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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9] 야동에서 첫사랑 찾기 - 1
작성자 오승연
번호 76022 출처 창작자료 추천 45 반대 0 조회수 6,331
IP 220.xxx.xxx.xxx 작성시간 2017-10-10 04: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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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하지만 않았으면 완전 내 이상형인데."

--



"헉-, 헉-, 헉."
"하아-."
"야, 야메떼"

일본어도 모르는 내가 유일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건 바로 지금 들리는 모니터 너머의 교태섞인 신음소리 몇 개 뿐이다.
섹스는 나도 일본 원어민이다.
아니, 어디 비단 일본어 뿐인가? 섹스에 사용되는 단어라면 영어, 프랑스어, 다 거기서 거기 아닐까? 신음소리는 세계 공용어다.

수컷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지저분한 것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내려갔던 바지춤을 주섬주섬 올렸다.
이러한 행위는 기본적으로 몇 일에 한번씩, 혹은 좀 참았다 싶으면 기껏해야 몇 주, 심하게 삘 받았다 싶으면 하루에도 몇 번이다.

작정하고 참아봐야 남는 것은 몽정이다.
때론 개씨발놈의 조물주를 원망도 해보지만, 쓸모 없는 일이란 걸 안다.
여자들의 생리가 대략 한 달에 한 번이라면, 빌어먹을 남자들의 생리는 매일이다.
개인에 따라 더 잘 참고, 덜 참는 차이가 있을 뿐이지, 진부한 표현이지만 이건 말 그대로 본능이다.
의지와 상관 없이 벌어지는 좆같은 일이란 말이다.

무언가를 먹고, 싸고, 그래 잠깐, 여기서 '싼다'는 것에 의미를 좀 더 집중할 표현이 있다.
체외로 배설되는 것이 어디 소변과 대변 뿐인가? 애액, 생리혈, 정액, 콧물, 비듬, 더럽거나 외설적이어도 엄연히 이것도 '싼다'의 범위 내에 들어간다.
특히나 남자가 성욕을 해소하지 않고, 자기 의지와는 상관 없이 야한 꿈을 꾸고 사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싸는' 행위이다.

자, 여기서 나는 엄연히 숭고한 인간답게 '싸지'않고, 정액을 내 의지대로 '내보내고' 있었다.
어떤 도덕이나 법에 의한 강제가 아니라, 이렇게 포장하는 것도 웃기지만 개인의 신념과도 같은 것에 의해 실천되는 것이다.
기분 좋게 일어나야할 아침에 축축한 팬티와 찝찝한 밤꽃 냄새, 가족에게서 느낄 쪽팔림과 같은 불필요한 일들을 겪을 이유가 없다.
나의 자위 행위도, 누군가 내게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은밀하게 해결하면 깔끔한 일이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했다.
원래라면 소위 말하는 '현자타임'에 거듭해서 음란물을 볼 이유가 없다. 성욕이 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의 내 행위는 나를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사건의 시작으로 이끌었다.

이 얘기를 하기 조금 앞서서 지루하겠지만 나의 학창시절 얘기를 잠깐 해봐야겠다. 길게는 안 할게. 잠깐만 들어봐.
그래, 음, 뭐, 나는 적당히 찌질한 축에 속했다.
친구가 없지도 않고, 많지도 않고, 공부도 잘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못하지도 않는, 유달리 뛰어난 것 없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 말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런 축에 속할 것이다. 나 또한 그러했다.

문제는 내가 남들보다 조금 뚱뚱했다.
뭐, 어디 뚱뚱한 사람이 나뿐이겠냐만은, 내 경우는 조금 달랐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멀쩡하다가, 그놈의 학업 스트레스인지 뭔지 때문에 고등학교 때부터 살이 급격도록 찌기 시작한 것이다.

한참 성에 대한 호기심이 눈을 뜰 사춘기 시절, 으레 남자든 여자든 좋아하는 이성이 있기 마련이지 않은가?
내가 좋아하던 '하영'이란 여자애가 있었다.
나와 같은 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까지 같이 간 그녀지만, 이상하리 만큼 같은 반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좀처럼 친해질 기회가 없었다.
내 친구의 친구, 늘 그런 식으로 오며가며 익힌 얼굴에 어쩌다 만나면 내심 반가웠지만, 그렇다고 막상 나서서 인사하긴 어색한 그런 사이.

소심한 나와 달리 그녀는 늘 밝고 상냥했다. 자기가 아는 사람이 보이면 먼저 반갑게 인사도 했지만, 나와는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안면이 익은 그녀가 나를 보며 몇 번이고 인사했지만, 내가 그녀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인사를 무시했던 건 그녀가 싫어서가 아니었다. 그냥 내가 찌질하고 소심했기 때문이지.
아무튼, 이러한 후회는 그냥 내 기억 너머 어딘가의 저편으로 사라질 법한 그저그런 추억이 될 법도 했다.

졸업식 날, 나를 스쳐 지나가던 그녀가 나를 두고서 그녀의 친구와 무심코 했던 얘기 때문이다.

"뚱뚱하지만 않았으면 완전 내 이상형인데."

