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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밖에나가지마시오 8화 [10]
작성자 삶이무의미함
번호 78984 출처 창작자료 추천 85 반대 0 답글 10 조회 2,530
작성시간 2019-10-31 19: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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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요. 기현이가 그제 저한테 톡을 보낸 시간도 거의 비슷했어요.”

 

내 말에 아저씨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곧 빵을 우물거리기 시작한 아저씨가 입을 열었다. 

 

흐음…… 그래? 그럼 내일 다시 시험해보면 알겠군. 일단 쉬기로 하지. 내일 아침 일찍 이동할거니까.”

 

아저씨는 손을 훌훌 털고 책상이 끌리지 않게 들어 적당한 자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나와 동생도 적당히  거들었다

 

근데 괴물들이 문을 부수지 않을까요?”

 

준우 아저씨는 책상을 끌며 물었다.

 

우리가 알아본 바로는 괴물들은 남의 집에 침입을 못하더군.”

? 왜 그렇죠?”

나도 의문이야. 그 정도의 힘과 스피드를 갖고 있으면서 왜 다른 집에 침입을 못하는지…… 아무튼 우리한테는 좋은 소식이지.”

그랬구나. 전 그것도 모르고 밤에 계속 보초를 섰어요. 문 앞에서요. 형님 말 들어보니까 괴물들은 그냥 울어대기만 할 뿐, 한 번도 저 문을 치지는 않았네요. 전 그것도 모르고 밤을 꼴딱 새고 낮에 자고…… 그렇게 괴물들과 생활 패턴을 맞췄었는데 그게 다 헛고생이었네요.”

 

준우 아저씨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준우 아저씨를 보며 아저씨는 너털 웃음을 흘렸다. 

 

허허허. 아무튼 살아 있다는 게 중요한 거야.”

그렇죠. 역시?”

 

둘은 어느새 형님 동생이라고 할 정도로 가까워져 있었다. 사무실에는 꽤 많은 책상들이 있어서 몇 개만 붙였을 뿐인데도 넓은 공간이 생겨났다. 딱딱하긴 했지만 바닥에서 자는 것보다는 백배 나았다.

 

책상 세 개 정도 이어 잠자리를 만들고 나니 어느새 22시였다. 밖은 여전히 고요했다. 괴물들이 활보하고 다니는 동네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이거 도저히 잠이 안 오네요.”

 

준우 아저씨 말에 다들 동감했다. 아무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루아침에 바뀐 잠자리 환경이 이렇게나 힘들 줄이야.

 

우리 은혜는 잘 자는 걸?”

 

은혜는 서류더미를 베개 삼아 곤히 잠들어 있었다. 아저씨는 조용히 일어나 자신의 담요를 은혜에게 덮어주었다.

 

그러고 보니 자네. 그 반지.”

, 이거요?”

마누라는 잘 있고?”

이제 막 돌이 된 아들이랑 집에 있을 거예요. 아마도…….

 

준우 아저씨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어떤 뜻인지 모두가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입밖으로 내뱉진 않았다. 살아있기를 간절히 바라겠지만 밖의 상황은 너무나 절망적이었다

 

무거운 침묵만이 이어지는 공간. 하지만 그 침묵은 오래 가지 않았다.

 

쿵쿵.

 

뭔가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네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고는 각자 소지한 총을 꺼내 들었다. 은혜는 세상모르고 곤히 잠든 상태였다. 아저씨는 우리에게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고 준우 아저씨와 함께 문 앞에 다가섰다.

 

. 약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분명 밖에 뭔가가 있었다. 아저씨는 우리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곤 권총을 양손으로 굳게 잡았다

 

"트러블을 일으켜 일이 커지면 안돼."

 

그 말에 모두가 동감했다.

 

……도와주세요.”

 

작지만 확실히 전달되는 남자의 목소리였다.

 

거기 있는 거 다 알아요. 제발 도와줘요. 밖에 괴물들이 너무 많아요. 무서워죽겠어요. 제발요…….

 

영락없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준우 아저씨는 이런 경험은 처음인 듯 잔뜩 긴장한 얼굴이었다. 아저씨에게 해답을 바라는 얼굴로 바라보았지만 아저씨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 ! !

