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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밖에나가지마시오 6화 [9]
작성자 삶이무의미함
번호 78979 출처 창작자료 추천 89 반대 1 답글 9 조회 3,474
작성시간 2019-10-29 21: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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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은 재빨리 옷을 입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는 여자를 조심스럽게 안고 작게 울음을 삼키고는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아.”

 

또 다른 생존자를 집안에 데려온 것은 정말 큰 이득이었다. 하지만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가녀린 사람이었다. 냉철하게 말해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존재였다. 만약 아저씨가 알던 사람이 아니었다면.. 결과적으론 잘된 일이지만 만약 그냥 타인이었다면 저 여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 누구야?”

 

기현이는 아저씨의 품안에 안겨 있는 여자를 보며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

 

안심해. 정상이야.”

 

아저씨는 여자를 소파에 눕히고 바닥에 대충 개어낸 이불을 덮어주었다.

 

오늘 일은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네.”

아니에요.”

아저씨.”

 

동생은 자고 있는 여자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는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떻게 저런 여자아이가 이틀 정도를 밖에서 보냈느냐가 의문점이겠지. 하지만 나도 아는 건 없어. 괴물들의 특징을 아주 조금 아는 것 빼고는 전무하니까.”

……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앞으로의 타개책을 마련하기 위해 뭐라도 내세우고 싶은데 머리가 콱 막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내 머리가 이렇게까지 돌아가지 않았었나? 그러고 보니…… 그래!

 

분명 괴물이 오기 전에요.”

?”

저 여자가 온다고 했어요. 온다고.”

온다?”

. 괴물이 우리에게 오기 전에 여자가 괴물들이 온다고 중얼거렸어요. 전 그냥 혼잣말인줄 알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아무래도 여자는…….

뭔가 느끼는 것이 있고만.”

. 녀석들이 어디에 있는지 미리 알 수 있으니까 도망칠 수 있지 않을까요? , 물론 확실한 건 아니고요. 그냥 제 추측이 그래요.”

 

아저씨는 조용히 담배를 태우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네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 나도 같이 있었잖아. 그때 여자가 하는 말. 나도 들었어.”

 

동생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연의 일치가 아닐까?”

 

기현이는 식탁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건 확인해보면 알겠지. 만약 저 여자의 능력…… 이런 말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

튼 그 능력이 진짜라면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거야. 그렇죠. 아저씨?”

 

아저씨도 동생의 말에 긍정을 표했다. 담배를 다 태운 아저씨는 우리를 보며 말했다.

 

그래. 우리와는 다르게 살아왔고 다른 정신을 가진 은혜라면 뭔가 있을지도 몰라. 그 증거로 이틀 정도를 밖에서 무사히 지냈고, 덕분에 저렇게 자고 있잖나.”

죄송해요.”

?”

우리는 그냥 미친 사람인줄 알았어요.”

아니야. 은혜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네. 은혜는 이 집을 참 좋아했어.”

 

아저씨는 웃음을 흘리며 손을 저었다.

 

?”

은혜가 부모랑 같이 살았을 때 이런 집에서 살았다고 하더군. 그래서 동네를 지나 갈 때마다 이 집을 가만히 바라보는 일이 드문드문 있었어. 엄마 아빠가 여기에 있다고 자꾸 나보고 들어가자고 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아저씨의 눈빛이 향수로 젖어들기 시작했다.

 

아무튼 고맙네. 자네가 아니었다면 소중한 사람을 또 잃을 뻔했어.”

…….”

 

우리는 각자 쉬기 위해 흩어졌다. 동생은 동생 방으로, 기현이는 2층으로, 아저씨는 여자 바로 밑에서 잠을 청했다. 끝까지 남은 나는 곤히 자고 있는 여자를 한 번 보고 방으로 들어와 눈을 감았다.

 

***

 

찝찝한 기분에 눈을 떴다. 이상하게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었다. 악몽이라도 꾼 걸까.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 최근 들어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온 몸이 뻐근하고 힘이 없다. 오늘은 땀까지 나고. 몸이 허약해진 건가…… 방문을 열자 TV를 멍하니 보는 은혜가 눈에 들어왔다. 아저씨와 동생은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고, 기현이는 멀찍이 떨어져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일찍 일어나시네요.”

