던 말이잖아.”

 

조금 전 아빠가 했던 말들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아무도 믿지 마라.’ ‘절대 나가지 마라.’ ‘무사히 있어다오.’ 결국 이런 뜻이었구나.

 

……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아빠는 무사할까. 엄마 상태는? 데리러 간다고는 했지만 저런 놈들이 도사리고 있다면…….

 

일단 여기서 사태를 지켜보자. 아빠가 올 때까지 기다려 보는 거야.”

 

동생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게 최선일 것 같아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일들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점점 커져갔다.

 

***

 

?”

깼냐.”

 

눈을 뜨니 거실 천장이 보였다. 가볍게 몸을 일으키자 소파가 움푹 파여 있었다

 

나 잤어?”

아니. 기절.”

……기절했다고?”

.”

 

하긴, 무리도 아니지. 순식간에 커다란 충격을 받았으니까. 나는 나약한 정신을 탓하며 굳은 근육을 풀었다. 동생은 진지한 표정으로 인터넷을 하고 있었다.

 

뭐 좀 찾은 거 있어?”

. 일단 생존자들만 모인 카페나 블로그가 많이 생겼어. 여기에 다 가입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

잘됐네.”

 

잘된 일일까.

 

하지만 문제가 있어.”

문제라니?”

뭔가가 개입하고 있는 듯 해. 카페나 블로그들이 1시간도 못 넘기고 사라지거나 폐쇄되고 있어.”

차단하는 건가?”

그래서 카페에 가입할 때 사는 곳을 꼭 적게 돼있어. 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도 몇몇 가입했더라. 실제로 보진 못했지만 나중에 연락 할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거야.”

 

인터넷을 마음대로 조종하고 통신사도 마음대로 부린다? 윗대가리들 밖에 생각나지 않는데…… 이번 일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건가?

 

밥이나 먹자.”

 

동생과 나는 묵묵히 밥을 먹기 시작했다.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챙겨 먹어야만 했다. 그러나 낮에 있었던 충격적인 일은 정신을 뒤흔드는데 충분했다.

 

……

 

무거운 침묵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인정할 수 없는 현실. 영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들이 왜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걸까.

 

녀석들은 밤에 본격적으로 활동 한 대.”

 

동생은 우물거리며 말했다.

 

그래?”

. 한 가지 분명한건 괴물 녀석들이 남의 집에는 못 들어온다는 거야.”

그러고 보니…… 아까 그 괴물도…….

.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겠어. 하지만 밤엔 절대 나가면 안 된대.”

그 카페 되게 유용하네. 그런 정보도 얻고.”

일단 고층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안전하다고 보면 돼. 위험한건 우리 같이 지상과 가까운 건물이나 1층에 사는 사람들이나 지하에 사는 사람들이겠지.”

 

동생은 무거운 분위기를 깨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 그러나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서로 영양가 없는 잡담을 나누는데 갑자기 벨이 울렸다. 띵동- 날카로운 벨소리가 귓가를 울리자 신경이 예민해졌다. 나와 동생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인터폰으로 다가갔다.

 

한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우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무심하게 여자를 바라보았다. 여자는 우리가 안에 있는 것을 알기라도 한듯 벨을 연달아 눌렀다.

 

띵동. 띵동. 띵동.

 

오싹. 소름이 돋았다. 동생도 마찬가지인지 이를 악물고 인터폰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온 몸이 떨렸다. 제기랄.. 나란 인간은 이렇게 나약한 건가. 여자는 인터폰에 달린 조그만 카메라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댔다. 지극히 평범한 여자의 얼굴은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거기 있는 거 다 알아.”

 

마치 옆에서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였다.

 

미친…….

 

동생은 무시하려는 듯 인터폰을 꺼버렸고, 나는 부들거리는 손으로 인터폰에 연결된 전선을 뽑아버렸다. 거실은 그제야 조용해졌다. 나는 거실 창문으로 다가가 철문이 있는 곳을 보았다. 순간 가로등 아래에 묵묵히 서 있는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오싹. 소름이 온 몸을 타고 돋아났다.

 

저 여자도 괴물이겠지?”