 

문을 두드리는 강도가 점점 세져갔다. 이대로라면 녀석들이 몰려올지도 모른다. 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하겠지만 녀석들이 몰려든다면 내일 아침에 집으로 가는데 지장이 생길지도 모른다.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준우 아저씨는 문 옆에 있는 공구도구함을 열기 시작했다. 꽤 큰 망치 두개를 꺼낸 준우 아저씨는 그것을 강하게 쥐었다. 두 아저씨는 결심이라도 한 듯, 망치를 나누어 갖고 문을 천천히 열기 시작했다. 꿀꺽. 나와 동생은 만약에 있을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총구를 겨누었다.

 

저벅. 저벅.

 

느릿하지만 꽤 커다란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칠흑 같은 어둠을 헤치고서 마른 남자가 천천히 들어왔다. 정상인과 다를 게 없어 보였지만 그의 목은 이미 검은 털로 뒤덮여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아저씨는 굳게 문을 닫았고 우리들의 행동에 놀란 남자는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 왜 이러세요?”

근데 왜 얼굴은 웃고 있지?”

 

아저씨의 말에 정곡을 찔린 남자는 커다랗게 괴성을 질렀다. 그와 동시에 아저씨와 준우 아저씨는 남자 머리를 가격했다.

 

. . 빠각사정 봐주지 않는 공격이었다. 남자는 곧 맥없이 숨을 거두었고 아저씨는 시신을 구석으로 끌고 갔다.

 

하아……

후우…….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듯 깊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소리가 너무 컸다. 남자의 괴성이 다른 놈들을 부른 것 같았다. 문을 약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점차 많아졌다.

 

. . . . . . .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배고파요.”

한 번만 열어주세요.”

 

몇 명인지도 짐작도 가지 않는 많은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저씨와 준우 아저씨는 책상을 끌어 문 앞을 막기 시작한다. 나와 동생도 빠르게 도왔다. 밖에선 애원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쉴 새 없이 철문을 두드려댔다.

 

하아…… 하아. 오늘 잠자기는 글렀군.”

 

아저씨는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그 말에 모두 동의했는지 적당히 자리를 잡고 문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아이가 며칠째 굶고 있어요. 제발 열어주세요.”

 

그 말에 소름이 돋았다. 굶고 있는 것을 왜 우리에게 도와달라고 하는 걸까. 떨리는 입술로 심호흡을 크게 했다. 동생은 굳은 얼굴로 문을 응시했고 아저씨와 준우 아저씨도 마찬가지였다.

 

 

애원하는 소리가 점차 거세져갔다. 준우 아저씨는 견디기 힘든지 고개를 숙였다.

 

잊지 마. 저것들은 사람이 아니야. 사람의 탈을 쓴 괴물이라고.”

 

아저씨는 냉정한 얼굴로 말했다.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이 자꾸 텁텁해지고 무거워졌다.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걸까. 지금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은혜는 여전히 곤히 자고 있었다. 처음으로 은혜가 부러웠다. 이 빌어먹을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낮에 있었던 개들과의 추격전이 이 정도로 여파가 커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마 1층에 있는 개들의 시체를 따라 온 것이 분명했다. 층마다 개방된 문과 곳곳에 널린 괴물들의 사체가 있으니 그것을 먹었을 테고…… 다시 건물을 맴돌다가 굳게 잠긴 4층 문을 보고 미심쩍게 생각한 거겠지.

 

. . . .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그칠 줄 모른다. 후우. 후우. 긴장하지 마. 어차피 저 자식들은 우리가 열어주지 않는 한 들어오지 못하잖아. 그래, 이진성. 긴장하지마라.

 

우리는 무거운 침묵만을 유지한 채 문을 응시했다. 1시간. 2시간. 3시간이 더 지난 것 같았다.

 

…….

 

길게 숨을 내쉬며 문 쪽으로 다가갔다. 우리 모두 한손엔 권총을, 다른 한손에는 망치나 커다란 커터 칼을 쥔 상태였다.

 

“1시간정도면 날이 밝아.”

 

아저씨는 담배를 물고 깊게 한 모금을 빨았다. 뿌연 연기가 천장에 맴돌다 사라졌다. 우리는 말없이 그것을 바라보았다.

 

날이 밝아도 녀석들이 떠난다는 보장이 없어. 적어도 인간 상태에서는 '지성' 이란 게 존재하는 거 같으니까 말이야.”

 

다시 한 모금 깊게 내뱉었다.

 

미끼를 던지는 건 어때요?”

