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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편] 검은여자
작성자 죽음의작가
번호 78250 출처 창작자료 추천 40 반대 0 조회수 3,671
작성시간 2019-02-04 1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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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여자

어릴 적, 나는 시골에 살았었다. 물론 20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 나는 당시에는 동네 사람들을 모두 알았고, 동네 사람들도 나를 아는 건 마찬가지였다. 문득, 새로 이사 온 친구나, 아니면 요즈음 같은 설날이나 명절에 할머니 댁에 놀러온 내 또래의 친구라고 할지라도, 그 때 당시의 분위기로는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금방 친해져서 바로 그 날 친구를 먹고, 그 날 놀았다.

때는 여름방학이었고, 우리가 주로 노는 곳은 산이었다. 그 산에는 맑은 계곡도 있고, 개구리, 뱀, 올챙이, 다슬기 등등 요즈음에는 찾아보기도 힘든 것들까지도 꽤 많이 있었다. 그런 것들은 대부분 우리들의 놀이감이었고, 우린 매일 매일을 탐험을 해 나가며 새로운 곳을 찾아 다녔다.

그러다 문득, 나를 포함한 4명 정도의 친구들이 마주친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검은색 원피스를 입었다. 피부는 하얗지는 않았다. 즉, 도시에서 온 친구는 아니었다(그 당시 우린 피부가 하얀 친구는 도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렇다고 나와 같은 사내아이들처럼 까무잡잡하지도 않았고 그저 평범한 아이였다. 머리카락도 장발이었지만, 조금 씻지 않은 정도, 어쩌면 그 날 계곡이나 늪 근처에서 놀다가 진흙이 묻어서 그런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우린 가벼운 통성명을 하고는 다시 금방 친해졌다. 그리고 같이 산 속을 탐험하기로 했다.

그 아이는 산을 꿰뚫고 있었다. 현지인인 우리들보다도 더.
우리는 그냥 우연히 지금껏 마주치지 않았거나, 산의 뒤쪽 병원(당시에는 산 뒤쪽에 병원하나가 있었다) 근처에 사는 아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애는 우리가 산에 탐험을 하러 오르기 시작했을 때, 산의 위에서부터 나타났다. 우리가 민물가재를 찾으러 가자고 하면 그 아이는 민물가재가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해 주었다.

이따금 말도 했던 것 같은데, 목소리가 기억나지는 않는다.

우린 하루 종일을 산에서 보내고, 해질녘에는 서둘러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산은 밤이 빨리 찾아오기에, 무섭기도 했지만 배가 고프기도 했고, 무엇보다 늦게 가면 마을 사람들이 우리를 찾으러 산으로 찾아오기 때문이다(이런 때에는 집 가서 부모님께 엄청 혼난다).
그런데 이상한 게 두 개, 아니 세 개가 있었다.

하나는 친구들이 모두 각자의 집으로 해산할 때에, 그 여자아이는 산에 남아있었다는 것.

또 하나는 우리들 중 누구도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암묵적으로 그 여자아이는 산의 뒤쪽 병원근처에 산다고 생각을 해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근데, 지금 다시 생각을 해 보면, 산의 뒤쪽에 산다는 것은 집에 가려면 산을 넘어야 하고, 해가 질 즈음에 산을 넘으면 한참이 걸릴텐데.... 왜 누구도 그걸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을까?

그리고 마지막은 우리가 놀러 산에 막 오르기 시작했을 때마다, 그 여자아이가 위에서 내려와 우리와 마주친다는 것이다. 마치 알고서 마중이라도 나온 듯이...


우리가 그렇게 같이 놀게 된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을 무렵, 나는 갑작스런 아버지의 회사 일로 인해 이사를 가게 되었다.
이사를 가기 하루 전, 부모님은 짐을 정리하고 계셨고, 어렸던 나는 친구들과 한 번이라도 더 산에서 탐험을 하며 놀려고 했다. 그리고 당연히도 우리는 다시 그 여자아이를 만났다.

검은 원피스를 입은 아이를 제외하고서는 모두들 내가 이사를 간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들 시무룩해져있지만은 않았다. 그저 잊고서, 재밌게 놀았다.
그리고 다시 해가 지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하나씩 집에 가야하지 않을까...라는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의 마지막 탐험도 끝났다.

나는 이사를 간다는 사실을 그 여자 아이에게도 말을 해야 될 것 같아서, 일행들을 먼저 산 입구로 보내 기다려달라고 전했다.

당시에는 수줍어해서 그랬는지, 선뜻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 5분정도를 그저 계곡 바위에 앉아서 물에 비친 주황빛 노을을 손에든 나뭇가지로 쿡쿡 찌를 뿐이었다.

하지만 지체하면 할수록 날이 어두워지는 게 느껴졌기에, 나는 이사를 간다는 말을 꺼냈고, 그 여자아이도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대했던 것 같다.

밑에는 아이들이 잠자리 통에 자기가 잡은 것들을 자랑하고 있는 게 보였다.
나도 아이들을 뒤따라 내려가던 찰나에....

그제야 생각이 났다. 의심이 들었다.


‘왜 얘는 여기 남아있는거지?’



라는 생각을 하며 뒤를 돌아보았을 때,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아이의 뒤에서 헝클어진 긴 머리카락과, 삐쩍 마른 듯한 팔 다리, 그리고 주변에는 파리가 날아다니며 팔 다리에는 딱지 같은 것들이 붙어있는 한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어른 여성을 보았다.



‘아... 엄마 구나.’


나는 약간의 놀람과 무서움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한 눈에 보아도 그 아이의 엄마라는 것을 알았다. 검은 원피스를 서로 입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얼굴은 노을빛에 생긴 그림자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했다. 한 여름인데도 말라 갈라진 입술과 입을 살짝 벌려 그 안에 보이는 검은 그림자가 기억이 난다.

난 다시 뒤를 돌아 친구들에게로 갔다. 그러고선 그 곳을 완전히 떠났다.

대학생이 되어서, 페이스북을 통해 그 동네에 살며 어울렸던 한 친구와 연락이 닿았고, 나는 그 때의 일을,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와 놀았던 그 일들을 얘기해보니, 그 친구는 그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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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마당(2) 게시물이 재미 있으면 기부할 수 있습니다. (기부된 개념은 환불되지 않습니다.)
업소용코카콜라
오랜만에 돌아오셨네요! 잘 봤습니다ㅎㅎ 귀신보는 친구 시리즈는 이제 안하시나요? 재밌게 봤었는데ㅜ
1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9-02-05 05:20:54
죽음의작가
감사합니다! ㅋㅋ 귀신보는 친구 시리즈는 노트를 잃어버려서 그냥 기억나는대로 쓸까말까 게속 고민만하고있네요...
1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9-02-11 22: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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