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 하고 싶은데, 들어줄 사람이 없어서 가끔 들어와서 눈팅하는 이 곳에다가
한번만 배설하고 갈게요. 미안해요 이런 나라서...히히

나름 부족함 없이 자랐어요. 운 좋게도 능력 있고 훌륭한 부모님 그늘 아래에서 자라 왔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모님 말씀 잘 들으면 안 될 일이 없었어요. 그래서 학창 시절엔 늘 부모님이 방향을 잡아주셨죠.
보수적이나 강압적인 분들도 아니시라 중학생 때 미술을 하고 싶다 하자,
디자인과 진학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입시 학원도 등록해 주시고 진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어요.

우선 입시 미술이랑 저랑 너무 안맞았고, 뭐 수능도 지진으로 인해 연기되고 연기된 날에 몸살이 터지는 바람에
입시를 거하게 말아 먹었습니다 하핫 재수를 할 까도 생각했지만 도저히 못하겠더라구요.

그렇게 그냥 성인이 되자마자 동네 레스토랑에서 반년가량 일을 배우고 바로 입대를 했습니다.
취사병 생활 재미 있게 하고 나름 요식업에 재미를 느껴서 부모님이 유학을 제안하셨지만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못갔습니다 하핫

그렇게 그냥 국내에 직업학교를 찾다가 막차 타 듯 제과제빵을 2년 과정으로 듣게 돼서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하고 나름 부모님 그늘을 벗어나 혼자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나름 재미있었어요, 학교도, 새로운 곳에서 아르바이트도 재미있었죠.

그러다 중간에 제가 사랑에 눈이 멀어 버려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났어요.
뭐 죽을 병은 아닌데 평생 약을 먹고 살아가야 한다더라구요. 나참 이럴거면 입대를 늦출 걸 그랬어요 하핫
부모님도 알게 되시고 뭐 나름 집안을 뒤집어 놨죠. 졸업도 못 할 뻔했어요

그렇게 1년을 거의 폐인처럼 지냈어요. 참 힘들었어요 정말 죽고 싶었구요

돌이켜 보면 정말 뭐하나 이룬게 없는 삶이네요 참
그래도 지금은 어찌어찌 이겨내 보고자 그림을 다시 그리고 아르바이트도 구해서 일하고 있는데,
이게 뭐하는 건가 싶네요 하핫
다시 그림을 그리지만, 어렵기만 하고 예전처럼 즐겁지도 않고
모르겠습니다 그냥! 제가 뭘 하고 싶은지도 , 뭘 잘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이대로 살면 안되는데 참

부모님은 정말 저를 훌륭하게 키워주셨는데, 그 결과가 지금의 저란게 너무 죄스러워요
정말 나쁜 생각인 걸 알지만, 한 번쯤은 저란 존재 자체를 후회하지 않으셨을까란 생각도 합니다.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은데, 그러질 못하네요 제가

그래도 언젠간 한 번쯤은 저에게 기회가 오겠죠?
꼭 그랬으면 좋겠어요

두서없이 써 내려간 글이라 뭔가 뒤죽박죽하네요
다들 좋은 밤 되세요 다들 행복하시구요 하핫