 

동생은 벌떡 일어나 말했다.

 

“?”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우리들은 동생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동생은 공구함에서 날카로운 커터 칼과 톱들을 꺼내 우리에게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한 마디 말도 없이 구석으로 다가갔다. 거기엔 시체가 있는…… 너 설마?

 

아저씨들은 굳은 얼굴로 동생을 따라 들어갔다. 망설일 시간도 없었다. 우선은 살아야했다. 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 동생은 싸늘하게 식어가는 시체를 방 가운데에 질질 끌어 왔다.

 

각자 맡은 부위를 정하고 최대한 많이 자르는 거예요. 작고 많게 잘라서 녀석들의 시선을 빼앗는 거예요. 고기 덩어리들을 계속 던져주면 녀석들도 거기로 모여들 거예요. 아무것도 안하고 나가는 것보다 훨씬 나을 거예요.”

 

말을 마친 동생은 시체의 왼쪽 손가락부터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는 태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차갑고 냉철한 면이 있긴 했어도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러나 아저씨들은 각각 왼발과 오른발을 작업하기 시작했다.

 

진우는 생각보다 머리가 잘 돌아가네.”

살려면 뭐든 못하겠어요.”

……그렇지.”

 

살이 썰리는 소리와 뼈가 부러지는 불협화음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

 

진성아, 힘들면 문 앞에서 감시나 해줘. 어려운 일이란 거 알아.”

그래 진성아. 무리하지 마. 우리 셋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아저씨들은 그렇게 말해주었지만 표정은 정반대였다. 두 사람 모두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참아내는 표정이었다. 좁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공간을 나가버린다면 계속 죄책감에 빠져 지낼 것 같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나를 움직이게 한 건 동생의 말이었다.

 

[마음 강하게 먹기로 한 다짐은 다 어디로 간 거냐? 이진성 너란 새끼. 고작 이 정도였냐?]

 

이를 악물고 남은 오른손에 날카로운 커터 칼을 들이밀었다.

 

[남을 지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나를 지킬 능력은 갖고 있어야한다.]

 

맞아. 아저씨의 말이 백번 만 번 맞아.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이 곳에서 도망갈 수 없다. 후우. 후우. 크게 심호흡을 했다. 이건 살인이 아니야. 고인을 모독하는 행위도 아니야. 그저 괴물을 잘라내는 작업일 뿐이야.

 

 

 

싸늘하게 식은 오른 손목보다 약간 위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날이 두꺼운 커터 칼로 손목에 강하게 대고 톱질하듯 잘라냈다. 피가 많이 나와 자르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몸을 옥죄어오기 시작했다. 안 돼. 약한 마음이 들면 안 돼. 넌 해내야해. 이건 선택이 아닌 필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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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로벤젠
전자책 판매가 중지되었던데 옛버전이라도 사서 볼수 있는 곳 없나요?ㅠㅠ 못기다리겠어요ㅠㅠ
2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0-31 19:59:47
삶이무의미함
네. 다 내려가서 없어여
1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9-10-31 20:26:31
웃대병
잘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기다려지네요
4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0-31 20:20:19
소방꿈나무
잘봤어영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0-31 20:49:39
다케이치
님 글이 너무 인상적이였는지 꿈에서 이 상황이 펼쳐져서 너무너무 무서웠습니다.. 이 글과 네이버 웹툰 먹이라는 만화가 짬뽕되어서 꿈에서 나타났는데 근래 꾼 꿈 중 가장 뇌리에 깊게 박혔네여ㅜㅜ 진짜 사람인지 괴물인지 고기 먹을 때까지는 모르니까 너무 무서웠어요..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1 08:30:47
다케이치
꿈에서 제일 무서웠던건 고기파는 괴물이였어요.. 고기팔고있어서 사람인줄알고 다가갔는데 낚는거였음 ㅜㅠ ㅜ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9-11-01 08:32:04
삶이무의미함
당신의 꿈이 과거보다 가취 있기를
5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9-11-01 11:10:14
짜근아이
잘봤습니다!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1 17:23:05
교각살우
책을 보며 상상한다는 느낌이 이런거군요. 진성이네 집과 거리, pc방, 편의점들이 그려집니다.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01 18:28:12
창피하다
마른남자 나오는 부분에 겁에 질린 표정이라면서 왜 웃고있나고 나와있네요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1-11 09: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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