. 보지도 마.”

미치겠다. 저렇게 멀쩡한 여자가 괴물이라니. 대체 어떻게 살아야하지?”

절망적으로 생각하지 마. 우리 같은 사람들도 많으니까 일단 옥상으로 올라가서 녀석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보자.”

 

동생은 무서우리만큼 침착했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손을 깊게 베였어도 묵묵히 피를 지혈했고, 차 사고가 날 뻔한 순간에도 뛰어난 반사 신경으로 사고를 피했다. 어린아이가 해낼 수 없는 행동들을 자연스럽게 해냈다. 그래, 동생은 나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아…….

 

머리를 저으며 동생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역시…….

 

어두운 도로를 활보하는 사람들은 무척이나 많았다. 믿기 힘들 정도의 수였다. 낮에는 어디에 있던 거지?

 

이게 다 괴물들이라는 건가?”

생각보다 심각한데…… 이렇게 많을 줄이야.”

 

우리는 덤덤하게 사람들을 응시했다. 낮에 보았던 털 복숭이 괴물과는 다르게 평범한 모습이었다. 특별한 목적지가 있어 보이진 않았다. 대부분 그 자리를 돌아다니며 배회할 뿐이었다.

 

왈왈!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하도 조용하다 보니 작은 소리도 크게 퍼질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그 소리에 일시적으로 반응했고, 곧 소리가 나는 쪽으로 우르르 달려가기 시작했다.

 

! !

 

개는 사력을 다해 도망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크아아!”

크우!”

 

깨갱. . .개는 애처로운 비명을 끝으로 더 이상 소리를 내지 못했다. 우리는 그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서 있었다. ‘밖에 나가면 안 된다.’ 라는 사고가 머릿속에 박히기 시작했다.

 

…… 저 미친…….

 

동생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아래를 보자 그 여자가 아직도 현관문 앞에 서 있었다. 특별한 행동도 없이 그저 묵묵히 서있기만 할뿐이었다. 환한 달빛을 받아서인지 안색이 창백해 보였다.

 

계속 저렇게 서 있으면 저 여자를 죽여야 할지도 몰라.”

하아…….

근데 약점을 모르니까…….

카페에 올라온 거 없었어?”

없지. 정상인이라면 누가 저런 괴물이랑 싸우고 싶어 하겠냐?”

 

뚜렷한 해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나는 주머니를 뒤적거려 담배를 물었다.

 

나도.”

 

동생에게 한 개비를 건네주고 가만히 서서 담배를 태웠다. 조금이라도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싶었다. 그때였다.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와 동생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거기에는 동그랗게 말은 이불이 놓여 있었다. 뭐지? 동생은 이불에 말린 실들을 조심스럽게 풀어내기 시작했다. 안에는 군대에서 볼 수 있는 P9XK 소형 무전기가 있었다.

 

무전기를 집어든 동생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걸 던진 것이 사람이라면 우리와 같은 처지일 것이었다.

 

치지직. 치직.

 

[. 들리는가?]

 

무전기에서 정상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동생은 침착하게 무전기를 켜고 말했다.

 

[. 누구시죠?]

[자네 옆 고층 건물에 사는 사람이라네. 창가에서 녀석들의 동태를 살피는 도중에 우연찮게 두 사람을 발견하고 이걸 던진 거야. 솔직히 거기로 떨어질지 반신반의했는데 그래도 잘 가서 다행이군.]

[우리 같은 생존자가 있다는 게 놀랍네요.]

[아직 많아. 그들 모두 대부분 이런 식으로 통신을 하지.]

[하지만 이건 군용이잖아요?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닌데.]

[며칠 전만해도 통신 쪽에서 근무했던 장교일세. 이런 일이 생길 줄 알고 미리 준비해두었지.]

 

 

 

미리 준비했다고? 군에서는 뭔가를 알고 있었군. 내 눈빛을 읽었는지 동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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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다는눈팅러
재미있어요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1 21:15:30
170넘음
히요.. 재밌네요 웃대에서 이런거 처음보는데 ㅋㅋㅋ
1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5 23: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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