습관이 돼서. 허허.”

 

채소를 다듬던 아저씨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동생은 아예 돌아보지도 않았다. 기현이는 내게 손을 흔들어주었고 나도 가볍게 응답했다. 그리고 은혜가 앉아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외관상으로 20~21세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정신만 멀쩡했더라면 연예인 제의도 분명히 받을 법한 외모였다.

 

안녕.”

……

 

은혜는 멍하니 TV만 바라보았다.

 

그래도 내가 널 구해준건데…….

……있어.”

?”

그게 있어.”

 

그 말을 끝으로 은혜는 아예 입을 다물었다.

 

원래 은혜 성격이 갈대 같아서 처음엔 대하기가 힘들 거야. 자네가 이해하게. 은혜야, 밥 먹자.”

 

은혜는 군말 없이 일어나 식탁으로 다가갔다. 그래, 일단은 먹는 게 우선이니까…… 나와 동생. 기현이. 아저씨랑 은혜까지 5명이 함께 식사를 했다. 불과 며칠전만해도 나와 동생만이 앉아 묵묵히 밥을 먹던 공간이었는데…….

 

은혜야. 뭐 먹을래?”

 

은혜는 시금치를 가리켰다. 아저씨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시금치를 은혜 입으로 가져다주었다.

싫어.”

?”

싫어…….

뭐가 우리 은혜를 기분 나쁘게 할까?”

 

은혜는 묵묵히 식사를 하는 기현이를 바라보았다.

 

오빠한테 그러면 실례지. , 미안하다고 해.”

싫어.”

 

아저씨는 고집불통인 은혜를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총을 나눠주고 쏠 때의 모습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밥 다 먹으면 슬슬 나가죠.”

 

하여간 동생은 분위기 깨는데 일가견이 있다. 아저씨는 말없이 은혜의 식사를 챙겨주었고 30분 정도가 걸린 끝에 식사를 다 마친 우리는 나갈 채비를 했다.

 

……난 안가면 안 될까?”

 

기현이는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나와 동생은 서로를 바라보기만 할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들 중 리더는 아저씨였다. 그 시선을 느낀 아저씨는 곧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그렇게 하게. 괜히 가서 방해만 하면 오히려 우리에게 독이 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기현군. 언젠가는 밖으로 나가야하네. 미뤄서 되는 일이 아니야. 마음 굳게 먹게.”

……

 

기현이는 집 앞까지 마중 나왔다. 잔뜩 움츠린 어깨를 피지 못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에 마음이 무거웠다. 원래는 저런 녀석이 아니었는데……

 

너무 친구에게 신경 쓰지 말게. 자기 몸 하나 거뜬히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상태에서 남을 걱정하는 게 좋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말이지.”

 

구구절절 옳은 말이었다. 그래, 어제의 각오가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져버리면 안되지. 우리는 다시 골목을 돌아 편의점 앞에 멈춰 섰다.

 

안에…….

 

은혜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는 확인 차 편의점 문을 열었다. 역시…… 어제 죽은 알바형이 그대로 엎어져 있었다. 밖으로 나와 아저씨와 동생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뜻을 잘 알고 있는 둘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PC방 건물을 지나 커다란 삼거리가 있는 곳까지 걸어왔다. 정말 고요했다. 이 고요함이 뭔지 알기 때문에 입이 바싹 마르고 긴장이 됐다.

 

빠방…… …….

 

자동차? 은혜는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를 가리켰다. 아저씨는 굳은 얼굴로 자동차로 접근했다. 유리창은 모두 어두운 색으로 코팅이 되어 있어 밖에서는 보이지가 않았다.

 

뒤를 부탁하지.”

 

동생은 아저씨의 뒤를 따랐다. 나와 은혜는 두 사람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철컥. 아저씨는 운전석을 연 뒤 서서히 뒷걸음질을 쳤다. 곧 차가 흔들리는가 싶더니 중년 여성이 나왔다. 일반인과 전혀 다를 게 없는 외모지만 양발은 모두 검은 털로 뒤덮여있었다.

 

……고기. 고기 좀 주세요.”

……

배고파서 미칠 것 같아요. 고기 좀…… 제발.”