뭐, 저 얘기가 나를 두고 한 얘기가 아닐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완전한 착각이 아니라면 정황상 주어가 나일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증거가 있았다.
난 내 나름대로 여러 가지 면에서 충격을 받았다.
먼저, 그녀가 나를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 솔직히 이건 완전히 짝사랑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에 그녀가 나에 대한 얘길 할거라곤 딱히 기대하지 않았다.
두번째, '살만 빼면' 나도 그녀의 이상형이 될 수 있다고? 분명 그녀가 그 얘길 할 때 주변에 남자라곤 나밖에 없었다. 확실히 나를 두고 한 얘기다. 그리고 이따금 그녀와 눈이 마주칠 때 그녀의 눈빛도 가끔 호감스러울 때가 있었다.
세번째, 어쨌든 나는 뚱뚱하기 때문에 그녀의 이상형이 아니라는 말도 된다. 이점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네번째. 아니, 내가 뚱뚱하다고? 솔직히 나정도 뚱뚱한 사람이 흔한 것도 아니지만, 면전에 이런 얘길 하다니 너무 큰 마음의 상처다. 나쁜 년..

그뒤로는 뭐 별 얘기 없다.
자연스럽게 고등학교 졸업하고, 역시나 공부를 잘하던 그녀는 내 생각대로 꽤 유명한 명문대에 진학했다.
반면에 나는 재수, 삼수, 사수.. 그러고도 명문대를 가지 못하고 그저그런 평범한 지잡대에 가게 됐다.
솔직히 내 입으로 말하기도 그렇고 인정하기도 힘들지만, 나같은 놈은 인생의 패배자 아닌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패배주의에 찌든 내가 유일하게 그동안 마음의 위로를 얻을 수 있었던 건, 그녀에 대한 일종의 스토킹이었다.
아, 오해는 없길. 난 아무런 불법적인 행동도 하지 않았다. 적당한 단어를 선정할 수 없어서 스토킹이라 할 뿐이다.
'지켜보는 것?', '보호?',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무슨 영화도 아니고..

그저 그녀의 SNS,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 카카오톡, 졸업앨범, 그녀의 친구 홈페이지의 앨범 등등..
내가 동원할 수 있는 '완전히 합법적인 영역' 안에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염탐했다.
아니, 염탐이라는 표현도 웃기다. 그저 그녀가 자신의 일상을 사진으로 남들에게 공개한 걸 그저 구경할 뿐이다.
이게 뭐 그렇게 큰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물론, 그러던 와중 그녀에게 대놓고 호감을 표시하는 수컷들을 보면 부아가 치밀어오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최소한 내가 알기로는 그러는 동안에 그녀는 남자친구가 없었다.
애초에 콧대 높은 그녀의 눈에 남자놈들이 마음에 들리도 없거니와, 그녀만큼 예쁜 여자에게 용기내서 다가갈 남자도 흔치 않을거라 생각했다.


그런 나의 염탐질도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세월이 흘러 차츰 흔하디 흔한 내 인생 흑역사의 일부로 사라져갔다.
그녀에 대한 관심은 이제 대학 신입생이 되며 같은 과 여자에게로 바뀌었고, 계절과 학년이 바뀌고, 군대까지 전역하게 되면서 그녀가 나를 잊은 것처럼 나도 그녀를 잊고 잘 살아가는 듯했다.



씨발.

지금 내 눈앞에 보고 있는 야동에 그녀가 보이기 전까진 말이다.



후편(2편) 보러 가기 :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pg=0&number=76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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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마당(12) 게시물이 재미 있으면 기부할 수 있습니다. (기부된 개념은 환불되지 않습니다.)
랄라스윗나의세계
재미있어영!!!
2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7-10-10 07:25:31 59.xxx.xxx.xxx
오승연
감사합니다. 이런 댓글은 매우 큰 용기가 됩니다. ㅎㅎ
3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7-10-10 11:36:43
220.xxx.xxx.xxx
랄라스윗나의세계
희희.. 다음편 주세여 쒸익...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7-10-10 11:51:55
59.xxx.xxx.xxx
오승연
나왔습니다 ㅋㅋ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7-10-10 22:39:25
220.xxx.xxx.xxx
소울골수빠
대작삘이다 추천!
3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7-10-13 22:23:20 117.xxx.xxx.xxx
오승연
대작.. 같진 않습니다만 ㅠㅠ.. 추천은 감사합니다!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7-10-14 00:55:26
220.xxx.xxx.xxx
음탕한너희를범해주마
요약 : 작성자 고등학생 때 학업스트레스로 인해 살찌고 짝사랑하는 여자애가 면전에서 뚱뚱하단 말 함ㅠㅠ
0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7-10-15 16:13:37 1.xxx.xxx.xxx
오승연
사실과는 전혀 무관한 소설입니다 ㅎㅎㅎㅎㅎ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7-10-15 16:17:42
220.xxx.xxx.xxx
(삭제) 삭제된 답글입니다.

환상괴담
잘 읽었습니다~... 중간에 '부하가 치밀었다'는 오타인 것 같습니다 :) 과연 주인공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요.
10 추천 반대 댓글 삭제 신고 2017-10-17 21:15:50 119.xxx.xxx.xxx
오승연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원래 맞춤법에 예민한 성격인데 이 소설은 귀찮아서 퇴고 없이 그냥 갈랍니다.
1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7-10-21 01:52:46
220.xxx.xxx.xxx
환상괴담
잘 알죠.. 그 번거로움ㅎㅎ 공감합니다
00 추천 반대 삭제 신고 2017-10-21 03:58:29
182.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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