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가정이 복잡해서 부모 다 있고 부모랑 한 지붕 밑에서 10년 넘게 같이 살았지만,
부모 이름만 알고 나이랑 전화번호도 잘 모르고 사는 30대 백수임.
부모 이름만 알고 친척은 그냥 모르는 사람들. 가족 행사 몇번 간적 있는데 누가 누구인지도 잘 모름.
그냥 얼굴많이 뵌 분만 얼굴만 기억할 정도.
어디가 외가고 어디가 친가인지 하나도 모름.
것도 우리 가족 중에 나만 모르는 거 같음. 내가 물어보지도 않았지만, 누가 누구인지 알려 주지도 않아서 모름.
이 사실은 가족중에 나만 모르고 다들 아는 눈치.
근데 사는데 지장 없어서 그냥 물어보지도 않고 살고 있음.
지금은 독립해서 사는데 방금 아빠한테서 전화와서 할머니 마지막 유언이라면서 할머니랑 통화했음.
할머니가 잘 안들리게 말씀 하시는거 듣고, 그냥 네. 네.만하고 아빠 바꾸고
내일 시간되면 와서 얼굴 한번 보라는데
가야 하는건지, 가면 뭘 해야 되는건지 잘 모르겠음.
예전에 부모가 이혼해서 이혼 문제 때문에 시골에서 몇년 지냈던 기억이 나는데,
문제는 시골에서도 적응을 못하고
예전 초등학생 정도 저학년 일때는 몰랐지만,
성인 되고 나서 느낀건
나 때문에 부모가 이혼 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친엄마가 나는 말고 친누나만 만나서 대화를 하고 싶다고 얘기하고
아무튼 친엄마한테 까지 버림받은 자식임.
거기에 나는 귀 장애도 있고, 정신적인 문제도 있고
예전에 할아버지 살아 계실 때 내 목소리 듣고 싶으 신건지 안부전화가 와서 말씀 하시는거 듣는데 귀 장애가 있어서 발음이 진짜 하나도 안 들려서 그냥 네. 네.만하고 얼버무렸는데,
할아버지가 친누나한테 바꿔 달라고 하고, 갑자기 친누나한테 쌍욕하고 친누나는 영문도 모른채 욕먹고 아무 말도 못하고 울고 들어가는 누나가 기억에 남아있음.
사실 할아버지가 그냥 간단하게 가족 중에 괴롭히는 사람 없고?
이런식으로 질문 한건데 나는 안 들려서 네.라고 대답하고
그게 누나였냐고 물어보는 질문에
또 안들려서 네. 라고 답했던 거.
이 일 있은 후로 그냥 부모 이혼할 때 키워 주셨다는거는 알고는 있지만, 할아버지한테 정이 아예 사라졌음.
하물며 10년 넘게 살면서 부모 이름만 알고 부모 나이도 모르는데 할아버지라고 족할까.
나한테는 그냥 남처럼 모르는 사람정도 인데, 가족이라는 틀 때문에 말이나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느낌...
윤리적으로 내가 틀린게 맞는데,
내 세상에서는 윤리적인게 틀리게 느껴져.
부모 이혼할 때 시골에서 키워 주셨다는 거 어렸을 때라 기억에 안나도 알고는 있지만,
아무튼 할아버지 뿐만 아니라 귀 장애 때문에 발음을 안 들리게 하는 노인들을 싫어 하게 됐음.
노인 뿐만 아니라, 그냥 발음 안 들리게 하는 사람을 만나면 대화는 커녕 갑분싸 되서 대화조차 안되니.
마치 군대 폐급 처럼 네? 네? 네? 계속 물어보는 것 같은 거를 일상에서 그렇게 살고 있음.
그냥 대화 하지 않고 살아도 살 수 있으니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는 중.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면
할아버지는 이미 고인이시고,
할머니가 마지막 이신거 같다고 얼굴 한번 보게 오라는데.
윤리적으로 가는게 맞다고 하지만,
꼭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니더라도
10년째 사람 안 만나고 살고 있는데
그냥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아서
내심으로는 그냥 장례식도 안 갔으면 좋겠다는 쪽인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내가 이상하다는 거 맞고,
윤리적으로도 분명히 문제가 있는 걸 느끼고 알고는 있지만
그건 그 사람들 얘기고.
나는 내 세상에서 그 윤리적이라는게 틀리게 느껴지고 있는데
그래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 될까.
가야돼 말아야돼.
가서 뭐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부모 만나도 뭐 할 얘기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사인데 할머니 마지막은 어떻게 해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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