 

여성은 서서히 아저씨에게 다가갔다.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던 동생은 권총을 여성의 머리에 가까이 대고 주저 없이 쏴버렸다.

 

타앙고요한 도로 한 복판에서 요란한 권총소리가 메아리쳤다. 여성은 힘없이 바닥에 널브러졌고 아저씨는 여성을 들어 차에 대충 쑤셔 넣고는 문을 닫았다. 은혜는 바로 눈앞에서 살해하는 장면을 보고도 가만히 서 있었다.

 

네 말이 맞았어. 은혜는 정말 괴물들을 탐지하고 있어.”

 

착각이 아니었다. 은혜는 신기하게도 괴물들의 위치를 감지해내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분명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돌아가지. 이 정도면 충분히 확인했으니까.”

 

아저씨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온다.

 

은혜가 다시 중얼거렸다. 우리들은 총구를 전방으로 향하며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무턱대고 뛰다가 녀석들의 신경을 건드리면 골치가 아파진다.

 

뭐지?”

 

아저씨는 고래를 갸웃거렸다.

 

왜요?”

저기 보게.”

 

500미터는 족히 넘어 보이는 곳에 뭔가가 뛰어오고 있었다. 아니, 그것은 '무리'들이었다.

 

개잖아……?”

 

덩치가 커다란 사냥개 같은 것들이 맹렬한 속도로 뛰어오고 있었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도망친다고 해서 무사히 집까지 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멍멍이…….

 

그 말은 즉, 10마리의 개도 괴물이라는 소리였다. 우리는 최대한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아저씨는 은혜를 안아들었고, 동생은 위협 사격을 했지만 개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눈 앞에 둔 먹잇감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놈들의 기세가 대단했다. 시간이 없다. 이 정도 속도라면 집까지 도착하기 전에 모두 죽을 것이었다.

 

“PC방 건물 있잖아. 그리로 가자.”

 

다시 위험사격을 한 동생은 5미터 정도 앞에 있는 건물로 뛰어 들어갔다. 나와 아저씨도 망설일 것 없이 동생을 따랐다. 마지막에 유리문을 닫는 것도 잊지 않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멍멍. 크르르.

 

10마리의 녀석들은 유리문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뿐 움직이지 않았다. 우리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 때.

 

크아앙!

 

리더로 보이는 녀석이 다른 동료를 물더니 괴물로 변했다. 와장창! 놈은 우악스럽게 유리문을 부수고 달려오기 시작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멍하니 검은 물체를 바라보았다.

 

타앙!

 

깨갱.검은 물체는 바닥에 고꾸라졌고 우리는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사이에 한 남자가 있었다.

 

“4층으로 올라오세요!”

 

다시 한 번 패닉에 빠진 우리들은 곧 정신을 차린 뒤 4층 버튼을 눌렀다.

 

크아앙!

 

 

나머지 녀석들은 우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맹렬한 기세로 달려왔다. [문이 닫힙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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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ahS
재밌당!
2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0-29 21:34:17
초보사진사
다...다음! 다음편을 주세요 !ㅇ!ㅇ!어ㅗ어아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0-30 10:29:49
소방꿈나무
이고 책 있던데 작성자님께서 출간하신건가요?
1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0-30 13:04:25
삶이무의미함
네 예전에 전자책으로
1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9-10-30 14:31:21
별꽃아이
전부터 잘 읽고 있습니다! 이번에 종이책으로 출간 예정이신가보군요ㅎㅎ 직업병인지 자꾸 눈에 들어와서요, '정신지체장애'라는 표현이 조금 올드해서요, 2007년 이후 사용되고 있는 '지적장애'라는 표현으로 수정하시는 건 어떤지 의견 여쭙습니다 :)
1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0-30 20:24:09
별꽃아이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런 느낌으로요!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이 탄생하리라 생각됩니다 ^0^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9-10-30 20:26:22
삶이무의미함
참고하겠습니다 ㄳ합니다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9-10-30 21:44:21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위험사격 -> 위협 사격으로 바꿔주시면 될 듯 합니다 오늘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
1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10-31 01:31:37
삶이무의미함
감사합니다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9-10-31 08: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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